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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환의 손 안의 아세안5] 자카르타 숨은 매력 ‘코타 투아-차이나타운’

500년 전통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보석처럼 숨겨진 명소 코타 투아와 차이나타운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는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대도시 중 하나입니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 10개 나라로 구성된 지역협력체인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사무국이 설립된 아세안의 관문이기도 합니다.

 

2017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 4050달러(약 490만 500원)의 4배가 넘는 1만 7374달러(약 2102만 2540원)의 높은 1인당 GDP를 기록할 만큼 명실상부한 인도네시아 정치-경제의 핵심지로서 위상을 높여 왔습니다.

 

세계적 휴양지로 일찌감치 유명세를 탄 발리 등과는 달리 자카르타는 그동안 비즈니스 목적의 출장자들이 방문객의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500년 가까이 인도네시아 제1의 도시 역할을 담당해 왔을 정도로 고유의 역사적, 문화적 매력 또한 갖추고 있습니다.

 

자카르타 북쪽에 나란히 위치한 코타 투아와 차이나타운은 자카르타를 대표하는 명소로 손꼽힙니다. 느지막이 인도네시아로 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면 발품을 팔아 볼만한 곳들입니다.

 

■ 인도네시아 근·현대사의 산 증인, 코타 투아

 

구도심 혹은 구시가지로 풀이할 수 있는 코타 투아(Kota Tua)는 자카르타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지역입니다.

 

100년을 훌쩍 넘긴 유서 깊은 건물들이 세월의 연륜을 뽐내는 코타 투아의 중심부에는 파타힐라(Fatahillah) 광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자카르타가 순다 켈라파(Sunda Kelapa)라고 불리는 작은 항구 도시였던 16세기 초반 포르투갈 세력을 몰아낸 술탄의 이름에서 유래한 광장입니다.

 

 

이후 네델란드 동인도회사가 설립되고 총칼을 앞세운 네델란드의 인도네시아 지배가 본격화되면서 파타힐라 광장도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됩니다. 바로 파타힐라 광장에서 식민 통치가 논의되고 네델란드에 대항한 인도네시아인들이 공개 처형됐기 때문입니다.

 

한편 파타힐라 광장을 나와 앙콧(Angkot, 소형 승합차로 근거리를 운행하는 서민 교통 수단)에 몸을 싣고 북쪽 해안가로 이동하면 순다 켈라파 항구가 나타납니다. 지금은 많이 쇠퇴했지만 여전히 수마트라섬, 칼라만탄섬 등에서 농산품을 싣고 온 소형 선박들이 하역 작업을 하는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습니다.

 

인근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시절 조선소로 쓰였던 창고, 살짝 기울어진 외관으로 입소문을 탄 해양 감시탑 등도 시선을 사로잡기는 마찬가지입니다.

 

■ 인도네시아 화인들의 삶의 터전, 차이나타운

 

코타 투아 초입에서 만날 수 있는 차이나타운은 네덜란드 점령 시절이던 18세기 중반 이후 형성되기 시작한 인도네시아 최대 화인 커뮤니티입니다.

 

단일 국가로는 동남아에서 가장 많은 840여만명 인도네시아 화인들의 보금자리에 비유됩니다.

 

 

차이나타운으로 들어서면 페탁 셈빌란(Petak Sembilan) 전통 시장이 이방인들을 맞이합니다. 저울에 올려진 약재의 무게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영업 방식을 고수해 온 재래식 약방들이 손님들로 북적이는 광경이 눈길을 끕니다.

 

17세기 중반에 세워진 자카르타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 사원인 진 데 위안(Jin De Yuan)과 자카르타에서 몇 안 되는 중국어 정기 미사가 진행되는 교회인 산타 마리아 교회(Church of Santa Maria de Fatima)는 차이나타운을 상징하는 종교 건축물입니다.

 

특히 화인 가문의 멘션으로 사용되었다가 1955년경 가톨릭 교회로 소유권이 이전된 산타 마리아 교회는 지난해 성탄절 온건한 무슬림(이슬람 신자)들이 테러 위협에 맞서 경찰과 손잡고 미사 경비를 담당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됐습니다.

 

 

이밖에 좁은 통로를 따라 길거리 음식을 파는 노점과 청과물 가게 등이 몰려 있는 글로리아 골목(Gang Gloria) 역시 미식가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입니다.

 

글쓴이=방정환 아세안비즈니스센터 이사 junghwanoppa@gmail.com

 

방정환은?

 

매일경제신문 기자 출신으로 아세안비즈니스센터 이사로 재직 중이다. 2013년 한국계 투자기업에서 근무를 시작한 이래로 인도네시아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입문 교양서 ‘왜 세계는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가’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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