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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101년만에 '영화한류' 활짝

이두용 감독 '여인 잔혹사, 물레야 물레야'에서 ‘기생충’까지 피땀눈물 도전사

 

"봉준호 감독, 아카데미 상 받을 계획이 다 있었구나?"

 

영화 ‘기생충’이 각본상 이어 국제영화상-감독상, 작품상까지 ‘아카데미 4관왕’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사를 새로 썼다.

 

봉준호 감독은 위의 영화 '기생충' 대사를 변용한 말처럼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세계적인 명장 대열에 올랐다.

 

한국 영화는 그동안 해외 시장을 끈질기게 도전했다. 드디어 가장 높은 벽이었던 아카데미에서 6개 노미네이트하고, 4개 부문에서 수상하면서 드디어 세계무대에 우뚝 섰다.

 

이두용 감독의 ‘여인 잔혹사, 물레야 물레야’ 칸 첫 도전에서부터 ‘기생충’ 아카데미상 작품상까지 이제 '한국 영화 한류'로 꽃 피워낸 피땀눈물의 도전사를 돌아본다.

 

■ 1984년 이두용 감독 칸영화제 특별상 물꼬...임권택-박찬욱-전도연-이창동 수상

 

1984년 이두용 감독, 원미경 주연의 ‘여인 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가 칸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 ‘특별 부문상’을 받았다.

 

1999년 임권택 감독은 ‘춘향뎐’을 출품해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랐다. 같은 해 당시 무명의 송일곤 감독은 단편 부문에 ‘소풍’을 출품해 국내 영화 최초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칸의 도전은 임권택 감독이 2002년 ‘취화선’으로 드디어 ‘감독상’을, 박찬욱 감독은 2004년 ‘올드 보이’로 ‘심사위원 대상’을 각각 수상하면서 눈부신 성취를 거두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배우 전도연은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박찬욱 감독은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2010년에는 이창동 감독이 ‘시(詩)’로 ‘각본상’을, 홍상수 감독이 ‘하하하’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각각 받았다.

 

2011년에는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2013년에는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가 ‘단편 부문 황금종려상’을 각각 수상했다. 2016년에는 박찬욱 감독 ‘아가씨’의 류성희 미술감독은 ‘벌칸상(Vulcan)’을 받아 우리 영화 미술의 수준을 과시했다.

 

2012년 김기덕 감독이 ‘세계 3대 영화제’에 속하는 베네치아영화제에서 ‘피에타’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 ‘봉테일리즘’ 봉준호, ‘기생충’으로 92년 역사상 최초로 비영어 작품 4관왕

 

봉준호 감독은 사회성 짙은 작품들을 ‘봉테일리즘’이라 불린 ‘섬세한(detailed)’ 기획과 연출로 그려내면서 유럽 시장을 꾸준히 노크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칸 영화제에 초청을 받은 지 다섯 번째 만에 최고상을 거머쥐었다.

 

2006년에는 감독 주간에 그의 ‘괴물’이 초청받았다. 2008년에는 ‘도쿄!’, 2009년 ‘마더’가 각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었다. 경쟁 부분에 초청된 것은 2017년 ‘옥자’가 처음이었다. 글로벌 프로젝트로 제작된 봉준호의 ‘설국열차’는 세계 최초(월드 프리미어) 상영이 아닌 작품인데도 2014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봉 감독의 ‘기생충’은 2019년 사회모순 비판과 풍자에 대한 수용성이 높은 칸영화제의 경향성과 맞닿아 심사위원들의 전폭적인 공감을 얻어 경쟁 작품들을 제치고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기생충’은 황금종려상을 탄 이후 한국 1948개 스크린에 상영해 1009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858억 원의 매출을 올려 ‘흥행-작품성’ 두 토끼를 잡은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미국 시장 진출도 큰 성공했다. 현재 극장 상영관 수가 1600개를 넘어 2000개를 향하고 있으며 매출도 이미 365억 원을 돌파했다.

 

드디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국제장편 영화상을 비롯한 각본상, 감독상, 작품상을 아카데미 4관왕에 올랐다. 한국영화 36년간 해외 시장 도전의 화려한 금자탑을 쌓는 순간이었다.

 

한국 영화가 처음 오스카의 문을 두드린 건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이었다. 이후 근 50여년 만에 작품상을 비롯해 최초로 4개 부문을 수상해 '한국영화 101년사'의 최대 선물을 받았다. 드디어 미국 시장을 높은 벽을 넘어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며 '영화 한류'의 꽃을 피워냈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영화상의 92년 역사상 최초로 비영어 작품이었다. 또한 아카데미 4관왕이었다. 이 수상 이전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골든글로브, 크리틱스초이스 어워즈, 미국배우조합상 등 57개 해외영화제에 초청받아 총 55개 해외영화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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