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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훈 교수, 인도네시아 ‘자바 우체부길’ 횡단 책으로

고영훈 한국외대 교수, 총 길이 1000킬로 길 횡단하며 인도네시아 문화역사 기행

 

만약 인도네시아 어느 한적한 시골의 도로표지판에 수라바야까지 100킬로미터 남았다는 표지가 있다면 수라바야의 어느 지점까지의 거리를 말하는 것일까?

 

바로 수라바야 우체국까지의 남은 거리를 말한다. 고영훈 한국외대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 교수가 네덜란드 식민시대에 개발된 우체부길을 따라 자바섬을 자동차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횡단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를 전공하는 학자로서 오래전부터 이 우체부길에 관심이 있었고 이 우체부길이 주는 의미를 반추해보고자 했다. 나는 그 길을 따라가 보기로 하였다”고 머리말에 썼다. 그리고 그 여정을 책으로 낸 것이 ‘자바 우체부길’(한국외대 지식출판원)이다.

 

저자에 따르면, 자바 우체부길은 자바섬 서쪽 끝인 안야르(Anyar)에서 시작해 동쪽 끝인 빠나루깐(Panarukan)에서 끝나는 총 길이 1000킬로미터의 도로다. 보고르-반둥, 뚜반-그레식 구간을 빼면 현재의 인도네시아 1번 국도와 거의 일치한다.

 

 

‘자바 우체부길’은 자바인들에게 자바 우체부길은 근대화가 아니라 고통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다. 네덜란드령 동인도(Hindia Belanda, 현재 인도네시아)의 제33대 총독인 다엔델스가 재임기간인 1802년부터 2년간 만든 길로, ‘다엔델스 길’이라고도 불린다.

 

고 교수는 “다엔델스가 자바에서 식민통치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우체부길을 개발했다. 단시간에 도로망을 완공하기 위해 공사에 동원된 주민을 혹독하게 다뤘다”며 “영국 식민통치 정부 기록을 인용해 우체부길 건설 과정에서 1만20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예를 들었다.

 

저자는 출발지인 안야르에서는 다엔델스 총독과 네덜란드 식민시대; 찔레곤에서는 반뜬 왕국 역사와 네덜란드에 대한 저항, 수마트라 섬과 자바 섬과 관계; 세랑에서는 그 지역을 배경을 쓰여진 소설 ‘막스 하벨라르’에 대해 설명했다.

 

끄라까따우 지역에서는 1883년 끄라까따우 화산 폭발과 2013년 완공된 포스코제철소를 언급한다.

 

자카르타 위성도시인 땅그랑은 산업도시이자 한국인이 많이 거주한다. 원래 땅거란(Tanggeran)이었다. 네덜란드 식민통치 정부 때 표기를 잘못해 Tangerang으로 표기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진다는 설이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어는 원칙적으로 철자대로 발음하지만, 땅그랑은 땅어랑(Tangerang)이라고 쓰고 땅그랑(Tanggerang)이라고 발음하는 인도네시아어에서 몇 안 되는 표기와 발음이 다른 예외 중 하나다.

 

자바 우체국길에는 인도네시아인, 네덜란드인, 중국인 그리고 한국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홀로 걷거나 같이 걷고 싸우기도 하며 살아낸 200여 년의 시간이 쌓여 있다.

 

자바섬 서단에서 시작한 자바섬 횡단 여행이 끝나는 곳은 자바섬 동단 빠나루깐 우체국이다. 그리고 빠나루깐 우체국은 고 교수가 원래 출발지인 자카르타로 돌아오는 여정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인구 2억 6000만명의 자원부국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중요한 교역 및 투자대상국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1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신남방정책’을 발표했다. 아세안(ASEAN) 관계를 4강국 수준으로 격상했다.

 

데일리 인도네시아에서 강추한 이 책은 한국이 잠수함, 고등훈련기 T-50를 수출하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형님”이라고 부르는 인도네시아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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