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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 대사 웹비나서 이임사 “한-인니, 위기서 '우정' 단단해졌다”

서울대학교 VIP연구사업단과 서울-자카르타서 귀임 기념 'Zoom' 온라인 특별강연

 

“인도네시아를 떠나기에 앞서 이렇게 같이 할 수 있는 큰 선물을 주었네요.”

 

김창범 주 인도네시아 한국대사가 서울대학교 VIP연구사업단에서 초청한 ‘줌(Zoom) 온라인 화상회의’(웹비나, Webinar: 웹+세미나)에서 코로나 상황 속 한-인니 양국 간 미래 진단하며 2년 여 재임기간(2018.02~2020.05)의 소회를 밝혔다.

 

25일 서울 오후 4시(자카르타 오후 2시) 웹에서 만난 이들은 엄은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박사의 사회로 김 대사의 특강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우리의 파트너, 인도네시아’를 듣고 질의 응답을 시간을 가졌다.

 

 

■ 박재한 재 인도네시아 한인회장 “코로나19 버팀목-한인 100주년 사업 등 감사”

 

김창범 대사는 올 6월 말 임기를 마치고 귀임한다. 김 대사의 특강에 앞서 박재한 재 인도네시아 한인회장이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입출국이 어려운 시기다. 주 인도네시아 한인회는 대사관을 중심으로 마스크 전달, 한인전문병원 등 의료체계-방역을 위해 공조했다. 김 대사에게 큰 감사를 전한다. 1920년 한인이 자바땅을 밟았다. 올해는 100주년의 해다. ‘100년사’ 편찬 과정에도 많은 도움을 줘서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인이 늘어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는 한국 경제모델을 본받고 싶어한다. 기술 이전을 받고 싶어한다. 박 회장은 신남방정책의 중심인 인도네시아와는 한국이 포스트코로나 이후 인적-물적의 다양한 분야 교류할 수 있도록 김 대사의 역할을 부탁했다.

 

 

채수홍 서울대 VIP진출기업현지화지원사업단장은 “VIP(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의 로컬 정보생산, 기업 상생 컨설팅을 한다. 신남방정책 지역에서 ‘열 일’을 한 김 대사의 경험을 서강대 동아연구소-전북대 동남아연구소 등과 공유하고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제가 2003년 인도네시아에 참사관으로 발령받아 2년을 근무했다. 13년 만인 2018년 대사로 부임해 2년 반을 근무했으니 두 번째 인연을 맺었다. 이 자리를 열어준 한인회와 사업단에 감사드린다. 귀중한 말을 경청하겠다”고 답했다.

 

■ 두 번째 인도네시아 부임, 쓰나미와 코로나19 “위기서 우정이 단단해져”

 

김 대사는 인도네시아를 떠나기에 앞서 공교롭게 큰 사건을 맞딱뜨렸다. 2004년 12월 첫 부임시 17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쓰나미를 맞았다. 올해 봄에는 대사 귀임을 앞두고 코로나19 사태를 맞았다.

 

그는 “요즘 연일 100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전투적’인 상황이다. 그래서 위기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잘 마무리해야 하는 사명을 주는 것 같다. 실제 한-인도네시아는 위기를 맞아 협력이 강화되고 우정이 단단해지는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인국 2억 7000만명-평균 나이 29세, 모바일 디지털이코노미로 탄생한 고젝 등 4개의 유니콘을 비롯, 2004년 제가 부임할 때 도입된 직접투표가 16년 경과된 안정적인 민주주의 체제 등 장점이 많다”라며 미래로 무궁무진하게 뻗어가는 나라로 설명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1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고 ‘신남방정책 추진’을 발표했다. 그는 현지 미디어의 주목을 받은 “빗속에서 기념식 식수를 하던 장면이 기억이 난다. 현지 미디어도 ‘푸른우산의 외교’라고 했다. 파란 우산을 받쳐주는 모습에서 친구는 어려울 때 도와주는 사이라고 칭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서도 '우정'이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 “문재인-조코위 두 나라 정상외교 수행 대사로서 큰 영예”

 

조코위 대통령은 김 대사 임기 중 2018년 9월, 2019년 11월, 매년 한번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대사로서 큰 영예였다. 특히 한 나라 정상이 국빈 방문으로 창덕궁에서 공식 환영을 한 것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지난해 11월 부산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찾은 조코위 대통령은 감천마을을 찾아 한국인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맛과 멋을 즐겼다. 그리고 역사적인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체결 선언했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부임 이후 비자신청센터를 운영해 경제-공공기관-공기업 등 복수사증 완화한 것과 차세대 주요인사 인적교류 ‘영리더스다이어로그’ 출범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남북단일팀 응원, 조코위 대통령 남북대사 동시면담 등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인도네시아는 경제협력 부문에서 한국의 15위 교역국, 11위 투자대상국이다. 그는 “잠재력-시장에 비해 아쉽다는 느낌이 든다. 코로나19로 교역량이 줄어들 수 있어 안타깝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반전도 기다리고 있다. 하나는 CEPA 발효다. 그리고 현대차 생산공장 설립이다.

 

“지난해 11월 2012년 개시해 7번 협상한 이후 5년 중단된, 한-인도네시아 CEPA가 최종타결했다. 법률 검토를 마치고 7, 8월 중 공식 서명하면 내년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한-아세안 FTA보다 높은 수준이다. 93% 관세 철폐가 목표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해 한국 방문할 때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인도네시아 투자에 합의했다. 현대도 아세안 교두보이자 ‘허브’로 인도네시아를 선택했다.  서부자바주(州)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15억5000만 달러(1조8200억 원)를 투자해 아세안 지역 최초 완성차 공장을 건설 중이다. 첫 생산 목표는 2021년, 우선 15만대를 생산을 계획했다.

 

이외에 자카르타 경전철에 한국 참가, 수도이전 및 개발에 대한 기술협력 업무협약에서 LH공사가 밑그림 참여, 다양한 분야를 묶는 '팀코리아'로 활동을 강화한 점도 상기했다. 여기에다 20만 명이 찾는 발리에 올해 하반기 영사관 분관을 설치한 것과 한-인니 친선협회(IKFA)도 재가동한 소식도 전했다.

 

■ “어려울 때 도와주는 것이 진짜 친구” 코로나19 속 의료협력

 

전세계 코로나19가 지구촌을 습격했다. 이 전염병은  ‘팬데믹’ 아니라 '끝이 안날 것 같다'는 뜻의 ‘엔데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연일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6월 24일 현재 전세계 총 216개국에서 확진 912만 9146명, 사망 43만3797명(WTO)의 기록 중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확진자 4만 9009명(사망 2573명)으로 외국인 출입을 막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한국-인도네시아 관계에 극적인 반전을 가져왔다. 김 대사는 ‘위기 속 협력’이라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한인회와 대사관의 의료 협력, 두 나라 정상간의 협력이 한 차원 협력을 이끌어냈다는 것.

 

 

“인도네시아 한국 교민 확진자는 아직 안 나왔다. 한인회와 대사관의 의료 협력의 성과다. 그리고 한국-인도네시아는 위기 속에서 협력을 강화했다. 지난 4월 21일 정상간 전화를 했고, 총 600만달러(약 72억 2100만 원) 지원 약속, 진단키트 지원, 두 나라 방호복(PPEs) 공동생산 실시를 합의했다. 봉제공장에서 원단을 제공하는 등 한국-인도네시아 모범 파트너 사업이 되었다.”

 

LG, 중부발전, 현대자동차, CJ, 롯데마트, 코린도, 포스코 등 현지 진출 기업, 한인회 등도 발벗고 지역사회 지원에 나섰다.

 

그는 “이 같은 지역사회 지원에 대해 인도네시아 언론들이 매일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일반인들도 한류와 함께 지역 사회 지원에 대해 한국을 남다르게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한-인도네시아 미래, 경제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인도네시아에는 2018년 말 4800명의 유학생-기업인들이 있다. 2017년 11월 신남방정책을 발표하면서 한국-인도네시아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고 선언했다. 아세안 10개 중 유일한 관계다.

 

김 대사는 “신남방정책은 3P다. 사람(people), 평화(peace), 공동번영(prosperity)이다. 그 중 ‘사람’ 중심의 평화-번영 공동체가 되는 것이 한국-인도네시아 협력의 미래다. 경제가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다. 현재 한국은 인도네시아에서 호감도-인지도도 올라가고 있다. 교육과 관광, R&D 등 협력으로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인도네시아 산업동맹은 봉제-섬유-신발→ 철강-섬유 등 기간산업→자동차(전기자동차)-스마트시티-스타트업으로 짜고, 인적자원개발과 코로나19 이후 질병통제 및 경제 정상화를 대비하자는 것.

 

그는 “미-중 경쟁 심화와 코로나19 이후 아세안 국가가 개발격차와 재정 어려움으로 통합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지역-역학 구도를 시야에 넣고 바라봐야 경제공간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 동아시아 차원 두 나라 민주주의 협력-코로나19 방역 대처는?

 

웹비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질의 응답 시간이다. 전제성 전북대 교수는 “동아시아 차원 두 나라 민주주의 협력”에 대해 물었다.

 

김 대사는 “매년 열린 '발리 민주주의 포럼'이 국민 삶에 대한 중심으로 관심이 쏠린 조코위 정부의 정책으로 약화되는 느낌이 있다. 하지만 열정은 여전하다. 자카르타에서 민주주의 주제로 5월에 웹비나도 열렸다”고 말했다.

 

 

배기현 서강대 동아연구소 교수는 “자카르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미중 경쟁 등으로 한중일 외교가 난항이다. 지역협력이 지역갈등으로 바뀌어 자국 중심주의로 이동한다. 그래서 아세안 역할에 의구심도 있다”고 물었다.

 

김 대사는 “맞다. 박사님의 지역 정세에 동의한다. 간단하게 대답할 수 없다. '해도가 없는 바다'다. 지금은 안 가본 길을 가야 한다. 인도네시아가 지리적으로나 영향력으로 보나 아세안 중심역할을 해야 한다. 조코위의 새 구상은 ‘전망보고서’에 담겼다. 연대 협력을 역설했다. 회의적이고 허무주의 반응도 있지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6월 27일 베트남이 의장국으로 아세안정상회의가 열리지만 코로나19로 대면회의가 아니라 화상회의가 되었다는 점을 소개하면서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국제공조보다 경제정상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지혁 서울대학교 VIP연구사업단 박사는 “인도네시아 현지 조사에서 대사님을 2~3회 뵈었다. 대사 이임을 축하는 웹비나를 하고 있는 서울에는 축복하는 비가 내리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인도네시아는 ‘도시봉쇄’이 더 나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대사는 “조코위는 사업가 출신이다. 대선도 마쳐서 경제 열망이 크다. 방역체계 관련 기회를 놓쳤다는 말이 있다는 것도 잘 안다. 실제로 보면 인도네시아는 1일 검사 역량이 못미친다. 한국은 1일 2만회다. 인도네시아는 한번 1만회 최고치를 찍었을 뿐 검사역량이 못갖추었다. 14일간 자가격리 앱도 이동관리 시스템이 없다. 어쩌면 중간의 길을 선택한 것 같다. 그래서 확실한 방역이 아니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오픈카톡방으로 질문 “인도네시아 언제나 갈 수 있나?”

 

인도네시아는 4월 1일 외국인 비자를 중단했다. 인도적인 이유나 전략 사업 등 특별목적이 아닌 경우 외국인은 입국 제한하고 있다. 전시 기획 등은 입국하는 방법을 물었다.

 

김 대사는 “경제인, 투자청 협력, 전문직 등 특정한 그룹과 비즈니스와 워킹비자에 대해서는 입국을 가능하도록 노력중이다. 자가격리 최소화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업인 중심 비자면제에 더해 학자-연구자 입국에 힘써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인도네시아 노동자 이동도 재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강현 인도네시아 한인상공회의소 수석부회장은 “한인상공회의소는 250개 기업이 소속되어 있다. 웹비나에서 이렇게 공부-교류가 이뤄져 기쁘다. 인도네시아 교민들은 김 대사에 대해 너무 수고했고 감사했다고 말한다. 이렇게 기업인-정치외교 전문가-대학생 등이 김 대사님을 통해 웹비나에 만났다. 그 자체가 도전적인 시도다. 이런 자리를 정기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언택트 시대' 웹비나를 통해 이임 큰 선물을 받아 감사한다"

 

1990년대 현대자동차의 인도네시아 진출의 실패와 이번 공장 건설 중인 현대자동차의 진출의 차이가 뭐냐는 교민 질문도 나왔다.

 

이강현 인도네시아 한인상공회의소 수석부회장은 삼성전자를 거쳐 현재 현대차 인도네시아법인 상무(법인장)이기도 했다.

 

이 상무는 “1997년에는 격변기였다. 기아 진출은 성공을 못했다. 한인사회서 당시 실패를 회상하며 트라우마가 있다는 것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재 현대차는 베트남에서 성공했고, 현대자동차는 전세계 점유율 5위다. 전기차-수소차도 앞서가고 있다. 조만간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서 8~10%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다.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창범 대사도 “인도네시아는 과거에 비해 민주주의 정부다. 시위나 소요에 대해 민첩하게 대응한다. 가령 일시적인 SNS(소셜네트워크) 통신장애(차단)도 가능하다. 군경도 독자행동하거나 공권력 행사를 허용되지 않다. 악화가 될 상황이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웨비나에서 마지막 대목에서 김 대사는 “인도네시아 2년 반 교민과 현지인들의 열정에 감사한다. 아세안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모두 한-아세안을 위해 자양분이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이미지는 엄청나게 좋다. 한류로 국가 위상과 선호도가 좋아졌다. 저는 부족한 사람이지만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이처럼 언택트(비대면) 시대 웹비나를 통해  이임을 축하를 받는 큰 선물을 받아 감사한다. 한국으로 돌아가 한-인도네시아가 미래로 함께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웹비나를 매조지했다.

 

이 웹비나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와 함께 박재한 재 인도네시아 한인회장을 비롯한 현지 교민 60명이 참석했다. 서울대학교 VIP연구사업단, 서강대 동아연구소, 전북대 동남아연구소, 한국동남아학회가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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