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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내년 필리핀 부통령 출마 돌연 철회 “국민 뜻 따른다”

최측근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 부통령 후보 등록...딸 사라 대선 출마 촉각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76)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돌연 철회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2일(현지시간) “두테르테 대통령이 내년에 임기를 마치고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면서 부통령 출마 계획을 접었다”고 보도했다.

 

두테르테는 이날 자신의 정치적 동반자이자 최측근인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부통령 후보 등록을 마친 뒤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게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다수의 필리핀인들은 내가 자격이 없으며 헌법을 위반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필리핀 여론조사 기관인 SWS가 지난 6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은 두테르테의 내년도 부통령 선거 출마에 대해 “헌법 위반”이라면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두테르테는 5월 정·부통령 선거에 집권당의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집권당 ‘PDP 라반’의 두테르테 계파는 지난달 8일 전당대회를 열고 현직 대통령을 내년 부통령 선거에 나설 후보로 추대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측근인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이 내년에 대통령에 당선된 뒤 사임하면 두테르테가 다시 대통령직을 물려받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야당 등 반대세력은 집권을 연장하려는 꼼수라고 비판해왔다.

 

이 같은 부통령 출마 선언에 대해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엄은희 박사는 “내년 5월 9일 필리핀 대선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딸 사라(42) 다바오 시장의 대통령 후보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으로 출마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어 “이 ‘부녀동반 입후보’ 가능성과 야당의 지리멸렬으로 야당으로의 정권교체도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두테르테의 부통령 선거 출마 포기를 계기로 그의 딸인 사라 다바오 시장의 대선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라 시장은 현재 여론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필리핀 복싱 영웅인 매니 파퀴아오(43) 상원의원은 지난달 29일 내년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링에서의 은퇴를 선언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전날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마쳤다.

 

2016년부터 필리핀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인 파퀴아오는 8개 체급에서 12개의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파퀴아오는 복싱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필리핀 대통령은 6년 단임제이다. 대통령과 부통령은 선거를 통해 따로 선출한다. 두테르테는 다시 대통령직에 도전할 수 없다.

 

하지만 내년 대선에 두테르테 딸 사라 다바오 시장이 뛰어들 경우 두 사람의 간접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이뤄질 수도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도 파퀴아오를 견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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