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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개통된 하노이 전철, 유료 바꾸자 시민 관심 뚝 왜?

11월 6일 개통 보름간 무료이용 이후 뚝... 연계 부족 차라리 오토바이가 낫다

 

“내려서 사무실로 이동하는데 오토바이 연료비가 감당 안된다.”

 

첫 번째 하노이 메트로 1호선으로 불리는 ‘깟링 하동라인(Cat Linh - Ha Dong)’이 11월 6일 개통했지만 시민들의 관심 밖으로 사라져 시가 안절부절하고 있다.

 

■ 하노이 메트로 1호선 ‘깟링 하동라인’ 개통 이후 유료화하자 이용자 뚝

 

2012년 착공해 무려 12번이나 연기한 후 개통한 ‘깟링 하동라인(Cat Linh - Ha Dong)’은 하노이의 중심부인 깟링에서 출발해 외곽 하동까지 이어지는 지상철이다.

 

6일부터 개통 무료 이용 기간이었던 개통 후 보름간 많은 시민들이 전철을 이용했으나 유료로 바뀐 뒤로 이용자들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인 VN익스프레스는 “전철이 빠르고 안전하지만 여전히 다수의 하노이 시민들은 이를 통근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민들이 통근 수단으로 전철을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하동역에서 하차해 2km 떨어진 사무실까지 가기 위해 다시 차량호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6만VND 정도가 추가로 들어간다. 계산하면 한달에 들어가는 교통비가 140만VND에 달한다.

 

 

한 이용자는 “오토바이 연료비보다 몇 배 더 비싸다. 교통비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오토바이를 이용하면 집에 가는 길에 장을 볼 수도 있고, 전철을 기다리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다보니 시 당국은 이처럼 전철이 시민들의 오토바이 사용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로 떠올랐다.

 

■ 유료화 이후 첫 4일 동안 전철 이용 평균 통근자 수는 12.7% 감소

 

실제 유료화 이후 첫 4일 동안 전철 이용 평균 통근자 수는 무료 이용기간 대비 12.7% 감소한 1만6590명이었다. 지난 11월 22~24간 사흘간 이용자수는 각 열차 수용인원 960명 중 약 60명에 불과했다.

 

전철은 악천후와 교통체증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문제는 역까지 이동하는 방법이 제대로 연계되지 않는다는 것. 역에서 목적지까지 거리가 멀면 교통비가 추가로 들어 결국에는 오토바이 연료비를 훌쩍 뛰어넘게 된다.

 

하노이 교통 당국은 전철 노선을 중심으로 53개의 버스 노선을 운행하고 각 역에 오토바이 주차장도 마련했지만 충분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2011년 10월 착공 10년만에 개통, 1조 원이 넘는 차관 빚도 골머리

 

하노이 메트로의 부홍쯔엉(Vu Hong Truong) 이사는 “전철 노선 하나만으로는 교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더 많은 지하철 노선망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전철과 버스를 환승할 경우 이용료 감면 등의 혜택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노이 시민들이 개인 오토바이 대신 전철을 이용하는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개통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원래 2008년 5월 30일, 중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차관을 도입해 2014년 완공을 목표로 2011년 10월 착공했다.

 

이 프로젝트는 중국에서 2억 5000만달러(약 2963억 2500만 원) 차관이 대거 도입됐고 중국 업체가 설계부터 부품·소재조달, 공사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EPC(설계·조달-시공) 사업 방식으로 맡았다.

 

계획대로라면 2017년 말에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여러 차례 연기되었다. 무려 12번의 연기를 거듭했다.

 

지난달 말 운행조차 시작하지 못한 해당 프로젝트가 한화로 1조 원이 넘는 차관 때문에 매년 수백억원의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한다는 점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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