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익스프레스가 ‘아세안랩(ASEAN LAB)’을 창업한 김시은 대표의 칼럼을 연재한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아세안 협력기금(7년) 등을 비롯한 외교부 아세안협력과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아세안 협력사업 등에 대한 인사이트를 선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편집자 주] 2013년 처음 외교부에서 한-아세안 협력사업팀 전문관으로 근무하던 당시, 한-아세안 협력기금 사업을 신청하러 오는 기관에서조차 아세안(ASEAN)을 아시아, 아시안, 아쎈 등등으로 발음하곤 했다. “우리나라도 아세안 회원국인가요?” “중국, 일본도 아세안 회원국인가요?” “브루나이는 도시 이름인가요?” 등등 아세안 분야 종사자로서 슬픈 질문을 받던 시절도 있었다. 2020년 현재는 어떠한가? 지난해 부산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들이‘아세안’에 대하여, 그리고 아세안 10개 개별 회원국에 대하여 알아주기 시작했다. 사실상, 201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도 한-아세안 관계 발전도 갑자기 떠오른 것은 아니다. 1989년, 한국은 아세안의 부분 대화상대국 지위를 획득하였고 이후 단계적인 관계 발전을 이루어나갔다. 한-아세안 정상회의 역시 1997년 이
일본의 조선관에는 부정적 면이 두드러진다. 황국사관-식민사관 등 침략사관이 중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놓칠 수 없다. 그러나 그게 다는 아니다. 지난번 이야기에서 일본의 옛 언어학자 가나자와 쇼-자부로(金沢庄三郎)가 밝힌 풍국(豊國)의 훈독론을 살펴보았지만, 그는 조선을 ‘문명국’ 또는 ‘신국’이라고 짚고 있다. 일본의 이름난 소설가이자 문명비평가로 알려진 사카구치 안고(坂口安吾)는 고대한일 관계에서 일본인의 조상이 조선반도 도래인이라고 거리낌 없이 말한다. 그뿐만 아니다. 조선의 도자기를 흠모해 ‘미의 나라 조선’(김정기, 2011)을 음미하고 심취한 아사카와(浅川) 형제,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悦)와 같은 일본인도 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가나자와 쇼-자부로가 주장한 ‘일선동조론(日鮮同祖論)’에 함유된 조선관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 김석형 교수 “일선동조론은 ‘반동 리론’...조선 이주민 열도 진출 증명할 뿐” 북한의 김석형 교수는 문제의 일선동조론을 지목해 ‘반동리론’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이어간다. 이른바 일선 《동조론》은 일제의 우리 민족에 대한 말살 정책에 복무한 반동 리론이다. 그것은 조선 사람도 일본화되어야 한다는 황당무계하고 극악 무도한
아세안은 연중으로 수많은 회의를 개최한다. 1년에 1000개 이상의 회의를 개최한다. 아세안 의장국이 1년마다 바뀌기에 아세안 회의들도 보통 1년 단위로 일정이 계획된다. 아세안 사무국은 보통 연말에 다음해 개최 예정인 아세안 회의 일정표 초안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2020년 일정표는 길이가 무려 31 페이지나 된다. 그만큼 정치안보-경제에서부터 문화예술-체육-청소년 등 우리가 생각할 수 거의 모든 협력 분야에서 실무 그룹 회의에서부터 정상회의까지 각 급에서 수시로 아세안 회의가 개최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연간 아세안 회의가 어떻게 준비되고 진행되고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이에 대해서 간략하게 이야기 하고자 한다. ■ 매년 나라 이름의 알파벳순으로 바뀌는 아세안 의장국 아세안 의장국은 매년 나라 이름의 알파벳순으로 바뀐다. 올해에는 아세안 10개국 중 알파벳순으로 마지막인 베트남이 의장이었다. 내년에는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브루나이가 의장국이 된다(2022년에는 캄보디아가 의장국). 10년에 한 번마다 의장직을 수임하게 되어 있는 구조이다. 의장국이 되면 미-중-일-러 등 전 세계 주요 정상들이 참여하는 회의도 자국에서 개최하는 등 세계의 주
[일본인은 누구인가 11] 일본의 신앙: 신도란?: 철학도 교리-교단도 없다! 신도(神道)는 일본의 국민 종교라 할 만하다. 신자 수는 총 인구 1억 2659만명[2018년 기준] 중 신도계가 8474만 명으로 일본국민 대다수가 신도 신자라고 볼 수 있다. 불교 신자도 8950만 명에 이르지만 기독교계 신자는 214만 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한국의 경우 기독교도와 불교도가 주류를 이루는 종교 지형과는 딴판이라고 할 수 있다. 신도는 어떤 종교인가? 신도는 세계종교라고 하는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와 같은 어떤 가르침의 종교는 아니다. 신도에는 글로 엮은 명백한 경전이 없고, 교조(敎祖)도 교단도 없다. 신사는 교단이 아니고 공동체나 국가의 제사장 또는 제사기관일 뿐이다. 그렇다고 신도가 종교가 아니라고 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불교가 깨달음과 자비의 종교이고, 기독교가 사랑과 용서의 종교라면, 신도는 신을 두려워 해 그를 모시는 ‘마츠리(祭)’의 종교, 곧 제사의 종교이다. 영국의 문필가로서 일본문화에 심취한 라프카디오 헌(Lafcadio Hearn)은 일본에 귀화한 작가다. 일본명은 고이즈미 야쿠모(小泉八雲)다. 그는 “불교에는 만 권에 이르는 교리와
미얀마와 한국은 닮은 점이 많은 나라다. 특히 현대사는 무척이나 흡사한데, 식민지 경험과 독립을 위한 노력, 그리고 군부독재와 민주화 투쟁까지도 마치 쌍둥이처럼 엇비슷하다. 이 같은 공통 기억을 갖고 있는 이유는 두 나라가 각 지역에서 갖는 지정학적인 중요도 때문일 수도 있다. 특히 중국과 국경을 맞대면서 대양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미얀마가 아시아의 양대 축인 중국과 인도의 중간지대에 있다면, 한국은 중국과 미일 세력의 중간지대에 위치했다는 점이 그렇다. 여기서 파생되는 부수적 공통점이 한 가지가 있는데, 아시아에서 '유이(唯二)'하게 미얀마와 한국만이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물론 과한 억측일 수도 있지만, 강대국 출신 인물은 무조건 사무총장 후보에서 배제되는 국제정치의 관례상, 상대적으로 넓고 깊은 외교경험을 쌓을 수 있는 지정학적 중요도가 큰 나라 출신 인물이 국제무대에서 유리한 점은 무시할 수 없다. 외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2006~2016)이 아시아가 배출한 두 번째 유엔의 수장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첫 번째 인물의 이름을 대라면 상당히 답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아세안(ASEAN)은 한국에게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웃이자, 중요한 파트너다. 한국과 아세안간의 교역액은 지난해의 경우 1500억 달러(약 181조 5000억 원)을 초과하였고, 2008년 이후 아세안은 중국에 이어 우리의 제2위 교역상대이다. 또한, 2012년부터 아세안 지역은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해외 방문지로, 지난해 한-아세안간 상호 방문객은 1300만명에 육박하였다. 지난해 11월 말 한 여론조사에서는 약 65%의 국민들이 우리나라의 경제, 외교, 안보를 위해 아세안과의 협력관계가 중요하다고 답변하기도 하였다. ■ 외교 정책인 ‘신남방정책’의 3대 축은 사람-상호번영-평화 이렇듯 아세안의 중요성을 모두가 인정하면서도, 대부분 아세안과의 관계를 수출, 투자 등 경제 측면이나, 관광 및 인적교류 등 사회문화 측면에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아세안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격상한다는 우리 정부의 대표 외교정책인 ‘신남방정책’은 사람(People), 상호번영(Prosperity), 평화(Peace)의 3대 축을 기반으로 추진되고 있다. 아세안 역시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3대 분야에서 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제 및 사회문화 분야에 비해
비관론을 압도하는 미얀마에 대한 낙관론 ② 휴대폰 보급 이후 '느리지만 확실한' 변화 한국인들이 미얀마를 포함한 동남아시아를 분석할 때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이 “천연자원과 노동력이 풍부해 발전가능성이 크다”라는 것이다. 거의 모든 보고서들이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이 같은 접근방식은 19세기 이래 지속되어온 ’식민주의(colonialism)‘나 20세기에 유행한 ‘발전주의(developmentalism)’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그리 권장할만한 접근 방법은 아닌 게 사실이다. 왜냐하면 이는 조금만 나쁘게 해석하면 “너네 나라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스스로 활용을 못하니 우리가 대신 개발해주면 대박날 건데…”라는 표현과 별반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상대국에 대한 비하와 이를 바라보는 외부인의 은근한 우월주의가 깔린 표현으로 실제 많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서구의 이같은 접근법에 상당한 모욕감을 느낀다고 한다. 돈벌이로 접근하지 말라는 일종의 무언의 경고인 셈이다. 그런데 마땅히 대안적 접근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군부 독재시절엔 주로 미얀마의 열악한 인권상황에 대해 비판적 접근이 많았는데, 아시아 국가들은 대개 냉전시대의 피해자이자 동시에 군부독재를 거진 다 거쳤기
일본인은 누구인가 10: 일본의 신앙: 하치만 신(八幡神) 북 규슈 오이타(大分) 현 우사(宇佐)시에는 ‘우사하치만궁(宇佐八幡宮)’이라는 호장한 신사가 들어서 있다. 우사지역은 옛날 토요쿠니(豊国, 이하 ‘풍국’, 뒤에 후젠·후고노쿠니[豊前·豊後の国으로 나뉨])가 들어섰던 고장이다. 이 하치만 궁의 제신으로 오진(応神) 천황, 그 어미라는 신공황후(神功皇后), 히메신(比売神)을 모시고 있다. 부연하면 이 신사의 삼대 ‘어전(御殿)’, 즉 제일어전[一之御殿]에는 혼다와케노미도토(誉田別命=오-진천황)을, 제2어전에는 히메신(比売神)을, 제3어전에는 오오타라시히메노미고토(大帶姬命=신공황후)를 각각 모시고 있다. 우사하치만궁은 옛 문헌 <엔기시키> ‘신명장’에 ‘후젠국(豊前國)우사군 3좌’라 칭한, 하치만대보살 우사노미야(宇佐宮), 히메신사, 오오타라시히메뵤-신사(大帶嬉廟神社)라고 명기하는 고사이다. 여기서 먼저 하치만 신이란 누구인가라는 문제가 떠오른다. 뒤에 살피겠지만 결론부터 미리 말해두면 한반도, 특히 신라와 깊은 인연을 가진 신이다. ■ 대보살 신앙 하치만신사, 총 2만5000사 거느려 전국 2위 일본 전국 각지에는 수많은 하치만신사가 진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