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전부터 알고 지낸 인도네시아의 한 대기업과 자주 커뮤니케이션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가축사료 시장 점유율 70%가량을 차지하며 2019년에 39억 달러(약 4조3000억 원) 매출을 기록한 화인(華仁) 재벌 중 한 곳입니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 5개 나라에 4만여 명 임직원이 근무하는 이 기업은 현재 전세계 스타트업계를 대상으로 경진 대회를 진행하는 중입니다. 농식품 테크 분야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과 적극적으로 협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입니다. 동물 백신 관련 기술을 보유한 한국의 한 스타트업과 머리를 맞대고 대회 참가를 준비하면서 거대 기업의 달라진 모습에 유독 눈길이 쏠렸습니다. 싱가포르의 창업 전문 엑셀러레이터와 손잡고 설립 50년 만에 처음 유력 스타트업을 선발해 투자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도입할 만큼 달라지는 인도네시아 대기업들의 현주소를 목격한 까닭입니다. 1년 넘게 지구촌 곳곳에서 위력을 떨치고 있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신음하기는 동남아시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GDP(국내총생산) 기준 동남아 경제의 약 40%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도네시
[전창관의 태국이야기 13] 태국은 프랑스와 대등할 정도로 넓은 국토를 가졌지만 대중교통 발달이 미흡하고 연중 폭염에 가까운 날씨가 이어지는 나라다. 그래선지 태국인들은 어느 정도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 주택보다는 할부일지언정 쾌적한 냉방 속에서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인 자동차를 구입할 궁리부터 한다. 방콕이 교통지옥으로 일컬어져도 태국인들의 자동차 사랑은 그칠 줄 모른다. 태국에서 ‘전시 이벤트의 꽃’으로 여겨지는 자동차 판매 박람회 중에서도 가장 인기를 끄는 ‘방콕 모터쇼’가 제일 무더운 이맘때쯤 열리는 것도 그런 이유인 듯 싶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달 초에 방콕 므엉통타니 전시장 챌린저홀에서 ‘방콕 모터쇼 2021(제 42회 방콕 인터내셔널 모터쇼 2021)이 열렸다. 무려 30여개 내외의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가 선보인데다가 전시만이 아닌 열띤 실판매 행위가 현장에서 진행됐다. 코로나19 사태 여파 와중이지만 각 사의 세일즈 파워뿐 아니라 마케팅력이 총동원되어 전사적 역량을 겨루는 명실공히 태국 내 가장 큰 규모의 자동차 전시·판매 행사였다. 이번 방콕 모터쇼 2021에서도 여느 해와 다름없이 ‘톱 10 판매 리스트’는 ①도요타 4406대 ②마즈다 345
2011년 요도요노 정부 후반기 인도네시아 정부는 중장기 경제개발마스터플랜(MP3EI 2011~2025)을 공표했다. 내용은 대규모 교통인프라 구축을 통한 인도네시아 6대 경제회랑을 연결이었다. 이 중 세간의 주목을 받은 플랜이 순다해협대교(Sunda Strait Bridge) 건설계획안이었다. 자바와 수마트라(머락항~바케우헤이니항 27.3km 구간)를 연결하는 ‘초장대교량’ 사업으로 예상 사업비가 무려 160억 달러(한화 18조 원 상당)에 달했다. 순다 해협을 횡단하여 수마트라 섬과 자바 섬을 다리로 연결하는 세계 제일 긴 현수교로 건설되는 계획이었다. 인도네시아 건국 이래 최대 단일규모 건설사업계획이기도 했다. 이는 인천대교(총 길이 21.3km, 총 사업비 2조 4000억 원)의 6~7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였다. ■ 무산된 인도네시아 ‘순다해협대교’ 초장대교량 건설계획...건국 이래 최대 단일규모 건설 물론 실제 착공계획단계까지도 못한 마스터플랜이었다. 하지만 당시 순다대교 초장대교량 건설사업이 언론에 발표되었을 때 ‘역대 최대 규모의 인프라 프로젝트’로 언론에 자주 부각되었다. 장대교량이 많이 건설된 동북아 국가들과는 달리 1985년 완공된 말레이시
한민족은 10월 3일을 개천절(開天節)로 이름 지어 ‘국경일’로 기린다. 이날 천신(天神) 환인(桓因)이 아들 환웅(桓雄)과 웅녀(熊女) 사이에 낳은 단군(檀君)으로 하여금 무리 3000명을 거느리고 태백산 신단수 아래로 내려 보내 나라를 열게 했다는 것이다. 이때가 기원 전 2333년 이라 한다. 이웃나라 일본도 어느 특정한 날을 ‘기원절(紀元節)’로 기리는 것은 당연히 그들의 몫이다. 하지만 일본이 2월 11일을 ‘기원절’에서 ‘건국기념일’로 바꾸었다. 여기에서 정치적 목적성이 드러난다. 뒤에 살피겠지만 천황의 일본지배의 신화적 유래를 정당화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2월 11일은 어떤 날인가? 이른바 전설적인 진무(神武) 초대천황이 기원전 711년 1월 1일[음력] 즉위했다며, 그날을 양력으로 계산해 정한 날이라 한다. 문제는 일본정부가 전설 또는 신화의 즉위 일을 ‘건국기념일’로 법제화한 것이다. 반복하지만 ‘기원절’이었지만 ‘건국기념일’로 법으로 바꾼 것이다. 신화의 법제화라. 만일 그리스 정부가 올림포스 신화를 법제화했다면 세계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그러나 일본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해마다 2월 11일 ‘건국기념일’ 의식을 성대하게
최근 한류스타 송중기씨 주연의 케이블 채널 드라마 ‘빈센조(Vincenzo)’를 즐겨 보고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으로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와 함께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로 소개된 빈센조의 제작지원사 목록 중 낯익은 외국 브랜드가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바로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커피사탕 브랜드 코피코(Kopiko)가 그 주인공입니다. 인도네시아 식음료 대기업 마요라(Mayora)사의 주력 제품인 코피코는 1982년 처음 출시된 이래 전세계 80여개 나라에서 판매돼 왔습니다. 2016년 방영된 드라마 ‘태양의 후예’ 이후 인도네시아 젊은 세대 사이에서 주가를 높여온 송중기씨 및 동료 배우들과 나란히 코피코 사탕이 간접광고(PPL)로 등장하는 장면이 곧 전파를 탈 것으로 짐작됩니다. 개인적 취향이 담긴 신작 얘기를 꺼낸 것은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드라마 한류 얘기를 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사이코지만 괜찮아’, ‘더 킹: 영원의 군주’, ‘우리, 사랑했을까’ 등 K-드라마가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대다수 아세안 국가들에서 큰 인기를 끌
아세안에 대한 그리움이 스크린으로 느낀 감동 때문에 더 사무쳤다. 아세안문화원 주최로 3.12~25일 간 선보인 ‘제2회 아세안 영화주간-온:택트’에 참가했다. 코로나 19 시대에 맞추어 오프라인 상영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영도 병행되었다. 여러 사정으로 캄보디아, 라오스 작품이 제외되긴 하였으나 아세안 영화 총 15편을 무료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왜 이제야 아세안 영화를 접하게 되었는지” 탄식이 나올 정도로 아세안 영화에 대한 편견을 깨준 시간이었다. ■ 영화를 매개로 한 아세안 간접 경험...더 가까워졌다 영화는 현실의 거울이자 꿈의 공장이라고 한다. 모든 영화가 그 나라의 풍경이나 상황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영화는 그 나라를 엿볼 수 있고, 그들의 꿈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모두 항공편으로 5시간 안에 갈 수 있는 가깝지만 현재는 갈 수 없는 아세안 국가. 그런데 비록 쉽게 접할 수 없는 아세안 영화로 특히 무료로 볼 수 있다니! 이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었다. 외교부 근무하면서도 아세안 영화를 접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아세안 협력기금 사업으로 부산영상위원회에서 진행하던 한-아세안 차세대 영화인재 육성사업을
[전창관의 태국이야기 12] 우리나라 사람들의 태국에 대한 인지도는 일반적으로 매우 높다. 그도 그럴 것이 행세 꽤나 한다는 사람은 물론이고 시골 촌로들조차, 태국 관광 한 번 안가본 사람 찾아보기가 쉽지 않을 지경이니 말이다. 1989년 해외여행 완전 자유화 조치가 취해진 이후 30여 년이 흐르는 동안 태국은 소위 가성비 좋은 단체관광지로서, 심지어 향락관광의 대표적 목적지로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져 온 데다가, 근래 들어서는 젊은이들의 힐링여행지로서도 각광받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19년 집계한 목적지 국가 별 출국자 순위 자료를 봐도 연간 188만 명의 국민이 태국을 '해외여행 출국 목적지'로 삼았다. 일본이 1위, 중국 2위, 3위 베트남, 4위 미국에 이어 태국이 5위를 차지했다. 게다가, 자타가 공인하는 관광국가인 태국 입장에서 봐도 국경이 맞닿아 있는 특수한 지정학적 위치의 말레이시아와 라오스를 빼면, 2019년 입국자 수 1위인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여행객 수를 보낸 나라가 한국이다. 일본인 여행객의 태국 입국 자 수마저 추월하기 시작했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한국의 '2019년 대외 교역국 순위'를 보면, 1위 중국, 2위 미국,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아세안이 더욱 그립다. 그래서 출장 갔던 시간과 장소, 관광과 쇼핑 등이 그립다. 특히 아세안 출장비를 훌쩍 넘어 사재기 한 제품들이 눈에 아른거린다. 그러고보니 필자가 외교부 퇴사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외교부 아세안 협력과 7년 근무 시 분기별로 1번, 총 25번의 출장을 다녔다. 물론, 모두 아세안 국가로 퇴사 전까지 10개국 모두를 방문하였다. 사실, 퇴사하면서 가장 아쉬울 것으로 예상한 것은 '공짜'로 갈 수 있는 아세안 출장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공교롭게 퇴사와 동시에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다니! 외교부에 있었어도 출장을 가지 못하니 그나마 위안(?)을 삼아야 할까. 하지만, 코로나19, 퇴사를 넘어 필자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사실이 있다. 바로 아세안 출장 시 꼭 사오는 제품들이 동이 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세안랩 유튜브 콘텐츠로 아세안 출장 시 사오는 것들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는데 현재까지 꽤 높은 조회수를 자랑하고 있다. 값싼 물가에 가성비가 좋은 아세안 제품들, 출장비를 훌쩍 넘겨 '사재기'해오던 제품들. 아세안에 대한 향수를 담아 이번 칼럼에서 소개해보고자 한다. ■ 프랑스 명품 에르XX 퀄리티의 저렴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