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영화 ‘오디세이’ 보다가 눈물 핑 돈 순간들

  • 등록 2026.08.14 18: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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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오디세이'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도 오래 남는 장면6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오펜하이머’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해 온 현존 최고 명성을 가진 거장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오디세이'가 글로벌을 강타했다.

 

'오디세이'는 북미에서만 4억 6100만 달러(약 6,513억 4,690만 원), 해외 시장에서 6억 4300만 달러(약 9,084억 9,470만 원)를 거둬들이며 전 세계 합산 총 11억 달러(약 1조 5,541억 9,000만 원)의 수익을 돌파했다. 

 

동시에 전 세계 IMAX 상영관에서도 2억 89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2009년작 '아바타'가 세운 2억 7100만 달러를 제치고 역대 최고 IMAX 흥행작이라는 타이틀까지 차지했다.

 

한국에서도 개봉 10일 만에 관객 300만명을 넘어서면서 올해 최고 예매량 기록을 기록하는 등 장기흥행을 예고했다.

 

‘오디세이’는 호메로스의 고대 그리스 서사시다. 트로이 전쟁 이후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10년간의 귀향 여정을 다룬다. 영웅서사시이지만 보통 사람들처럼 인간적인 차원을 가져 쉽게 동화된다.

 

영화에서도 거대한 전투와 신들의 이야기에 압도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영화가 끝난 뒤 오래 남는 장면은 따로 있다. 20년의 시간, 그 시간을 견뎌낸 사람들, 그리고 변하지 않은 사랑과 충성에 매료된다.

 

관객들이 눈물을 훔친 순간들을 따라가다 보면 이 영화가 결국 이야기하는 것은 ‘영웅의 모험’이 아니라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영화 ‘오디세이’를 보고 난 이후에도 오래 남는 장면6을 꼽아보았다.

 

 

■ 20년을 주인을 기다린 개, ‘아르고스’의 마지막 순간

 

영화관을 벗어나서도 쉽게 여운이 가라앉지 않았다. 실제로 가장 많은 관객의 마음을 무너뜨린 장면으로 훌쩍이는 사람도 보았다.

 

20년의 고난을 거쳐 거지로 변장해 고향에 돌아온 오디세우스를 사람 누구도 알아보지 못한다. 그러나 늙은 개 아르고스만은 주인의 목소리와 존재를 알아본다. 그것도 개 생애의 마지만 순간 힘겹게 꼬리를 흔든다. 그리고 아르고스는 주인을 알아보고 조용히 생을 마감했다.

 

실제 필자도 영화 전체에서 가장 감정적인 순간이었고 눈물이 핑 돌았다.

 

■ 거지로 돌아온 아버지를 알아보는 아들

 

아버지 오디세우스가 고향을 떠날 때 아들 텔레마코스는 어린아이였다. 생사를 알 수 없는 아버지는 전설이 되었고, 아버지 없이 아들은 성인으로 성장했다.

 

오디세우스가 아르고스를 알아보고, 아르고스가 오디세우스를 알아보며 아들은 눈앞의 거지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깨닫았다. 강렬한 순간이었다. 생을 마치는 순간 잃어버린 20년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다.

 

 

■ 아내 페넬로페가 남편 오디세우스를 알아차리는 순간

 

20년을 기다린 아내 앞에 남편이 돌아왔다. 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기에 얼굴만으로는 알아볼 수 없다. 그때 등장하는 것이 기억이다.

 

하지만 활시위를 당기는 소리, 움직임, 그리고 남편만이 가진 흔적을 찾아내는 순간들이 강력했다. 사람은 얼굴보다 소리와 오래된 기억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알아볼 때가 있다. 그 순간 상당히 애절하게 만든다. 관객의 마음도 함께 무너진다.

 

■ 오디세우스가 아내의 이름을 불렀다

 

수많은 전투와 모험, 죽음의 위기를 지나온 남자가 섬에 표류해 기억을 잊고 7년을 살았다. 그리고 마침내 입에 올리는 이름. “페넬로페.” 아내의 이름이었다.

 

어쩌면 그 한마디가 오디세우스의 20년을 가장 잘 설명한다. 그에게 돌아갈 곳은 결국 한 사람이었다.

 

■ 바로 앞에 있는 남편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는 페넬로페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아내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내 페넬로페는 그것이 남편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면서도 눈물을 흘린다.

 

관객은 안다.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이 장면은 재회보다 오히려 더 슬프다.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 마침내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

 

20년의 항해. 20년의 전쟁. 20년의 기다림. 그리고 마침내 그리운 자신의 고향집. 그 순간은 모험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오디세우스가 돌아온 것은 단순히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 아니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에게 돌아온 것이다.

 

‘오디세이’에서 관객의 눈물을 끌어낸 것은 거대한 전투가 아니었다. 개가 꼬리를 흔드는 작은 움직임이었다. 아들이 아버지를 알아보는 순간이었다. 아내가 남편의 흔적을 알아채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다시 부르는 순간이었다. 결국 우리를 울게 만든 것은 귀환보다 기다림이었다. 20년을 기다린 개. 20년을 기다린 아내. 아버지를 기다린 아들. 그리고 그들을 잊지 않고 돌아온 한 사람.

 

그래서 영화가 끝난 뒤에도 오래 남는 것은 오디세우스의 영웅담이 아니라, “누군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면, 나는 반드시 돌아가야 한다.”그 마음인지도 모른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는 3000년 동안 읽어온 인류 최고의 서사시다. 동화 같은 얘기들이 가득하지만 사실주의적 장편소설 같다. 모든 리얼리즘 장편소설의 효시이자, 인류 최초 모험스토리다.

 

영화 ‘오디세이’에는 맷 데이먼, 톰 홀랜드, 앤 해서웨이, 로버트 패틴슨, 루피타 뇽, 젠데이아, 샤를리즈 테론 등 내로라하는 할리우드 대스타들 연기에 빠져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박명기 기자 highnoon@aseanex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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