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제3차 세계대전이라고도 이야기하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는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전염성이 매우 강한 이 작은 바이러스 때문에 우리가 그동안 당연히 받아들여 왔던 평범한 일상이 멈추었다. 마스크 및 휴지, 식료품, 병상 등을 시작으로 에너지, 식량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인간의 삶에서 크고 작은 전쟁을 치르게 만들었다. 우울하고 답답한 마음이 가득한 지금의 상황에서도 나름 안도감과 뿌듯함이 느껴지는 뉴스도 있다. 바로 전 세계가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는 우리 방역의 우수성, 특히 우리나라 기업에서 만든 진단키트에 대한 평가가 그것이다. 주요 외신들은 한국과 같은 광범위한 검사, 추적, 격리와 국민들의 적극적 협조를 기반으로 하는 방역만이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심지어 전통적인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유럽 각국들도 본받아야 한다고 연일 전하고 있다. 우리의 광범위한 검사 능력과 질병 대처방식은 최고 수준의 진단의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이 과학기술들은 우리나라가 오랜 시간에 걸친 투자와 노력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고 나면, 우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수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각국의 이동 통제와 생산 차질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전대미문의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 세계경제가 뿌리째 흔들리는 심각한 영향...아세안 예외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은 국가 및 도시봉쇄, 경제활동 중지, 사회적 거리두기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경제가 뿌리째 흔들리는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경제적 영향은 생산 차질에 따른 공급 측면의 충격과 각국이 봉쇄조치(lockdown)를 시행함에 따라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이루어지지 않은 수요 측면의 충격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결국 대규모의 해고 등 고용 측면에 집중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최근 IMF 보고서는 2020년 세계경제가 –3%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의 성장률은 2020년 –0.6%의 성장을 전망했다. ILO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일자리의 80%인 27억 명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다. 가장 충격이 심한 산업으로는 서비스업종, 제조업(자동차산업, 섬유, 신발
한국 해외건설은 1965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55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그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누적 수주액은 2019년 말을 기준으로 약 8300억달러(약 1007조 6200억 원)를 기록했다. 중동 지역이 약 4300억달러(약 522조 200억 원)로 단연 1위다. 아세안은 중동의 40%에 조금 못 미치는 1660억 달러(약 201조 5240억 원)다. 최근 들어 아세안 지역은 크게 약진하고 있다. 줄곧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던 중동 지역이 불안정한 유가 등의 원인으로 주춤하는 사이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 아세안, 신남방정책 등에 힘입어 2018년부터 중동 추월 아세안 지역이 높은 경제성장 및 풍부한 인프라 수요와 신남방정책 등에 힘입어 2018년부터 중동을 추월했다. 2018년 아세안 지역에서의의 수주 실적은 119억 달러(14조 4466억 원)로 중동 지역의 92억 달러(약 11조 1688억 원)를 넘어섰고, 2019년에도 역시 아세안 지역 80억달러(약 9조 7120억 원), 중동 지역 47억 달러(5조 7058억 원)로 아세안 지역이 우위를 유지하였다. 또한, 2019년 전체 해외 수주액, 중동 지역 수주액이 10년 전과 비교할 때 각각
2019년 11월 25~26일간 있었던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한국과 아세안의 대외 관계에서 보면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고 할 수 있다. 아세안의 각국 정상들이 모여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하고, 신남방정책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들과 협력을 논의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동남아 10개국이 참여하는 지역공동체인 아세안과 대외관계로 연결된 국가 및 협력 플랫폼을 조명해보자고 한다. ■ 아세안의 대외 관계...무역-투자 증진, 사회문화, 지역 안보 확대 1970년대 확대 외교장관회의(Post-Ministerial Conferences)을 계기로 아세안 외교장관들과 외부 당사자들이 만남으로써 아세안의 대외관계 확장이 시작되었다. 아세안의 대외 관계는 아세안의 기술 및 경제 지원을 목적으로 시작되었으나, 오늘날에는 대화 상대국과의 무역 및 투자 증진, 사회문화, 지역 안보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었다. 아세안은 완전 대화 상대국(Full Dialogue Partner), 부분 대화 상대국(Sectoral Dialogue Partnership), 비국가 대화 파트너(Non-Country Dialogue Partner), 개
아세안 지역으로 우리 금융회사들의 진출이 확대되고 있는 지금, 정부는 한-아세안 금융협력센터 설립을 준비 중에 있다.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왜 금융협력센터를 설립하게 되었고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에 대해 살펴본다. 우선, 금융의 본원적 기능을 이해하기 위해 금융의 영어 단어 ‘Finance’의 어원을 살펴보자. 앞부분의 ‘Fin’은 원래 로마시대의 국경을 의미하는 ‘finis’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국경에는 땅끝이란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므로 ‘Fin’의 의미도 자연스럽게 ‘종료, 완성, 목표’를 뜻하게 되었다. 따라서, 금융이란 ‘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뭔가 원하는 것을 실현시키고 마무리 짓는다’는 의미가 가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금융은 아세안과의 경제협력 방향을 선도하는 설계 내지 스케치가 될 것이고, 다양한 협력 노력들이 원활하게 작동하게 하는 윤활유와도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역할에 충실하려면, 현장에서 발로 뛰고있는 한국 기업들과 동포들에게 우리의 현지 금융지원 시스템이 든든한 우군이자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개편노력들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현재의 상황, 도전요인, 앞으
“당신은 신을 믿습니까?” 이슬람 신자인 아세안(ASEAN) 사람이 내게 묻는다. “저는 세 명의 신을 믿습니다. 첫째는 제 아내이고, 둘째는 제가 모시는 대사님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신은 바로 ASEAN입니다. ASEAN 헌장은 성경의 창세기와도 같습니다.” 이 엉뚱한 대답에 ASEAN 사람은 한바탕 웃음을 터뜨린다. 외교관의 언어유희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주재국을 신주단지처럼 모셔야 한다는 직업적 소명에서 나온 확신이다. 필자는 과거 자유무역과 세계인권의 수호자인 WTO와 UN 인권이사회를, 아프리카 민주주의의 희망인 세네갈을 신성시했고, 이제는 자카르타에서 ASEAN 신도로 살아가고 있다. ASEAN을 사랑하고 ASEAN을 이해함에 있어 가장 애착을 느끼는 점은 바로 ‘ASEAN’이라는 이름이다. 동남아국가연합(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이라는 의미 때문은 아니다. 바로 동남아인들 스스로가 지은 이름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민족, 국가, 지역도 다 이름이 있지만, 스스로가 아닌 남이 지어준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다. 가령 아프리카는 로마인들에게 모래(afar)의 땅으로 불렸던 것에 기원
2019년은 가히 ‘아세안의 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우리 외교에서 아세안이 차지하는 비중이 극적으로 높아진 한 해였다. 독자들도 방송과 언론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말 부산에서 아세안 정상들과 회동하는 모습을 지켜보셨을 것으로 생각된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존경하는 형님(kakak yang mulia)’이라고 인사하면서 친분을 보여주는 훈훈한 장면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특별정상회의는 한-아세안 대화관계수립 3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되었으며, 푸드스트리트, 카페 아세안, 패션위크, 뷰티 페스티벌, 영화주간 등 40여개의 다양한 행사에서 우리와 아세안 국민들이 어우러져 서로의 문화를 맛보고 즐기는 흥겨운 자리도 만들어졌다. 스타트업, 문화콘텐츠, 5G 등 미래 산업을 주제로 한 전시회도 많은 이들의 관심과 찬사 속에 개최되었다. 우리 정부는 2017년 11월 자카르타에서 신남방정책을 천명한 이래 아세안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10년 이상 아세안 업무를 해온 필자로서는 이번 특별정상회의를 가능한 정성스럽게 준비하여 아세안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지시가 낯설지 않았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