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얀마 군부가 임명한 전 대통령 대행 민 쉐(74)가 8월 7일 사망했다. 민 쉐 대행은 건강 악화로 대통령 대행직을 민 아웅 흘라잉이 이양했다. 지난해 7월 22일 이후 1년간 공식 병가에 들어간 상태였다.
현지 미디어 키트 히트 미디어(Khit Thit Media)에 따르면 민 쉐 ‘국장’을 군부 통제하에 있는 신문을 통해 발표되었다. 11일 네피도에서 국장 거행이 거행되고, 해외대사관-영사관들이 초대되었다. 미얀마 무장단체들도 군부에 조전을 전했다.
국영신문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는 군부가 국가급 장례식을 준비하기 위해 총 11개 관련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전했다. 군부는 7일부터 8월 11일까지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미얀마 국기를 반기로 게양을 지시했다.
■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민 쉐 당시 부통령이 대통령 대행 자격
군인 출신인 민 쉐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양곤 주지사를 역임했고, 2016년 3월 부통령으로 취임했다. 뇌 질환으로 네피도 군 병원에서 사망했다. 2023년 진단받은 파킨슨병과 관련된 합병증으로 추정된다.
그는 군부체제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역할을 맡아온 인물이다.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는 수치 고문과 윈 민 대통령을 체포했고, 군 출신인 민 쉐 당시 부통령이 대통령 대행 자격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군부에 권력을 넘겨줬다.
군정 수장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다. 명목상의 국가 지도자 격인 민 쉐 대행은 비상사태를 연장하며 군정 통치를 형식적으로 정당화하는 역할을 해왔다.
2021년 쿠데타 이후 미얀마는 군부 세력과 민족 무장 단체 간 내전이 이어지며 여전히 혼란한 상태다.
■ 민 아웅 흘라잉 “올해 12월 또는 내년 1월에 총선"..."군부 통치 장기화 위한 꼼수"
지난 3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올해 12월 또는 내년 1월에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쿠데타로 축출된 전직 국회의원 등 야권 인사들은 그들은 “군정 주도 선거는 군부 통치를 장기화하기 위한 꼼수”라며 지난달 군부 통치 계속을 정당화하기 위한 “사기”라고 선거를 거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7월 31일 미얀마 군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4년만인 공식 해제했다. 또한 엄격한 새 선거법을 발표했다. 선거 과정 파괴를 목표로 하는 연설이나 시위에 대해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새로운 법을 제정했다

군부는 선거를 치르고자 임시 정부에 권력을 이양했다. 표면적으로는 ‘정상화’ 수순처럼 보인다. 여전히 민 아웅 흘라잉이 대통령 권한대행 및 군 총사령관 지위를 유지하며 사실상 국가 통치권을 쥐고 있는 상태다. 입법, 행정, 사법부 최고 권력을 장악하고 있어 실질적인 변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