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를 강타한 최악 물폭탄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
최근 1주일간 동남아시아 지역에 역대급 폭우가 쏟아졌다. 인도네시아, 태국 등 사망자만 1000명까지 육박했다. 많은 사람들이 고립되거나 실종된 탓에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 동남아 지역은 매년 6월부터 9월 중순까지가 1년 중 비가 가장 많이 오는 시기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그 피해가 11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 인도네시아 홍수-산사태로 400명 이상 사망
인도네시아는 홍수-산사태로 400명 넘게 사망했다. 11월 30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국가재난관리청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 지역 3개 주인 북수마트라 주-서수마트라 주-아체 주에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지금까지 442명이 사망하고 402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부상자는 646명으로 집계됐고 29만 7000명이 홍수로 집을 잃었다. 북수마트라 주에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했다. 서수마트라 주 3개 마을에서는 80명이 매몰돼 실종된 상태다.
일부 도로와 다리가 끊긴 아체 주에서는 복구작업에 필요한 중장비를 투입하지 못해 구조 작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일부 피해지역에 구호 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군함을 파견했다.
■ 태국 남부 300년만의 폭우...하아야이 하루 335mm
태국 남부에서도 3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홍수가 발생했다. 관광도시 하앗야이(Hat Yai)는 완전히 잠겼다. 하앗야이는 일일 강수량(11월 21일)이 335mm로 30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시 전역이 침수됐고, 약 5000명의 관광객이 호텔과 공항 등에 발이 묶였다
태국 정부는 강력한 열대성 폭풍으로 8개 주에서 170명이 사망하고 최소 380만 명 이상이 홍수 피해를 입었다고 집계했다.
말레이시아와 가까운 송클라주에서는 10년 만에 가장 심각한 규모의 홍수가 발생했다. 송클라주의 도심이 절반 이상 물에 잠겼다. 태국 정부는 함선 등 구조선 200여 척을 투입했지만, 일부 지역은 여전히 물에 잠긴 상태라 구조-수색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베트남 후에 24시간 1739mm “세계 2위 기록”
베트남은 닥락성 등지에서 지난달 25일 일주일 만에 1,861mm의 폭우가 쏟아져 98명 사망, 10명 실종, 경제적 손실 8000억 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중부지역의 투아티엔후에성과 다낭시의 경우 10월 25일밤부터 30일까지 세계 2위 기록한 폭우가 내렸다. 우에와 다낭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후에의 박마산에서는 24시간 1739mm의 강수량을 기록해 전세계 인도양 양 지역에 이어 두 번째 수치로 집계되었다.
후에 12명, 다낭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현재 국도 80개 구간이 산사태로 통행이 불가능하다.
스리랑카의 경우 사이클론으로 최소 334명 사망했다.
■ 기후위기로 폭풍강도와 우기 연장 큰 피해...라니냐 현상과 취약한 관리시스템도 문제
그렇다면 왜 이 같은 인명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날씨 위기 때문일까? 동남아 지역은 매년 6월부터 9월 중순까지가 1년 중 비가 가장 많이 오는 시기(=우기)다. 올해는 그 피해가 이례적으로 11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필리핀 인근에서 발생한 태풍 ‘고토’와 말라카 해협에서 이례적으로 형성된 사이클론 ‘세냐르’가 맞물리면서 기록적인 피해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로 폭풍의 강도와 우기의 지속 기간이 바뀌면서 이런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이 더 잦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라니냐 현상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라니냐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이다. 취약한 홍수 관리 시스템도 피해를 키운 원인의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