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영란은행, 달러 유동성 대비한 ‘스트레스 테스트’ 시행

  • 등록 2025.07.23 21: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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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 여파 대비
PRA, 일부 은행에 단기적 달러 불균형에 대한 체력 시험 요구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ank of England, BoE)이 일부 주요 금융기관에 대해 잠재적인 ’달러 유동성 충격‘에 대한 회복력 점검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변화가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흔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달러(USD)는 세계 무역과 자본 이동의 핵심 통화이자 기축 통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의 미국 외교 및 경제정책 변화는 유럽과 기타 동맹국들로 하여금 ’미국에 대한 금융적 의존‘을 재검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필요 시 글로벌 금융기관에 달러를 긴급 공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잉글랜드 은행의 이 같은 조치는, 유럽 규제기관들이 유사한 요구를 한 이후 단행되었으며, 런던 금융가의 주요 은행들에 대해 달러 자금 조달 계획, 단기 유동성 수요, 외환 스와프 시장의 붕괴 가능성까지 포함한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를 적용하도록 요청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몇 주간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은행 한 곳이 외환 스와프 시장의 전면 붕괴를 가정한 내부 테스트를 시행했으며, 이는 금융시장의 전례 없는 혼란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였다.

 

리처드 포트스 전 런던경영대학원(LBS) 교수이자 유럽시스템위험위원회(ESRB) 자문위원은 “만약 글로벌 달러 금융 위기가 발생할 경우, 연방준비제도(Fed)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반응을 의식해 스와프 라인 제공을 주저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포트스 교수는 이어서 “외국 규제당국은 자국 은행들의 달러 노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잉글랜드 은행의 금융감독 부서인 ’프루던셜 레귤레이션 오소리티‘(PRA)는 일부 은행에 이 같은 점검을 요청했으며, 이에 따라 은행들은 자산·부채 구조 속에서 단기적인 달러 수급 불균형 시나리오에 대응할 수 있는 체력을 평가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 소식통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과 은행들의 의존도를 고려하면, 달러 자금 공급에 심각한 충격이 발생할 경우 며칠 이상 버틸 수 있는 은행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은행들이 달러 대출을 받는 데 드는 비용이 급증하거나 접근성이 떨어질 경우,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며 예금 인출 요구에 즉시 대응하지 못할 위험도 커진다.

 

이는 곧 신뢰 붕괴로 이어져 추가적인 자금 유출 및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

 

비록 현재로서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극단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글로벌 규제기관과 주요 금융기관들은 더 이상 달러 유동성 확보를 ‘당연한 일’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

 

이는 트럼프 정부 시절 형성된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금융 질서 재편의 여파가 지금까지도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최규현 기자 styner@aseanex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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