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건조 지연으로 일정 전면 취소, 연말 성수기 크루즈 예약객 화났다.
아시아 최초로 싱가포르에서 출발 예정이던 디즈니 크루즈의 디즈니 어드벤처(Disney Adventure)의 첫 출항이 선박 건조 과정의 예기치 못한 지연으로 약 3개월 연기되면서 전 세계 15만 명의 크루즈 예약객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
디즈니 크루즈 라인은 9월 11일 고객들에게 보낸 안내문을 통해 디즈니 어드벤처호의 메이든 보이지(첫 출항) 일정을 당초 2025년 12월 15일에서 2026년 3월 10일로 연기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회사 측은 "부분적으로만 건조되었던 배를 완전히 새롭게 재구성하여 바다 위의 디즈니 경험으로 탈바꿈시키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지연이 발생했다"며 "디즈니가 기대에 부응하는 높은 기준을 충족하도록 하기 위한 어려운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일정 연기로 2025년 12월 15일부터 2026년 3월 10일까지 예정됐던 약 25개 항해 일정이 줄줄이 취소됐다. 특히 연말연시 성수기를 겨냥해 크루즈와 함께 항공권, 호텔까지 미리 예약한 가족 단위 여행객들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크루즈 예약은 전액 환불되지만, 별도로 구매한 항공권과 호텔 예약은 디즈니가 책임지지 않아 각 업체의 취소 규정에 따라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항공권 취소가 불가능하거나 페널티가 큰 경우가 많아 울며 겨자먹기로 싱가포르 여행을 강행하기로 결정한 고객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고객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대안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디즈니 크루즈 공식 판매처인 폴리트립스는 디즈니로부터 연락을 받은 즉시 모든 예약 고객들에게 이 사실을 긴급 안내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폴리트립스 관계자는 "항공 및 호텔 취소가 어려운 고객들을 위해 로얄캐리비안과 긴급 협의를 진행했다"며 "비슷한 일정의 로얄캐리비안 싱가포르 출발 크루즈로 변경하는 고객들에게 특별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폴리트립스는 9월 26일까지 로얄캐리비안으로 새롭게 예약하는 고객에게 객실 등급에 따라 온보드 크레딧을 차등 제공한다. 인사이드, 오션뷰, 발코니 객실은 100달러, 스위트룸은 200달러의 온보드 크레딧이 제공된다. 온보드 크레딧은 선상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크레딧으로, 스파, 레스토랑, 면세점 등에서 활용 가능하다.
특히 폴리트립스는 "디즈니 크루즈를 어디서 예약했든 상관없이 로얄캐리비안으로 변경을 희망하는 모든 고객들을 돕겠다"며 "폴리트립스로 연락 주시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로얄캐리비안으로 예약을 변경하더라도 디즈니가 제공하는 향후 크루즈 운임 50% 할인 혜택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디즈니 크루즈 라인은 자체 보상 방안으로 영향을 받은 모든 고객에게 향후 크루즈 운임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12월 15일 첫 출항 예약객들은 자동으로 3월 10일 새로운 첫 출항으로 예약이 이전되며, 운임의 50%가 할인된다. 일정 변경을 원치 않을 경우 9월 21일까지 디즈니에 취소 의사를 밝히면 전액 환불과 함께 향후 크루즈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2월 18일부터 3월 10일 사이 예약객들은 자동으로 예약이 취소되고 전액 환불 처리된다. 이들 역시 2026년 3월 31일까지 새로운 예약을 하면 2027년 3월 31일 이전 출항 일정에 한해 운임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할인 혜택은 2025년 10월 8일부터 계정에 표시되며, 추가적인 2027년 디즈니 어드벤처 항차는 2026년 3월부터 예약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15만 명의 고객들이 일정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라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며 "어쩔 수 없이 싱가포르 여행을 결정했다면 로얄캐리비안 크루즈나 말레이시아, 빈탄 등 인근 국가로의 대체 여행을 서둘러 결정하는 것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폴리트립스 측은 "디즈니 어드벤처호는 아시아 시장 진출의 신호탄으로 주목받았던 만큼 이번 연기가 매우 아쉽다"면서도 "고객의 소중한 여행 계획이 무산되지 않도록 대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언제든 연락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