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상반기 5대 금융지주가 개최한 이사회에서 주요 안건 중 사외이사가 반대표를 던진 것은 단 1건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제도가 사실상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비판에 지난 2023년에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만들었지만, 여전히 대부분 안건에서는 찬성표를 던지는 등 경영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16일 KB금융그룹・신한금융그룹・하나금융그룹・우리금융그룹・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퇴임한 신한금융그룹 이윤재 사외이사는 지난 2월에 열린 보수위원회에서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윤재 사외이사는 지난 2023년 그룹 최고경영자(CEO) 성과평가 확정의 건, 자회사 성과평가의 건, 보수체계 설계 및 운영의 적정성 평가의 건에서 일부 평가에 이견을 보이며 반대표를 던졌으나, 나머지 사외의사들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다른 5대 금융지주의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도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한편 반대 의견을 기권으로 표시한 곳도 있었다.
지난 3월 26일 KB국민은행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릴 고객 보상 자율조정안을 결의했고, 내용이 보완 후 3월 29일 재차 이사회를 열었다.
KB국민은행 서태종 서외이사는 자율조정안에 기권표를 던졌고, 나머지 사외이사들은 찬성하면서 안건은 가결됐다.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참가 횟수 등에 따라 회의 수당을 지급받는다. 2024년 상반기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4,000만 원 가량의 보수를 받았다.
KB금융은 상반기 이사회를 7회 열어 13개 안건을 결의했다. 신한금융은 5회 이사회를 개최해 18개 안건을 처리했다.
하나금융은 5회의 이사를 개최해 16개의 안건을 처리했고, 우리금융은 8회의 이사회에서 16개 안건을 처리했다.
NH농협금융은 7회 이사회를 열어 12개 안건을 의결했다.

이사회 보수로는 KB금융 사외이사가 4,800만 원, 감사위원이 5,100만 원을 받았고, 신한금융 사외이사는 3,800만 원, 감사위원은 4,100만 원을 수령했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3,700만 원, 감사위원 4,100만 원을,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4,200만 원, 감사위원 3,300만 원, NH농협금융은 사외이사 3,000만 원, 감사위원 3,100만원을 보수로 지급했다.
금융지주 이사회에서는 2023년과 비교해 밸류업과 지배구조 개선 등에서 논의했다.
KB금융지주는 2024년 2월 지배구조 모범관행 관련 개선방안을 보고받았다.
신한금융지주에서는 2024년 3월에 지배구조 모범관행 마련 태스크포스(TF)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024년에 이승열 은행장과 김성욱 하나증권 대표를 부회장으로 선임한 이후 열린 지난 3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 직무대행 순위를 결정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또한, 비은행 역량 강화를 주문한 하나은행은 2023년 진행한 자회사 유상증자 이후 이행 현황을 보고받았다.
우리금융지주는 포스증권의 자회사 편입과 알뜰폰(MVNO) 사업의 추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이사회에서 논의했다.
금융지주들이 밸류업에 나서면서 분기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활성화했던 만큼 2024년 이사회에서도 2023년 주주환원과 올해 1분기 주주환원 안건을 결의했다.
2024년 연초 은행권의 주요 이슈였던 홍콩 H지수 ELS 손실에 대해선 하나금융만 지주 이사회 안건으로 이를 다뤘고, 나머지 국민・신한・우리은행은 은행 이사회에서 이를 처리했다.
한편,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신임 사외이사를 대폭 늘리고, 이사회 역량 제고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2024년에 금융지주사들은 사외이사 교육을 늘리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2024년 사외이사 내・외부 교육을 11차례 진행했는데, 2023년에는 연간 교육이 14회였던 점을 고려하면 횟수를 대폭 늘린 것이다.
KB금융도 2023년 연간 10회 교육을 진행한 이후 2024년 상반기만 6차례 교육을 진행했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교육을 9회 시행했고,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교육을 6회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