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태영건설 채권단, 자구계획안에 속앓이

채권단 설명회서 자구안 발표
SBS 매각안도, 사재 출연도 없었다.

 

지난 1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태영건설 채권자 설명회가 열렸다.

 

채권단은 태영그룹 측의 자구계획 방안을 두고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방안이 충분치 않다고 직격했다.

 

태영그룹 윤세영 창업회장이 직접 나서 읍소한 상황이지만 구조조정인 워크아웃 개시는 난항이 예상되는 이유다.

 

채권단은 공중파 방송사인 SBS 매각이나 총수 일가의 사재출연 계획을 기대했지만 태영그룹이 내놓은 것은 계열사 매각이었다.

 

태영건설의 직접 차입금은 1조 3,000억 원에 120여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을 합치면 전체 태영건설 채무는 9조 8,000억 원에 달한다.

 

윤세영 회장은 “태영이 이대로 무너지면 협력업체에 큰 피해를 남기게 돼 줄도산을 피할 수 없다.”면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태영과 함께 온 많은 분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지 않도록 살 수 있는 길을 찾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오는 1월 11일에 1차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결정되는데 신용공여액 기준 75% 이상 동의를 얻지 못하면 법원의 회생절차인 법정관리로 넘어가게 된다.

 

태영그룹은 태영건설 수주잔고는 12조 원이며 연간 3조 원 이상 매출이 가능하다며, 우발채무는 2조 5,000억 원 정도이며, 나머지 7조 원 규모 채무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ㄴ되는 무위험보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자구책으로 지난 12월 매각한 자회사 태영인더스트리의 매각대금 2,400억 원 중 1549억 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고 종합환경기업 ‘에코비트’와 골프‧레저 운영사 ‘블루원’의 매각과 항만시설관리업체 ‘평택싸이로’의 지분 62.5%를 담분으로 제공한다는 방안을 밝혔다.

 

태영그룹 지주사 TY홀딩스가 지난 2023년 1월 에코비트 보유지분을 담보로 연 이자 13%로 4,000억 원을 대출했기 때문에 지분 50%를 보유한 에코비트를 매각하더라도 확보할 현금이 적을 것이며, 블루원 역시 회원 보증금을 제외하면 매각 대금이 적다는 것이 중론이다.

 

핵심 자회사인 SBS는 방송법상 대기업 지분 제한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최대주주 변경 승인 등 제약이 많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총수일가의 사재출연이 없다는 점도 비판에 나왔다.

 

2012년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이 2,200억 원 규모 사재를 출연해 경영정상화에 실패할 경우 지분을 포기하겠다는 각서를 제출해 워크아웃이 개시된 바 있다.

 

동부그룹은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이 금융계열사 지분을 출연하라는 채권단 요구를 거부해 동부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적이 있다.

포토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