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76)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돌연 철회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2일(현지시간) “두테르테 대통령이 내년에 임기를 마치고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면서 부통령 출마 계획을 접었다”고 보도했다. 두테르테는 이날 자신의 정치적 동반자이자 최측근인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부통령 후보 등록을 마친 뒤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게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다수의 필리핀인들은 내가 자격이 없으며 헌법을 위반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필리핀 여론조사 기관인 SWS가 지난 6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은 두테르테의 내년도 부통령 선거 출마에 대해 “헌법 위반”이라면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두테르테는 5월 정·부통령 선거에 집권당의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집권당 ‘PDP 라반’의 두테르테 계파는 지난달 8일 전당대회를 열고 현직 대통령을 내년 부통령 선거에 나설 후보로 추대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측근인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이 내년에 대통령에 당선된 뒤 사임하면 두테르테가 다시 대통령직을 물려받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심 안 이뤄지길 바라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출마, 딸 사라 대통령 선거를 도울 것 같다.” 아세안 미래포럼이 27일 줌 웹비나(웹+세미나)를 통해 ‘2022 필리핀 대선 전망’이라는 주제로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엄은희 박사의 특별 강연을 했다. 엄은희 박사는 내년 5월 9일 필리핀 대선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딸 사라(42) 다바오 시장의 대통령 후보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으로 출마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녀동반 입후보' 가능성과 야당의 지리멸렬으로 야당으로의 정권교체도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엄 박사는 “내년 필리핀 대선의 포인트는 서필리핀해(남중국해)를 둘러싼 대중관계, 두테르테의 마약과의 전쟁으로 인한 인권문제 등이다. 현재 두테르테는 ICC에 제소된 상황에서 ‘면책특권’을 받을 수 있는 부통령으로 출마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엄 박사는 “현재 두테르테 지지율은 큰 하락이 없다. 부녀 후보 여론조사도 각각 1위를 달리고 있다. 해외 언론들은 그에 대해 이상하다고 폄하하지만 그는 정치기술자다. 그는 당선 이후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궁을 잘 비운다. 정치가 아닌 재벌이나 신흥조직의 비선이 있다는 소문이 났다”면서 통치술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