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 방콕무역관장 ② 태국 출신 블랙핑크 ‘리사’ 인기...‘이태원클라쓰’로 한국음식 불티

 

[방콕=아세안익스프레스 전창관 기자] 태국은 아세안(ASEAN) 제2위 경제대국이자 동남아 역내 최대 제조업 기반을 보유한 중심국가다.

 

CLMV(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및 메콩강 유역 핵심국가다. 무역 거래 시 태국의 바트화 결제가 통용되는, 신남방 대외무역 확대 개척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아세안의 디트로이트'라 일컬어지는 세계 12위의 자동차 산업 보유국이기도 하다. 또한 전기전자 산업의 글로벌 밸류체인 허브국가다.

 

태국은 소위 '코로노믹스'(코로나 쇼크 이후, 세계 경제의 미래상 구축) 시대를 위해 동부경제회랑(Eastern Economic Corridor) 건설과 타일랜드 4.0 구축을 통한 각종 미래산업 육성을 통해 동남아 중심국가로서의 위상 공고화에 나서고 있다.

 

아세안익스프레스가 신축년(辛丑年)을 맞아 신년특집 인터뷰로 "한국 선진디지털 기술의 태국진출 특급파트너"를 자처한 코트라(KOTRA) 방콕무역관 김현태 관장을 만나봤다.

 

 

■ 태국 넷플릭스의 드라마-영화 톱15에 한국 작품 7개 ...‘이태원클라쓰’ 한국음식 ‘붐’ 이끌어

 

[질문] 한국 영화와 공연 그리고 음식 등의 '한류' 현황에 대해 소개해달라.

 

김현태 관장=태국도 미디어 소비가 TV에서 모바일 중심 콘텐츠로 현저히 이동하면서 유튜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인 넷플릭스 등을 통한 한류 콘텐츠 소비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과거와 대비해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미디어 소비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다수의 한국 작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있다. 2020년 태국 넷플릭스에서 상영한 드라마 및 영화 톱 15에 한국 드라마 또는 영화가 7개나 올랐다.

 

특히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태국 정부의 코로나19 록다운 시기에 방영되어 태국인들 사이에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2020년 5월부터 록다운이 단계적으로 해제되면서 레스토랑 내 식사가 가능해지자 태국 내 한국 식당들은 ‘이태원 클라쓰’에 등장했던 순두부찌개, 짬뽕, 콩나물불고기, 홍합탕, 제육볶음, 청국장, 돼지국밥 등의 메뉴를 추가하고 홍보에 적극 활용했다.

 

현지인들의 한식조리 붐으로 한동안 일부 슈퍼마켓에서는 고추장 등 한국 식자재가 동이 나기도 했다. 한인타운 식당가를 방문할 때면 태국 젊은이들로 만석을 이루는 식당들이 쉽게 눈에 띄곤한다.

 

반면, 영화관에서는 아직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타일의 영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한국드라마, K-POP, 공연 등과 대비해서 한국영화는 태국 내에서 초대형 히트작이 나오고 있지 않은 것 같다. 게다가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영화관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편 수 자체도 손가락에 꼽힐 정도였다.

 

2020년 중 극장 상영 한국 영화는 ‘반도’, ‘백두산’, ‘호텔 레이크’ 정도였으며 그 중 ‘반도’가 약 5300만 바트(약 19억 3000만원) 수준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각종 국제영화상을 휩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경우, 비주류 영화 소재였음에도 불구하고 태국인들 사이에서 계층간 갈등을 소재로 한 뜻깊은 영화이면서도 소화하기 어렵지 않고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류스타 무대공연은 팬데믹 이전에는 매달 끊이지 않고 개최되었을 정도로 뜨거운 시장이었으나, 2020년 1분기 이후로는 코로나 사태 발발로 공연이 전무했다. 그렇다고 한류 스타들의 인기가 식은 것은 아니지만 하늘길이 열릴 때까지는 태국 한류 팬들은 온라인 매체나 각종 한류상품, 한식 등을 통해 팬심을 달래야 하지 않을까 싶다.

 

태국은 한류 열풍의 주요 진원지 국가다. 지난 20여년간 꾸준히 한류가 성장해 왔기에 우리나라에서 지속적으로 우수한 콘텐츠 및 상품을 개발하여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면 향후에도 이러한 한류의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 태국 출신 블랙핑크 멤버 '리사'와 방탄소년단-엑소-갓세븐 등 K-POP 뜨거운 인기

 

[질문] 블랙핑크 멤버 태국 출신 리사가 크게 인기다. 현지 반응을 직접 전해 달라.

 

김현태 관장=방콕 시내를 걷거나 차를 타고 움직이다 보면 블랙핑크와 리사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방콕 시내 대형 전광판 광고 등에서 블랙핑크의 삼성 휴대폰, 펩시콜라, 태국 주요 시중은행인 까시껀 뱅크 광고 등을 접할 수 있다. 게다가 태국인 리사는 태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AIS사의 단독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블랙핑크와 리사의 태국 페이스북 팬페이지 구독자 수가 공히 70만 명을 상회하는 수준인 것만 봐도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태국 내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리사가 사이버불링(온라인상 괴롭힘)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태국 젊은이들의 대표로서 민주주의 운동에 참여해달라는 시위대의 요구에 리사가 무응답으로 일관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대다수의 팬들은 리사가 정치 문제에 대해 의사표명을 하거나 침묵을 하더라도, 그건 리사의 권리이며 팬으로서 리사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질문] 방탄소년단 등 K-POP 인기에 대해서도 소개해달라

 

김현태 관장=태국에서도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대단하다. 방탄소년단은 콘서트뿐만 아니라 헌혈 등의 사회 봉사활동이나 다양한 기부활동을 통해서도 좋은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방탄소년단 외에도 엑소, 갓세븐, 샤이니, 투피엠, 아이유, 인피니트 등 K 팝스타들의 인기는 태국 내 매우 높게 형성되어 있다.

 

무역관 내 근무하는 현지인 직원들 중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직원들에게 '한국어를 배우게 된 동기'를 물어보면, '좋아하는 K-POP 스타로 인해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게 됐다'라는 대답이 부지기수일 정도이다.

 

■ 일본 주재 시 태국 음식 팟팍뿡화이댕 매료...태국 부임 해보니 "역시 매력적인 나라"

 

[질문] 관장님의 태국과의 인연과 추천하는 현지음식 등에 대해 소개해 달라.

 

김현태 관장=태국에 부임하기 전 미국과 일본에서 해외근무를 경험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10여년을 근무했다. 동남아에서 근무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었지만 마땅한 기회가 오지 않았었고, 1990년대말 방콕에 출장을 왔던 것이 태국 부임 전 유일한 동남아 국가 방문 경험이었다.

 

일본 후쿠오카 무역관 근무시 태국 국제무역진흥국(DITP) 현지 대표의 소개로 태국음식을 접하면서 태국음식의 맛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그후 나고야 무역관 근무시에는 사무실 근처에 있던 태국식당에 최소 주 1회는 꼬박꼬박 들를 만큼 태국음식을 좋아했다. 그 중에서도 태국 음식의 향취를 품으면서 건강에도 좋은 팟팍뿡화이댕(모닝글로리 요리)은 내 입맛을 완전히 사로잡은 태국음식이다.

 

 

이후, 일본 글로벌 완성차 공급망 진입을 지원하는 사업을 담당하게 되면서 일본 기업인들로 부터 동남아 태국 내의 일본 서플라이 체인에 대해 많이 알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일본 산업이 대규모로 진출한 태국에 내가 근무하게 되면 그간의 일본 주재 경험이 한국기업의 태국 내 글로벌 밸류체인 진입 지원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던 차에 태국에 주재발령을 받아 근무중이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이 맞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태국은 업무를 떠나 개인적으로도 여러 가지면에서 매력이 넘치는 국가임에 틀림없다는 것을 늘 느끼며 생활하고 있다.

 

■ 마치 고향집에 와있는 것 같은 포근함을 주는 나라, 태국

 

[질문] 태국에 대한 이미지를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어떤 것일지?

 

김현태 관장=태국하면 여러 가지 이미지가 떠오르겠으나, 막상 방콕에서 살아보니 ‘마음이 편하다’라는 느낌이 제일 먼저 다가온다.

 

아다시피 태국은 연간 4000여만 명의 여행객이 방문하는 관광대국인데다가 장기 체류자도 많다. 이는 단지 태국이 관광과 더불어 휴양하기 적합한 장소라든가, 물가가 싸고 여행하기 좋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미소의 나라다운 태국인들의 친절한 웃음과 특유의 느긋한 성격이 마치 고향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잘문] 아세안익스프레스 독자에게 소개하고 싶은 꼭 가봐야 할 관광지는?

 

김현태 관장=부임한 지 몇 달 안 지나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 여행 가본 곳이 그리 많지 않아 어디가 가장 좋다는 식으로는 얘기를 못할 것 같다.

 

태국은 좋은 관광지가 워낙 많아 꼭 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휴양을 하고 싶다면 남쪽 지방의 바닷가, 태국 역사와 전통문화에 대해 알고 싶은 경우는 유적지가 많은 북부지방을 추천드리고 싶다.

 

요즘 생활하기에 기온이 제일 좋다는 북부 치앙마이와 치앙라이 지역은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면 바로 여행 가보려고 생각중이다.

 

 

[질문] 관장님의 개인 좌우명, 태국에서 성취하고 싶으신 일은 ?

 

김현태 관장=결과에 상관없이 “항상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자”가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아가는 좌우명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매 순간 도전을 하고 최선을 다하게 된다는 믿음 때문이다. 해외근무 발령을 받을 때마다 항상 몇가지 목표를 세우곤 하는데, 너무 많은 것을 해내겠다는 욕심에 귀임할 때는 정작 하나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해 후회한 적이 많았다.

 

이번 태국 주재 근무시 꼭 달성하고자 하는 주요 목표가 “우리 기업들의 태국진출에 관한 한 어느 누구보다도 잘아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이는 태국이라는 신남방 주요국가에 근무하는 무역관장으로서 당연한 목표이기도하다.

 

■ "새해 빨리 코로나종식 고대... 방콕무역관 내 '태국 스마트시티협력센터' 큰 역할 기대"

 

[질문] 신년을 맞아 관장님이 이루고 싶으신 것이나 바라시는 바를 말해달라.

 

김현태 관장=새해 들어 바라는 것은 무엇보다도 코로나 19가 조기 종식되어 모든 일상이 정상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로나로 인해 지난해 한 해 동안 한국 기업들의 태국 수출에 차질이 생겨애로를 호소하거나 추진중인 프로젝트가 중단 또는 연기된 사례들이 많았다.

 

방콕무역관에서는 이러한 우리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화상상담 및 온오프라인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사업추진을 다양하게 진행하는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한계도 있었던 만큼 하루빨리 정상화되어 양국간 교류가 예전처럼 원활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질문] 이 밖에 코트라가 태국에서 실행해 온 일에 대해 말씀해 달라.

 

김현태 관장=코트라 방콕무역관은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의 태국방문 이후 양국간 고조된 협력분위기를 지속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특히 태국은 국가경제 전체를 도약시키기 위해 태국판 4차산업혁명인 ‘타일랜드4.0’ 정책을 추진하면서 한국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원하고 있다.

 

 

4차산업분야에 앞선 기술 및 경험을 가진 한국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강한 열정을 가진 태국이 협력하는 과정에서 한국기업의 태국 진출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4차산업혁명의 꽃'이라고 불리는 스마트시티 개발에 대한 태국과의 협력을 위해 지난해에 ‘한-태 스마트시티의 날’ 행사를 개최하여 태국 측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한 바 있다. 한국 국토부의 지원 하에 방콕무역관내 ‘태국 스마트시티협력센터’를 개소하여 태국내 프로젝트 발굴과 우리기업의 태국 진출을 지원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동남아 자동차, 전기전자 분야 허브로서 글로벌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태국은 우리기업의 글로벌기업 공급망진입을 위해 매우 유망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개최한 ‘2020 GP Asia in Thailand’를 통해 타일랜드 4.0정책과 맞물린 전기차 분야에서 태국 기업인들이 한국과의 강력한 협력의지를 표명하였는데, 향후 우리기업의 태국진출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기업인들이 태국시장 진출이 만만치 않다고 이야기 하는 경우를 상당수 접하곤 한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태국측이 협력을 희망하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리면 큰 기회가 다가오리라 생각한다.

 

코트라 방콕무역관은 올해도 다양한 사업을 통해 태국 내 유망분야 사업발굴과 진출 지원을 지속해 나가고자 하고 있다. 더 많은 우리 기업들이 태국시장에 관심을 갖고 현지 사업기회를 확대 추진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현태 방콕 코트라 관장은?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전공했다. KOTRA에 입사해 뉴욕무역관 근무와 도쿄무역관 부관장을 거쳐 후쿠오카 무역관장, 나고야 무역관장을 역임하며 해외현지에서 근무했다. 국내에서는 생활소비재산업팀장, 주력산업팀장, 고객전략실장, 정보화지원실장, 디지털혁신실장 직무를 수행했고 현재는 방콕무역관장으로 태국 현지 주재 근무중이다.

 

이외에, '일본규슈 한국남부 초광역 경제권 한·일 합동조사연구회 위원', '일본 규슈 투자지원회 부회장' 그리고 '대한화장품협회 화장품 수출 자문위원'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