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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늘고 있지만 결혼은 감소, 고민에 빠진 인도네시아

지난 10년 동안 결혼 건수 계속 감소... 2023년 합계 출산율 2.1

2023년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 7750만명이다. 인도, 중국, 미국 다음으로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다.  2018년 2억 6700만명에서 5년 동안 1050만명(3.9%) 늘어났다.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Bappenas)는 2045년에 3억 2400만명으로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인구증가율은 점차 감소해 현재 연 1%에서 0.67%로 낮아질 전망이다.

 

인구증가율이 낮아지는 배경엔 결혼을 하지 않거나 미루는 사람들이 매년 늘어나는 사회적 추세에서 찾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통계청(BPS)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에 결혼한 사람은 157만 7천 쌍이다. 이는 2022년 170만 5천 쌍에 비해 12만 8천 쌍(7.5%)이 감소한 수치다. 결혼 건수가 지난 10년 동안 계속 감소하고 있다.

 

결혼이 줄어들면 출산율이 감소한다. 인도네시아의 합계출산율, 즉 가임 여성 1인당 출산율은 2018년 2.23에서 2023년 2.1로 감소했다. 2.1은 인구가 줄어들지 않고 유지되는 기준 수치다.

 

출산율이 계속 하락하면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들어 인구통계학적으로 ‘보너스’라 일컫는 기간이 줄어든다. 보너스는 생산연령 비중이 늘어 소비와 경제성장을 이끄는 것을 말한다.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은 지난 3월 28일 히크마부티(불교학생회 대회) 개막식에서 "인도네시아는 인구통계학적 보너스가 정점에 달하는 2045년이 되면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엄청난 기회와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69.8%가 15세에서 64세의 생산가능인구이고, 중위연령도 30세로 낮아 경제성장 가능성도 높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한국의 46세에 비하면 매우 젊은 연령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45년까지를 보너스 기간으로 보고 있지만 출산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할 경우 보너스 기간이 짧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조혼 풍습이 남아 있는 인도네시아 사회에서 결혼을 미루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회 현상이다. 중앙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6세에서 30세 사이의 청(소)년 층의 미혼비율은 2014년 54.1%에서 지난해 68.3%로 늘어났다.

 

 20대 후반의 인도네시아 청년 A씨는 “취업하기 힘들고 주택 가격도 비싸서 결혼하기에   부담된다”며 “돈을 모아 30대 중반에 결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2023년 8월 기준 인도네시아의 실업률은 5.3%로 인근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다. 특히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실업률은 19.4%로 훨씬 높다. 올해 1월 말레이시아의 실업률은 3.3%다.

 

중앙통계청의 자료에서 2023년 인도네시아의 월평균 급여는 307만 루피아(한화 약 28만원)다. 자카르타에서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3억원이 넘는다.

 

경제적인 부담 외에도 개인주의로 변화해가는 사회 구조, 높은 교육열과 교육비, 여성의 사회적 진출 등이 결혼을 하지 않거나 미루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지 매체 VOI와 인터뷰한 재무설계사 앤디 누그로호(Andy Nugroho)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결혼에 필요한 자금이 결혼비용 뿐만 아니라, 미래에 자녀에게 들어가는 교육비까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스트레이트 타임즈와 8일 인터뷰한 에어랑가 대학의 데데(Dede) 박사는 “젊은 세대가 아이를 싫어하진 않지만 매우 실용적이고, 재정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가족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노동력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 무역부 장관인 무함마드 루트피( Muhammad Lutfi)는 인도네시아가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인프라 개발을 촉진하고 직접 투자를 유치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인적자원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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