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는 7월 23일 영화 '반도'가 개봉되자마자 '부산행'과 '기생충'의 흥행기록을 갈아치우며 태국 내 한국영화 오프닝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연일 박스오피스 1위 고공행진이다. '반도'가 방콕 극장가를 강타하는 와중에 태국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유료 시청자 수를 확보해 나가고 있는 넷플릭스(Netflix)의 드라마 인기순위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태원 클라스'와 '킹덤' 같은 한국드라마가 싹쓸이하더니 현재는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각광받고 있다. 사실 코로나 사태로 대중 한류예술 해외 공연이 잇달아 중단되면서 한류 확산의 상향곡선이 꺾이고 변곡점을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단지 우려를 반영한 말로 여겨진다. 태국뿐만이 아니라 동남아에서 한류는 최고의 콘텐츠로 질적인 측면과 양적인 측면에서 공히 인정 받으며 건재하다. 아닌게 아니라 마약과 해외투자자 성접대 의혹을 둘러싼 ‘버닝썬 사태’가 세상을 어지럽히던 시점에 “5조 ‘K-POP산업’이 흔들리는데 한류 타격없나” 라는 제하의 일부 일간지 기사가 나오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던 적이 있다. 한국 톱스타 연예인들의 해외공연이 주춤해지자 대중문화예술 한류 확산세가 주춤
아세안 10개 회원국의 인구 총합은 대략 6억 5000만 명으로, 전세계 인구의 약 9% 비중을 차지한다. 적지 않은 인구인데 동남아시아의 더 큰 특징은 국가경제의 거의 대부분이 수도에 밀집해 있다는 점이다. ■ 수도에 '몰빵'한 아세안 국가들 수도권 집중개발이 국가 전체에 가져다 주는 경제적 이익은 실로 대단하다. 그러나 아세안 대부분 국가에서 제1도시와 2도시의 차이는 너무나 큰 측면이 있다. 아세안의 성장과 발전에 제1의 도시를 집중해서 살펴봐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마닐라, 자카르타, 방콕, 쿠알라룸푸르 등 인구 1000만 내외의 대도시는 각 아세안 국가산업경제 발전의 발자취이자 미래성장의 견인차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아세안 국가에 핵심도시들이 갖는 지위와 경제중심지로서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다. 도시화율도 중요하다. 한 경제권의 구조를 파악할 때 중요한 부분은 도시의 성장과 과밀화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의 성장 와중에 도시화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도시화에 어떻게 대응하는 지가 그 경제권의 흥망성쇠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실제 2020년 기준 매섭게 성장중인 아세안 국가들의 도시화율은 상당히 높은
아세안익스프레스는 7월 새로운 칼럼니스트로 부산시의회 입법정책담당관실에서 일하고 있는 김민수 정책관을 모십니다. 김 정책관은 어린 시절부터 인도네시아-싱가포르-베트남-두바이 등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문화권의 도시에서 성장하며 이를 바탕으로 각 도시와 도시를 이루는 사람과 비즈니스를 연구하는 직업을 가져왔습니다. 런던대 바틀렛 도시건설경영학을 전공하고 여러 다국적 기업의 인프라사업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부산시 도시계획분야 정책연구위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세안의 각 지역에서 진행이 되었거나 진행될 대형 건설사업을 중심으로 아세안 얘기를 펼칠 예정이니 독자들의 많은 기대를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3년 전 필자는 건설업 유관업계에 꽤나 잔뼈가 굵은 지인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도로공법에 관한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인 기억이 있다. 모두가 비겨야만 끝이 나는 대화 말미에 필자는 "마지막으로, 한국 1호 고속도로가 뭐였지?" 라는 단답형 질문으로 긴 토론 종결을 유도했다. 이에 업계 일류 건설사에서 특급인재로 불리던 한 현장전문가는 "경인 고속도로 아닐까?"라는 의문형 답변을 내놓았다. 이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외곽순환선", "서울도시고속화도로
2020년 6월 25일, 94명의 로힝야(Rohingnya) 난민을 실은 한 척의 배가 수개월을 바다에서 떠돌다 인도네시아 아체 앞바다로 흘러들어왔다. 아체 해양경비대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이 그러했듯 이들을 밀어내려고 했다. 이를 지켜본 아체 주민들이 격렬히 항의하고 난민들을 수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심지어 이들은 정부가 받아주지 않는다면 주민들이 나서서 구조하고 이들에게 잠자리와 먹을 것을 제공할 것이라고 외쳤다. ■ 로힝야, 세상에서 가장 버림받은 민족...역사, 종교, 인종, 사상 얽혀진 문제 결국, 중앙 정부의 허락을 받은 아체 해양경비대는 주민들과 함께 난민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선박 전체를 감싸고 있을지도 모를 위험에도 불구하고 아체 주민들이 로힝야족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을 끌고 감싸 안으며 육지로 내리도록 도와주는 장면은 감동적이었다. 그러나 이들 이외 아직도 수천 명의 로힝야 난민들이 바다를 떠돌고 있고, 또 다른 수십만의 로힝야 난민들은 수용소에서 고통 속에 생활하고 있다. 왜 이들은 이렇게 버림받았으며 이들에게 평화와 안식은 영원히 찾아오지 않는 것일까? 그간 UN과 서구 국가들이 중심이 되어 미얀마 정부에 이 문제의
아세안익스프레스는 7월 동남아의 관문 국가 태국 방콕에서 생생한 현지소식을 전해줄 전창관 기자의 태국세설(泰國世說)을 담은 칼럼 '전창관의 태국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오랜 태국 학습을 통한 글쓰기에서 배어나오는 웅숭깊은 칼럼을 기대해주세요. [편집자 주] [방콕=아세안익스프레스] 태국은 인류사에 있어 가장 오래된 통치형태로 일컬어지는 군주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 존중을 기반으로 한 불교를 토대로 국회 제도라는 다수결 민주주의 원칙을 수용한 입헌군주제의 나라이기도 하다. 태국을 ‘태국으로 만들어내는’ 색깔은 누가 뭐래도 ‘국민=적색(赤), 불교=백색(白), 국왕=청색(靑)’이다. 태국 국기에 있는 ‘색’들이다. 정치 역사적 색채이기도 하다. 태국 국기에 반영된 색은 세 가지다. ‘붉은색’이 국민과 국가를, ‘흰색’은 불교, 그리고 ‘청색’은 국왕을 상징하고 있다. 한마디로 ‘국민을 하늘과 땅의 근간으로 삼아 불교적 정서를 신봉함과 동시에 국왕 수호’를 국체로 삼고 있다. 흔히 태국인들이 자존심이 강한 이유를 “수코타이 왕조 설립 이래 780여년 내내 독립을 잃고 식민지로 전락해 본 적이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든다. 하지만 크게 설득력이 있는 이야
일본인은 누구인가 13. 일본의 조선관: "천황가의 조상이 한반도에서 왔다"는 사카구치 안고 역사관 사카구치 안고(坂口安吾, 1906~1955)는 일본에서 이름난 역사 소설가다. 다자이 오사무, 오다 사쿠노스케와 함께 일본 전후의 '무뢰파' 작가로 필명을 날렸다. 일본의 전국시대 전국을 휘어잡은 무장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 1534~1582)를 주인공으로 한 <織田信長>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내게 소설가보다는 산문가로서 이미지가 훨씬 선명하게 다가온다. 무엇보다도 거기서 나는 그의 역사관을 엿볼 수 있다. 이를 일깨워준 건 재일작가이자 한일고대사 연구가인 김달수 선생이다. 그는 이렇게 회고한다. “지금부터 21년 전인 1951년 발간된 《안고 신일본지리(安吾新日本地理)》의 <고마(高麗)신사의 제적(祭笛)>을 나는 그 당시 한번 읽었었다” 면서 “나는 깜짝 놀라 혀를 내둘렀다”고 토로한다. 그리고는 “그 때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것을 이제 비로소 알았던 것이다(金達寿, 1984, 시리즈 3, 234).” 도대체 무엇을 알았단 말인가? 먼저 <안고 신일본지리>의 「고마신사의 제적」에 실려 있는 글귀에 주목해 보자. 일본
아세안익스프레스는 7월 동남아의 관문 국가 태국 방콕에서 생생한 현지소식을 전해줄 전창관 기자의 태국세설(泰國世說)을 담은 칼럼 '전창관의 태국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오랜 태국 학습을 통한 글쓰기에서 배어나오는웅숭깊은 칼럼을 기대해주세요. [편집자 주] [방콕=아세안익스프레스] 태국이 한 달 넘게 지역 내 코로나 감염 제로(0) 기록을 이어나가는 와중에 인접국 미얀마의 한 매체(Myanma Times)가 지난 6월 29일자 보도를 통해 “태국에서 온 미얀마인들이 코로나 양성반응을 보였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태국 정부 코로나 19 상황관리센터의 ‘7월 1일자 기준 37일째 지역 내 감염자 제로 기록’ 공식 발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상황인 바 세간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전통적으로 우호적이지 않은 태국-미얀마 논쟁 ‘아니 땐 굴뚝 연기론(?)’ 연상 태국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이번 논란의 당사자들은 태국 내 장기체류 외국인 노동자가 아니라 말레이시아에서 거주하던 미얀마인들이다. 귀국 항공로가 불통인 상황에서 육로를 통해 미얀마로 귀환코자 비정상 루트를 통해 태국 남부 송클라 지역을 경유 중 적발되었다는 것이다. 이후, 북부 딱(Tak) 지방 국경지
지난 주에 만난 두 분이나 싱가포르와 동아시아의 미래에 대해 관심이 많으시더라. 특히 싱가포르 선거에도 관심이 많아진 사람이 늘어난 것 같아 조금은 놀랐다. 그래서 7월 11일 발표된 선거결과도 분석할 겸 싱가포르의 정치 현안에 얘기를 해야할 듯 싶다. 1. 야심이 큰 도시국가 '싱가포르' 카르타고와 아테네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역사상 성공한 도시국가들은 적지 않다. 암스테르담이나 베네치아도 이 같은 맥락이고, 근현대 아시아에서는 홍콩과 싱가포르가 대표적일듯 싶다. 대개 도시국가는 지리적 이점에 기반을 두고 인근의 무역상권을 휘어잡으며 막대한 수익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게 된다. 그러다가 세계정세가 뒤바뀌며 몰락하는 스토리를 반복하게 된다. 1990년도 이전엔 평범한 중계무역항에 불과했던 싱가포르는 중국과 일본 한국 등 동북아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배경으로 하고, 전통적인 자원의 보고 아세안의 중심항구로서의 이점을 발판삼아 빠르게 아시아 4룡, 아세안 최대 부국으로 성장한다. 싱가포르를 키운 건 특유의 "엘리티시즘"이 밑바탕이 되었다. 자국의 상위 1% 인재를 세계최고학부로 유학을 보내고, 다시 이들을 고액연봉의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시스템을 안착시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