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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AN 칼럼] 30년 공든탑 ‘한-아세안 협력기금’ 빛나는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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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아세안 대표부 박복희 참사관, 한-아세안 관계발전 및 신남방정책 추진의 물적 토대

 

TV 뉴스나 신문 기사를 통해 한국 대통령이 다른 나라 정상과 회담을 갖고 전략적 동반자관계 구축을 선언하면서 경제교류 및 투자 증진, 상호 인적-문화적 교류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키로 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도 한국과 아세안 11개국 정상들은 한-아세안 미래 관계를 위한 전략적 비전을 향해 노력하고 더욱 긴밀한 협력을 구축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하면서 분야별로 심도깊은 협력을 하기로 약속하였다.

 

그렇다면 한-아세안 정상들간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어디서 재원을 조달하여 사업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나가게 되는 것일까? 한-아세안 다양한 협력사업의 재원에 대해서는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즉, “한국과 아세안의 실질적인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한-아세안 협력기금을 활용한다”라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다만 한국과 아세안 간의 모든 협력사업이 한-아세안 기금을 통해 추진되는 것은 아니다.

 

■ 2019년 약 172억 9420만 원, 한-아세안 협력기금이란?

 

한-아세안 협력기금, 영어로는 ASEAN-Korea Cooperation Fund(AKCF)라고 불리는 이 기금은 1989년 한국이 아세안의 대화상대국이 된 그 다음해에 만들어졌다.

 

명칭 그대로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을 위해 사용되는 이 기금은 1990년 매년 100만 달러(약 12억 3550만 원) 규모에서 출발하여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15주년(2004년)이 되면서 300만달러(약 12억 3550만 원)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2009년, 2014년 두 차례 개최하면서 각각 500만 달러(약 61억 7650만 원), 700만 달러(약 86억 4710만 원)로 점점 커졌다가 신남방정책 천명과 더불어 2019년부터 연간 1400만 달러(약 172억 9420만 원)로 늘어났다.

 

한-아세안 협력기금은 우리 정부 예산에서 조달되지만 아세안이라는 지역기구에 제공하는 국제기구 기여금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일방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한국과 아세안이 어떤 사업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서로 협의하여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기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유념할 사항이 있다.

 

 

우선, 추진코자 하는 프로젝트가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 발전에 기여하는지, 더 나아가 아세안이 추구하는 공동체 건설이라는 비전 달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한다.

 

다음으로 기금 신청주체와 수혜대상에 관련하여, 한국과 아세안의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비영리단체 등은 기금을 통한 사업신청을 할 수 있다.

 

개인이나 기업 등은 지원자격에서 배제된다. 아세안 특정 한 나라에만 혜택을 주는 사업은 지원대상이 될 수 없고, 아세안 전체 아니면 3-4개 이상 국가에 걸치는 사업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 60~70%가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분야에 기금 사용

 

또한 원칙적으로 아세안의 3대 공동체인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공동체와 관련한 다양한 사업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금을 효과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한국과 아세안은 협력기금 이행틀(framework)을 만들면서 기금 집행의 우선분야로 교육, 문화, 환경 세 분야를 지정하였으며, 협력기금 사업의 60~70%는 이 세 분야에 쓰이고 있다.

 

기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기금 신청자는 제일 먼저 사업 제안서를 작성하여 한-아세안 협력기금 관리팀(AKPMT: ASEAN-Korea Programme Management Team, 현재 주아세안 한국 대표부 내에 사무실 운영)에 제출해야 한다.

 

제출된 제안서는 AKPMT의 검토를 거친 후 아세안 사무국으로 이송되며, 사무국이 검토한 후 해당 사업을 소관하는 아세안 10개국의 정부부처의 검토절차로 넘어간다.

 

예를 들면, 한-아세안 대기오염 사업을 추진할 경우에는 아세안 사무국 환경부서에서 검토한 후 아세안 10개국 환경부처들의 승인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다. 10개국 정부부처가 해당 사업을 추진해도 좋다고 승인을 내려주면 그 다음 단계로 자카르타에 상주하고 있는 아세안 10개국 대사들의 모임인 상주대표단(CPR: Committee of Permanent Representatives)의 검토를 받아야 하며, 여기서 승인을 얻게되면 아세안 내 절차는 마무리된다.

 

이후 AKPMT는 해당 사업을 외교부 본부로 넘기는데, 본부 아세안국은 외부 심의위원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 사업 승인여부를 결정하고 여기서 승인 혹은 조건부 승인을 얻으면 절차를 최종적으로 끝나게 된다.

 

설명한 바와 같이 1개 사업이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한국과 아세안의 정부와 유관기관의 검토가 필요하며, 사업의 성격과 내용에 따라 수차례 수정과 변경을 거쳐기도 하는 만큼 사업 승인에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 FLY-직업교육훈련 등 한-아세안 30년간 다양한 사업 ‘협력기금’의 성과

 

협력기금이 만들어진 후 지난 약 30년간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되었고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아세안 젊은 영화인재 발굴을 위해 부산 영상위원회가 추진한 FLY(Film Leaders Incubator) 사업이 대표적이다. 동 사업에 참여하여 한국 영화관계자들로부터 영화제작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았던 미얀마 자이 야 아웅(Zay Yar Aung) 감독은 칸 영화제에 작품이 출품되는 등 '미얀마의 봉준호'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성장하였다.

 

 

또한, 한-아세안 대학생들의 교류 프로그램인 프론티어 포럼의 경우, 2012년 이후 매년 개최되면서 한국와 아세안, 더 나아가 지역 및 국제사회의 현실과 당면과제들을 청년들의 시각에서 분석하고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의미있는 교류의 장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아세안 11개국 정상들이 합의한 주요 협력사업들이 한-아세안 협력기금을 재원으로 하여 추진된다.

 

아세안 경제발전의 근간이 되는 숙련 근로자 양성을 위한 직업교육훈련(TVET: Technical and Vocational Education and Training), 한국 대학에서 박사과정 취득을 지원하는 장학지원, 아세안 재난교육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등이 앞으로 3-5년간 진행될 대표적인 사업이다.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을 위한 의료,방역 물품 지원도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위해서도 협력기금이 사용된다.

 

한-아세안 협력기금은 지난 30년간 한-아세안 협력을 기초를 튼튼히 하는 소중한 마중물로 사용되어 왔다. 한국 외에 일본, 호주, EU, 미국, 중국 등 다른 아세안의 대화상대국들도 각자 협력기금을 만들어 사업들을 추진해오고 있다. 그러나, 10개 가까이 되는 협력기금 중 한-아세안 협력기금이 다른 기금보다 더욱 아세안의 수요에 기초하여 아세안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기금이라는 평가를 아세안측으로부터 받고 있다

 

주아세안 대표부는 한-아세안 협력기금을 총괄하여 관리하고 집행하는 주체로서 동 기금이 지금과 같은 좋은 평가를 계속 유지하면서 여러 정세 변화에 맞춰 아세안의 필요를 채워주고 한-아세안 관계 발전에 기여하는데 쓰일 수 있도록 힘써 나가고자 한다.

 

주아세안 대표부 박복희 참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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