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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재의 緬甸 통신⑨ 반세기 만에 개방되는 미얀마 증권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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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재의 緬甸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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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기업 5개 주식계좌 4만 개 불과...전체 시총도 5000억원이지만 '미래가치' 주목

 

전세계 주식시장이 신종바이러스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조심스럽게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시장이 하나 있다.

 

바로 미얀마의 주식시장인 '양곤 스톡 익스체인지' 줄임말로 'YSX'가 그 주인공이다. 동남아시아 금융시장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고 해도 미얀마의 주식시장의 존재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2016년에 본격적인 문을 연,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늦게 태동한 현대적 증권거래소이자 가장 작은 규모의 시장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상장된 기업의 숫자는 5개에 불과하고 전체 시총도 5000억원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작다 (인접국 태국의 상장회사는 600여 개에 이른다). 

 

이런 소규모의 미얀마 증권거래소(YSX)가 최근 국제적 관심을 끄는 이유는 오는 3월 20일부터 본격적으로 외국인의 거래 참여를 허용하기 때문이다. 일정 정도의 규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미얀마에 거주하는 외국인이어야 하고, 외국인 지분은 기업전체 지분의 35%를 넘어설 수가 없도록 정해졌다. 이 외국인 지분에 대한 내용은 개별 회사가 내부 규정에 따라 결정하게 되어 있다.

 

앞으로 거래를 원하는 외국인은 양곤시내 증권거래소에 가서 계좌를 개설하면 실제로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기 때문에 지난해부터 미얀마 언론들은 "역사적 조치"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미얀마 정부 역시 이번 조치가 지난 4년간 침체 일로를 걷고 있던 YSX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한껏 기대하고 있다. 지난 50년을 지속해온 군부정치 시절 외국인 자본을 줄곧 배척하기만 했던 전력을 고려할 때 미얀마의 정치경제가 차츰 개방의 길을 걷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1. 동남아시아의 새로운 시장...개혁개방의 상징

 

그런데 미얀마의 증권시장의 역사는 그리 짧은 편은 아니다. 이미 식민지 시절인 1930년 '랭군주식거래소' 라는 이름으로 2차대전 직전인 1941년까지, 그리고 독립을 한 이후인 1950년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 활발하게 거래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1962년 집권한 군부가 강력한 사회주의 정책을 시작하면서 기업을 국영화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주식시장이 폐쇄된 것. 그러다가 2010년 개혁개방 정책으로 부활이 본격화돼 2015년 초반 개혁개방정책의 핵심으로 재개된 것이다. 

 

미얀마 금융시장이 일본과 가진 특별한 관계도 주목할 만하다. YSX 역시 미얀마 대부분의 은행과 금융기업들이 일본의 기술과 자본의 도움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인 방식을 택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설치를 고민하던 당시의 떼인세인 정부는 일본의 다이와 그룹과 일본의 거래소의 IT시스템을 운영하는 재팬익스테인지그룹과의 기술 및 자본 협력을 통해서 증권시장을 출범시켰다.

 

이는 미얀마의 미래가치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일본의 국가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때문에 미얀마의 외국인투자 허용에 가장 먼저 관심을 내비치는 국가나 개인도 현재는 일본인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현재 등록된 5개의 미얀마 기업을 살펴보는 것도 현재 미얀마의 경제현황을 간략하게 알아 볼 수 있는 대목일 것이다. 5개의 상장회사 는 다음과 같다.

 

  1. First Myanmar Investment Public  Co Ltd, 
  2. Myanmar Thilawa SEZ Holdings Public Co Ltd,
  3. Myanmar Citizens Bank Ltd, 
  4. First Private Bank Ltd, 
  5. TMH Telecom Public Co Ltd. 

 

2. 아직까지는 신데렐라 찾기 어려운 게 현실 
   
미얀마 제1호 상장기업인 FMI는 미얀마 최대의 대기업인 SPA 그룹 산하의 전문투자 기업으로, 주로 부동산에 치중되어 있지만 관광 금융 등과도 연관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이 회사를 말하기 위해서는 '떼임 웨(Theim Wai, 67세)' 라는 미얀마 최고의 부호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계 미얀마인인은 그는 일찌감치 베이징과 홍콩 싱가포르를 오가며 사업을 일구었고, 특히 부동산 사업에서 아세안 큰 손으로 성장해왔다.

 

2013년 포브스아시아가 선정한 싱가포르 재벌순위 38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미얀마에서도 1990년대 초반 이후 투자를 이어와 미얀마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인물이다.  

 

 

2호 기업인 MTSH(띨라와 SEZ 홀딩스)는 일본과 미얀마의 합작 관계를 상징하는 회사다. 2014년 경제특구법을 만든 미얀마 정부는 양곤 남쪽 양곤강 하구에 5027에이커(약 600만 평)의 부지를 확보하고 앞으로 십수년간 약 2조 원을 투자해 글로벌 로지스틱스와 섬유산업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다.

 

동남아에서 활약하는 일본의 알만한 제조업체들이 대거 참여하고 호텔 및 각종 서비스업체도 총출동하는 이 거대사업은 경제수도 양곤의 지도를 바꿀만한 사업으로 평가된다. 향후 거대 항만시설까지 예정되어 있어 미얀마 정부는 이곳을 거대한 "자유무역지대"로 만들 수 있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기도 하다.  

 

3호와 4호 기업은 미얀마에서 비교적 일찍 문을 연 시중은행이 차지했고, 5호 기업은 비교적 소규모의 통신기업이 올라와 있다. 이 통신기업은 주로 중국의 ZTE와 화웨이의 기술과 자본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기업공개된 은행과 통신사는 미얀마 소매시장에서 주도권을 행사는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브랜드의 위상도 낮고 실제 거래금액도 작은 편이어서 미래 가치가 그리 높게 평가받는 것은 아니다. 

 

대체적으로 엄격한 회계기준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증권시장의 특성상 아직까지 미얀마에서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일반인들의 자금을 끌어올만한 매력이 있는 기업은 턱없이 적은 편인 것이 사실이다. 3월 20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미얀마 자본시장에 외국인들의 관심이 그리 크지 않은 이유가 되기도 한다. 

 

현재 미얀마에서 증권계좌수는 4만 여개 정도로 추산된다. 한국에서 증권계좌가 전체 국민인구보다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1/1000 정도의 수준에 불과하다.

 

미얀마에서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당장 인터넷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직접 미얀마에 와서 거주등록을 하고 계좌를 열어야 한다는 것도 사실상 아직은 개방을 했다고 표현하기 어려운 수준일 수 있다. 그러나 10년 뒤 이 작은 시장이 어떻게 변모할 지 기대해 보는 것도 꽤나 흥미로운 작업이 될 지도 모르겠다. (0318)

 

정호재는?
기자 출신으로 현재 싱가포르와 미얀마에서 아시아학을 공부하며 현지 시장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태국의 탁신,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캄보디아의 삼랑시 등 동남아 대표 정치인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관련 책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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