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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여사, 감옥서 풀려나 가택연금 ‘미얀마 군부 노림수’는?

군부, 국제사회 압력 완화 위한 제스처...지난해 6월부터 네피도 교도소 독방

 

 

전 미얀마 국가 고문 아웅산 수치(Aung San Suu Kyi) 여사가 교도소에서 풀려나 가택연금 상태로 바뀌었다.

 

현지 미디어 이리와디는 26일(현지시간)자로 “미얀마 군사정권이 국제 사회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아웅산 수치 여사를 교도소에서 가택연금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산다르 민(Sandar Min) 국가민주연맹(NLD)의 전 중앙위원의 말을 전해 보도한 바 있다.

 

다음날인 28일에는 AFP통신이 NLD 소식통을 인용해 “수치 여사가 지난 24일 교도소에서 풀려나 가택연금으로 전환됐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수치 여사가 교도소에서 나온 뒤 미얀마 하원의장을 만났고, 방문 중인 덩시쥐안 중국 아시아 담당 특사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군부 통치에 반대하고 있는 국민통합정부(NUG) 대변인은 “상황이 개선됐다는 소식은 환영하지만 양심수라는 그녀의 현재 상태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쿠데타 첫날 가택연금, 지난해 6월부터 교도소...전 군부정권 15년간 가택연금

 

군부는 문민정부가 전체의 83.2%에 달하는 의석을 석권하며 승리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면서 2021년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첫날부터 78세의 수치 여사를 가택연금했다.

 

이후 지난해 6월에는 비공개 군사재판을 통해 네피도 교도소 독방에 수감했다. 수치 여사는 쿠데타 이후 구금된 이후 단 한 번만 목격되었다. 네피도의 맨 법정에서 찍은 거친 국영 미디어 사진이 유일했다.

 

이번 쿠데타 이후 가택연금은 이전의 군사정권 기간 동안 가택 연금과는 크게 다르다. 이전 군부정권 하에서, 수치 여사는 1989년부터 2010년까지 21년 중 거의 15년을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으로 가택연금 상태에서 보냈다.

 

 

당시 수치는 상업 중심지 양곤에 있는 식민지 시대 가족의 호숫가 저택에서 살았다. 정기적으로 그녀의 정원 벽 반대편에서 군중들에게 연설을 했다.

 

현재 군부는 수치 여사에 대해 부패, 불법 무전기 소지, 코로나바이러스 제한 위반 등으로 비공개 군사재판으로 총 33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수치 여사는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수치 여사의 연금된 곳은 네피도의 정부 고위 관리들이 사용하는 주택단지로 알려졌다. 외부 보안이 철저한 지역이다.

 

■ 미국의 강경조치-ASEAN 외교부 장관 성명 등 국제 압력 대응 제스처

 

군부정권이 수치 여사를 가택 연금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소문은 지난 7월 9일 돈 쁘라믓위나이 태국 외무장관이 아웅산 수치 여사의 면담했다는 사실을 공개되면서 처음 나왔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외무장관 정상회의에 참석한 돈 장관은 수치 여사와의 면담을 공개하면서 “억류 중인 미얀마 지도자 수치 여사가 쿠데타로 인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회담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태국 외교부 장관의 수치 여사 면담은 국제사회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군부의 제스처이자 ‘인질외교’라는 비판도 동시에 나왔다.

 

 

그동안 유엔,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중국 특사들의 수치 여사 면담 요청을 거부해왔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압박에 대한 외교적인 대응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미국은 최근 일련의 국제사회의 대 미얀마 군부정권에 대한 강경조치를 연속 내놨다. 최근 정권의 국제 금융 거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미얀마 국영 은행 2곳에 제재를 가했다.

 

ASEAN은 미얀마에서의 폭력을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했다. 또한 미얀마에 대한 평화 계획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2021년 말부터 군사 정권 지도부가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것을 금지했다.

 

■ 1년간 비상사태 이후 총선 ‘정권 약속’ 세 번의 연장...네번째 준비?

 

군부는 쿠데타 시 1년간 비상사태가 끝나면 총선을 통해 국민을 지지한 세력에게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비상사태를 1년 연장, 또 총선 2년이 되는 올해 2월 1일 6개월을 연기했다. 이마저도 7월 31일부터 6개월 더 비상사태 연장하겠다는 언급을 자주 하고 있다.

 

이는 세 번의 연장으로 헌법을 위반한데 더해 네 번째 연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지난 3월에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소속 NLD을 비롯한 40개 정당을 해산했다.

 

 

특히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분류한 정당이나 후보의 총선 출마를 금지시켜 NLD 등 사실상 반대세력의 총선 출마를 막고 장기 집권하기 위한 조치로 지적을 받았다.

 

한편 군사 정권은 반체제 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무차별 공격으로 사망한 민간인들을 포함하여 3800명 이상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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