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양수의 Xin chào14] 급속결혼, 죽음을 앞두고 치러지는 혼례
베트남에는 집안에 상을 당하면 결혼을 미루는 관습이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 부모상을 당했을 때는 특히 엄격하여, 전통적으로는 삼년상(三年喪)에 준하는 장기간의 애도 기간에는 혼인을 비롯한 모든 경사를 삼가는 것이 마땅한 도리로 여겨졌다. 이는 단순한 형식적 규범이 아니라, 죽은 이를 충분히 애도하지 않은 채 산 자의 기쁨을 앞세우는 행위는 윤리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는 사고방식에 기반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윤리적 규범은 언제나 현실의 조건과 조화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이 관습이 현실과 충돌하는 순간, 그것은 오히려 또 다른 비극을 만들어낸다. 이미 결혼식을 앞둔 청년에게 삼 년에 가까운 시간은 지나치게 길다. 특히 혼인이 개인의 선택을 넘어 가문과 공동체의 문제로 인식되는 사회에서, 결혼의 지연은 개인의 삶 전반을 좌우하는 중대한 사건이 된다. 이 지점에서 베트남 사회가 선택해 온 하나의 우회로가 바로 ‘급속결혼’이다. 이 관행은 베트남어로 “cưới chạy tang”(상을 피해 급히 치르는 결혼), 또는 “cưới gấp khi có tang”(상중에 급히 치르는 결혼)과 같이 표현된다. 표현 자체가 말해주듯, 이는 축복된 출발이라기보다 피할 수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