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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미국보다는 중국과 손을 잡겠다”

아세안에서의 영향력, 올해 처음으로 중국이 미국을 앞질러… 라오스와 태국은 미국에서 중국으로

 

“미국과 중국 중 하나와 협력해야 한다면 어디를 선택하겠는가?”

 

아세안 국가들이 미국보다는 중국과 협력하겠다는 비율이 올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싱가포르의 동남아연구기관인 ISEAS – 유소프 이삭 연구소(ISEAS-Yusof Ishak Institute) 가 4월 2일 발간한 <2024년 동남아 현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아세안에서 중국에 대한 인기가 작년 38.9%에서 올해 50.5%로 상승했다.

 

이러한 경향은 말레이시아(54.8% → 75.1%), 인도네시아(53.7% → 73.2%), 라오스(41.1% → 70.6%), 브루나이(55.0% → 70.1%), 태국(43.1% → 52.2%)에서 두드러졌다.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BRI, Belt and Road Initiative)와 탄탄한 무역 및 투자 혜택을 크게 받은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에서 중국에 대한 선호도가 20% 이상 증가했다.

 

 

반면 미국은 지난해 61.1%에서 올해 49.5%로 인기가 하락했다.

 

여전히 필리핀(78.8% → 83.3%), 베트남(77.9% → 79.6%), 싱가포르(61.1% → 61.5%)는 미국에 지지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미안마(67.8% → 57.7%), 캄보디아(73.1% → 55.0%)에서는 인기가 하락했다. 

 

특히 라오스(58.9% → 29.4%)와 태국(56.9% → 47.8%)에서는 미국에 대한 지지도가 꺾이며, 중국으로 선호도가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미국에 대한 선호도가 정체하거나 감소하는 가운데 필리핀의 선호도가 증가한 것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진출하려는 의도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과 동맹을 맺은 데 따른 것이다.

 

 

“향후 3년간 중국과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할 것으로 보는가?”란 질문에서는 낙관적으로 보는 견해가 지난해 38.7%에서 올해 51.4%로 늘어났다.

 

인도네시아(68.3%), 라오스(68.2%), 말레이시아(65.3%)가 가장 낙관적이며, 응답자의 다수가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기대했다.

 

싱가포르(46.5%)와 미얀마(46.0%)는 중국과의 관계에 가장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며 현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대립으로 악화될 것(61.0%)으로 응답했다.

 

“중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잠재적으로 악화시킬 수 요소는 무엇인가?”란 질문에서 44.3%가 자국 내에서 중국의 경제적 지배력과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선택해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우려는 태국(56.3%), 미얀마(53.2%), 필리핀(51.6%), 캄보디아(51.2%)에서 두드러졌다.

 

2위는 남중국해와 메콩강에서의 중국의 강압 전술(37.2%)로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에서 높게 나타났다.

 

3위는 자국의 외교정책을 보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경제 도구와 관광을 활용(35%)하는 것을 꼽았고 지난해 2위를 차지했던 내정간섭은 38.0%에서 33.5%로 줄어들었다.

 

미국을 전략적 파트너이자 지역 안보 제공자로 신뢰하지 않은 비율도 지난해 32.0%에서 올해 40.1%로 늘어났다.

 

부정적으로 응답한 나라는 인도네시아(60.7%), 브루나이(58.5%), 말레이시아(52.5%)이며,필리핀과 베트남은 미국의 안보우산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이는 2023년 5월 미국과 필리핀의 국방협력강화협정(EDCA) 체결, 2023년 1월 미국과 베트남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데에 따른 것이다.

 

 

“미국이 세계 평화, 안보, 번영, 거버넌스에 기여하기 위해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고 확신하는가?”라는 질문에서는 지난해 54.2%에서 올해 42.4%로 감소했다. 불신도는 26.1%에서 37.6%로 높아졌다.

 

아세안에서 가장 신뢰하는 나라는 일본(58.9%)이 1위, 미국(42.4%)은 2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EU(41.5%), 중국(24.8%), 인도(24.2%)가 뒤를 이었다.

 

이 조사는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 10개국의 정책입안자, 언론인, 사업가 및 전문가 1994명을 대상으로 지난 1월 3일부터 2월23일까지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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