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에 대한 그리움이 스크린으로 느낀 감동 때문에 더 사무쳤다. 아세안문화원 주최로 3.12~25일 간 선보인 ‘제2회 아세안 영화주간-온:택트’에 참가했다. 코로나 19 시대에 맞추어 오프라인 상영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영도 병행되었다. 여러 사정으로 캄보디아, 라오스 작품이 제외되긴 하였으나 아세안 영화 총 15편을 무료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왜 이제야 아세안 영화를 접하게 되었는지” 탄식이 나올 정도로 아세안 영화에 대한 편견을 깨준 시간이었다. ■ 영화를 매개로 한 아세안 간접 경험...더 가까워졌다 영화는 현실의 거울이자 꿈의 공장이라고 한다. 모든 영화가 그 나라의 풍경이나 상황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영화는 그 나라를 엿볼 수 있고, 그들의 꿈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모두 항공편으로 5시간 안에 갈 수 있는 가깝지만 현재는 갈 수 없는 아세안 국가. 그런데 비록 쉽게 접할 수 없는 아세안 영화로 특히 무료로 볼 수 있다니! 이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었다. 외교부 근무하면서도 아세안 영화를 접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아세안 협력기금 사업으로 부산영상위원회에서 진행하던 한-아세안 차세대 영화인재 육성사업을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아세안이 더욱 그립다. 그래서 출장 갔던 시간과 장소, 관광과 쇼핑 등이 그립다. 특히 아세안 출장비를 훌쩍 넘어 사재기 한 제품들이 눈에 아른거린다. 그러고보니 필자가 외교부 퇴사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외교부 아세안 협력과 7년 근무 시 분기별로 1번, 총 25번의 출장을 다녔다. 물론, 모두 아세안 국가로 퇴사 전까지 10개국 모두를 방문하였다. 사실, 퇴사하면서 가장 아쉬울 것으로 예상한 것은 '공짜'로 갈 수 있는 아세안 출장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공교롭게 퇴사와 동시에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다니! 외교부에 있었어도 출장을 가지 못하니 그나마 위안(?)을 삼아야 할까. 하지만, 코로나19, 퇴사를 넘어 필자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사실이 있다. 바로 아세안 출장 시 꼭 사오는 제품들이 동이 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세안랩 유튜브 콘텐츠로 아세안 출장 시 사오는 것들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는데 현재까지 꽤 높은 조회수를 자랑하고 있다. 값싼 물가에 가성비가 좋은 아세안 제품들, 출장비를 훌쩍 넘겨 '사재기'해오던 제품들. 아세안에 대한 향수를 담아 이번 칼럼에서 소개해보고자 한다. ■ 프랑스 명품 에르XX 퀄리티의 저렴한
미얀마는 잘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나라다. 고백하건데 필자는 스스로 아세안 전문가라 칭하면서도 아세안 개별 국가 하나하나 속속들이 다 알지는 못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모르는 국가를 꼽으라고 하면 미얀마가 아닐까 싶다. 2014년, 미얀마에서 개최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마친 후 경험한 미얀마 맥주의 알싸한 향기와 맛에 반해(?) “아세안에 뼈를 묻을 거예요” 라는 말을 내뱉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3회차 김시은의 아세안랩 참조). 아마도 다른 9개국에 비해 출장 기회가 적었고(사실, 2014년 출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10개국이 함께 모이는 자리에서 보면 미얀마 사람들이 얌전한 성격에 수줍음이 많아 다른 국가들에 비해 친한 동료이자 친구들을 많이 못 만든 탓이었던 것 같다. 알고 나면 티 없이 맑고 한없이 모든 것을 내주는 미얀마 사람들인데, 더 가까워지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2월 첫날 새벽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것도 안타깝기만 하다. ■ 미얀마의 다채로운 매력을 담은 사랑 고백서 “나는 왜 미얀마와 사랑에 빠졌을까” 우연히 알게 된 이 책을 홀린 듯 바로 구매하였다. 아마도 미얀마에 더욱 다가가고 싶은 나의 갈
1989년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이후 1990년부터 시작된 한-아세안 협력사업은 역사만큼 다양한 협력사업이 있다. 이 중에서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사업을 이어오는 기관이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대전대학교다. 2013년, 처음 외교부 한-아세안 협력사업 전문관으로 근무할 때 이러한 장기 사업들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정말 성과가 있는지, 첫 단추가 잘 끼워져 운으로 이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아니면 윗선에서 “밀고” 있는 사업은 아닌지. 의심의 물음표는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리고 다짐했다. 이러한 의심이 든 이상 장기 사업들은 더욱 철저하게 검증해야겠다. 그리고, 부실하게 이어져온 것이라면 반드시 종료시켜 다른 기관들에게 더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사실, 대전대학교 사업은 이러한 의심의 가장 꼭대기에 있었다. 한-아세안 대학생 간 교류를 증진시키고자하는 무수의 대학교 중 왜 대전대학교인가. 2014년 한-아세안 협력사업 심사를 앞두고 나는 이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아니, 사업을 종료시킬 명분이 있다고 확신한 채) 대전대학교로 향했다. ■ 오해는 애정으로, 첫눈에 매료된 대전대학교 대전대학교는 대전역에서 차로 약 10분, 그리
코로나19로 인하여 전 세계가 연초 계획과 완전히 다르게 흘러가는 한해다. 지난해까지 외교부 아세안협력과에서 근무할 때가 생각난다. 아세안 업무의 특징은 업무 시기나 흐름이 예측이 가능하다. 통상적으로 매년 초부터 11월 초 아세안 의장국에서 개최되는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위해 준비회의를 하며 달려간다고 보면 된다. 스케줄은 빡빡하면서 빠르게 흘러간다. 예를 들어 3~4월 대사급 회의, 5~6월 차관급 회의, 7~8월 장관급 회의 등이다. 1년을 마무리하는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가 끝나면 비로소 한해가 잘 마무리되었다고 안도하곤 한다. ■ 한-아세안 관계의 꽃,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이러한 루틴에 벗어나서 한-아세안 관계가 비약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사건’도 있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다. 한국과 아세안은 1989년 대화관계 수립 이후 2009년, 2014년, 2019년 등 10년 안에 세 차례에 걸쳐 국내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열었다. 특히,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된 2014년 제2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이후 우리나라 때문에 ‘아세안 외에서의 특별정상회의 개최는 10년 이상 주기로 개최된다’라는
아세안(ASEAN) 10개국은 인종·면적·종교·경제현황 등에서 복잡 다양하다. 이러한 다양함 속에서 아세안은 다수의 회의체(아세안 간 회의, 아세안+1, 아세안+3, EAS 등)를 주도하고 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은 아세안 속에서도 이를 주도하는 국가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다양한 환경 속에서도 동등한 위치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아세안이다. ■ 다양함 속에서의 조화: 알파벳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다만, 매년 주도하는 국가가 로테이션 된다는 점, 아세안의 방식은 알파벳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점만 명심하면 된다. 그렇다. 제목의 ㅇㅇㅇ은 바로 알파벳이다. 알파벳순만 기억해도 반 이상은 정리된다는 점을 명심하며, 아세안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이번에 아세안의 방식으로 주제를 잡은 이유는 필자의 저서인 ‘아세안랩’ 발간 후, 의외로 이 내용이 신기하고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교부 아세안협력과에서 근무하면서도 회의 행정을 준비하지 않았으면 아세안의 방식에 대해 모르고 지나쳤을 수도 있다. 필자의 경우 한국에서 개최된 2014 한-메콩 외교장관회의, 2017 한-아세안 다이얼로그 등의 행정을 맡
코로나가 지구촌을 공습했다. “이제 어쩔 수 없이 앞으로 세균들과 인간이 동거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 터져나올 정도로 ‘팬데믹’ 쇼크는 모든 분야에서 공포로 몰아넣었다. 당장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연일 확진자 알림판은 줄지 않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충격파를 던졌다. 특히 하늘길이 막히고 해외 여행길이 막혀 ‘여행’을 꿈꾸던 이들에게 절망과 답답함이 계속되었다. 그렇다면 국내 여행도 쉽지 않은 요즘, 실내에서 아세안(ASEAN)을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솔깃하지 않은가? ■ 가상현실으로 아세안 10개국 문화유산...코로나19 시대 해외여행 바로 부산 아세안문화원에 구축된 아세안 10개국 문화유산을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로 구현한 체험실에 관한 이야기다. 이 역시 한-아세안 협력기금을 통해 진행이 되었다. 공식 명칭은 ‘아세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디지털 헤리티지 콘텐츠(Digital Heritage Contents) 개발 사업’이다. 문화유산기록보존연구소에서 진행하였다. 사업의 시작은 2014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성과사업으로 추진된 부산 아세안문화원 개원을 준비하면서였다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외교부’의 ‘인사이더’는 어떤 사람들일까. 아마 외무고시(현재는 국립외교원)에 5급 공채로 합격하여 입부한 외무공무원, 그 중에서도 북미, 동북아, 북핵 관련 업무를 거쳐 간 외교관일 것이다. 현재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유리천장을 깨긴 했지만, 역대 장·차관, 차관보, 한반도본부장 등 외교부 고위급 인사들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예외없이 이 공식이 적용되었다. ■ 외교부 인사이더 VS 아웃사이더,,,퇴사 후 아세안 ‘민간 외교관’ 선언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외교부 ‘아웃사이더’였다. 외교부에서 흔치 않은 민간 전문관 자리, 그것도 ‘인사이더’와는 거리가 먼 ‘아세안협력과’에서만 7년을 근무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굴하지 않았다. 외교부가, 함께 일한 외교부 사람들이, 그리고 무엇보다 아세안 사람들과 함께한 아세안 업무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퇴사를 결심하면서 가장 먼저 한 생각은 민간인 입장에서 경험한 외교부 아세안 업무 그리고 아세안의 매력에 대해 널리 알려야겠다는 것이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그리고 나의 퇴사 시기(2019년 12월)와 너무 멀어지지 않는 시점에 책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퇴사 후 약 6개월 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