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정치적 가문 정치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전 대통령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80)에 참패했다. 지난 14일 현지 매체 인콰이어러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가문의 ‘정치적 아성’인 다바오시에서 시장으로 옥중출마해 부시장 후보로 나선 막내아들 세바스티안과 85% 압도적 표차로 동반 당선됐다. 두테르테는 대통령 당선 전 22년 동안 다바오시 시장직을 역임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장남인 파올로와 손자 오마르 빈센트는 다바오시 하원의원에 당선됐으며, 또 다른 손자 로드리고 2세는 다바오 시의원에 당선됐다. 지난 대선에서 두 가문은 손을 잡고 선거에 나섰다. 결과 마르코스가 대통령, 두테르테 딸인 사라 두테르테가 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마르코스 대통령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을 대통령 재임 시절 ‘마약과의 전쟁’을 명목으로 자국민을 대량 학살한 혐의를 받고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수감했다. 또한 오는 7월에는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이 탄핵심판에 오른다. 19일(현지시간) 필리핀 현지매체 인콰이어-래플러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치러진 중간선거(총선·지방선거)의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필
1월 28일 마닐라 리잘공원 끝에 위치한 퀴리노 그랜드스탠드 광장. 낮부터 대형 스피커에서는 행사의 흥을 돋우는 음악이 연신 흘러 나오고 수만 명의 사람들이 크고 작은 필리핀 국기를 흔들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 연예인과 가수들은 번갈아가며 노래와 행사 분위기를 북돋았다. 밤이 되자 스탠드에 차려진 대형 무대는 조명 불빛으로 화려하게 빛났다. 흰색 반팔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입장한 봉봉 마르코스 대통령은 웃는 얼굴로 마이크를 잡았다. 편협한 정치적 이해관계를 갖지 않고,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새로운 필리핀을 만들자고 말했다. 연설 말미에는 큰소리로 ‘바공 필리피나스(신 필리핀)’를 외치며 새로운 필리핀을 알리는 비전을 선포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인권 대통령의 선포식이기도 했다.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 겸 교육부장관은 봉봉 대통령이 오기 전 자리를 떠났다. 같은 날,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1400킬로미터 떨어진 다바오 시에서는 헌법 개정을 반대하는 기도 집회가 열렸다. 공교롭게도 마닐라의 리잘공원과 같은 이름을 지닌 리잘공원 옆 광장이었다. 마닐라와 마찬가지로 기도회라기보다는 축제에 가까웠다. 수천 명의 참석자들이 손에 깃발을 흔들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