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재정적자(Budget Deficit)이 늘어나 2024년 연방재정적자 규모가 1조 8,400억 달러(원화 약 2,423조 원)에 달하고 있다.
고령층을 위한 사회보장은 늘어나지만, 이를 뒷받침할 세금수입(이하 ‘세수’)가 부족한 실정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와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각자 세수 확보를 위한 정책을 내놓지 않아, 미국 재정적자가 더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 총 국가부채만 35조 7,000만 달러…급증하는 사회보장 지출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2024년 회계연도 (2023년 10월~2024년 9월) 기간에만 총 4조 9,200억 달러(원화 약 6,851조 1,000억 원)의 수입을 거두었지만 6조 7,600억 달러(원화 약 9,410조 5,960억 원)를 지출하면서 적자 규모가 1조 8,400억 달러(원화 약 2,561조 4,640억 원)로 추정됐다.
미국 노령연금인 ‘소셜 시큐리티’(Social Security)와 고령자 의료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 비용 역시 2023년도 회계연도 대비 10% 가량 증가했다.
고금리에 부채 이자 비용이 2023년 대비 34% 급증한 9,500억 달러(원화 약 1,308조 9,5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의 이자비용이 미국 국방부 예산보다 높은 액수다.
미국 재정 적자는 가파르게 증가 추세다. 코로나19(COVID-19) 확산하면서 막대한 임시보조금이 투입되면서 재정적자는 2020년에 3조 1,300억 달러(원화 약 4,358조 5,250억 원), 2021년 2조 7,700억 달러(원화 약 3,857조 2,250억 원)를 기록했다.
2022년 1조 3,700억 달러(원화 약 1,907조 7,250억 원)로 줄어들었고 2023년 1조 6,900억 달러(원화 약 2,353조 3,250억 원)로 늘어났다.
2024년에도 적자 규모가 증가하면서 미국의 총 국가부채 규모는 35조 7,000억 달러(원화 약 4경 9,715조 원)까지 늘어났다.

◆ 국가 부채 우려 목소리 사라진 美대선…10년간 3.5조~7.5조달러↑
재정적자의 문제점은 줄어들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11월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이하 ‘대선’)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재정투입이 전제된 공약을 내세우는 중이다.
미국 대선 현장에선 국가 부채를 우려에 대한 목소리는 이미 찾을 수 없다.
초당파적 성격인 비영리기구인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향후 10년간 미국 재정적자가 7조 5,000억 달러(원화 약 1경 449조 7,500억 원)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트럼프의 키워드는 ‘감세’다.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절 당시를 생각하면 2017년 ▲법인세 인하 ▲개인소득세 과세 지표 조정 ▲표준 공제액 증가 등의 감세정책과 ‘일자리법’(TCJA)을 시행했고, 이 법의 영구 시행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은 10년간 5조 3,500억 달러(원화 약 7,456조 2,95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CRFB의 전망이다.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의 감세 정책에는 반대했지만, 지지율을 확보하기 위한 사회보장 정책을 내놨다.
연봉 40만 달러(원화 약 5억 5,764만 원) 미만인 중・저소득층에 TCJA를 연장한다는 공약을 내세웠으며, 자녀 세액 공제와 소득세 공제를 크게 확대한다는 정책도 내놨다.
해리스의 공약이 시행될 경우 미국 재정적자는 3조 달러(원화 약 4,181조 7,000억 원)이 늘어날 것이고, 자네 세액 공제와 소득세 공제를 시행할 경우 미국 재정 적자는 1조 3,500억 달러(원화 약 1,882조 350억 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CRFB는 예측했다.

◆ 적자의 ‘악순환’의 굴레…지금은 ‘재정적자’시대
미국 재정적자는 곧 국채금리로 이어지게 된다. 대규모 재정적자는 국채 발행이 증가하면서 투자자들은 높은 보상(기간 프리미엄)을 요구하면서 국채금리가 오르는 구조기 때문이다.
주요 헤지펀드들이 미국 국채의 장기금리 상승에 끊임없이 베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저축 증가로 정부부채에 대해 무관심하던 20년 전과 달리 앞으로는 금리 민감도 커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국채금리가 올라가면 미국 정부의 이자비용도 커지면서 재정적자는 다시 불어나는 ‘악순환의 고리’는 계속 이어지게 될 것이며, 재정적자는 구조적으로 될 것이란 의미다.
국가부채가 계속 늘면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2023년 8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강등하면서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트리기도 했다.
세계 3대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회장은 지난 5월 밀컨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지금처럼 재정적자를 늘리면 미국도 기축통화국 지위를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