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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낙안배 대만 수출, 미국상호관세로 “기쁘면서도 우울”

15% 관세로 대미수출물량 감소, 동남아로 몰리면서 경쟁 심화… 결국 농민 피해

 

순천 명품 낙안배가 대만을 시작으로 동남아에 수출된다. 낙안배영농조합법인은 3일 순천시와 순천원예농협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만 수출 기념 상차식’을 가졌다.
9월 1일부터 시작된 낙안배 수출은 대만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로 11월까지 연간 500톤 규모의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순천 낙안배는 풍부한 일조량과 비옥한 토양 등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재배되며, 수출 품질 유지를 위해 공동 선별·출하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신선도 저하를 대비해 선별장을 증축하는 등 품질 관리 기반을 강화하여, 순천시를 대표하는 수출 전략 농산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는 냉해로 모양이 안 좋아 상품성이 떨어지고, 경기 위축으로 가격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대만 수출은 배 생산자들의 걱정을 한시름 덜게 했다.

 

하지만 미국정부가 한국산 농식품 전반에 15%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대미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고, 근심이 다시 커졌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광사)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 수출이 가장 많은 신선농산물은 배다. 물량으로 치면 1만539톤, 금액으론 3,750만7천 달러(522억원)에 달한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5kg 한 상자 소비자가격이 22달러에서 25달러로 오르면, 수출·유통업체는 발주를 축소하거나 중국 등 가격이 저렴한 곳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김인수 낙안배영농조합법인 이사는 “수출업체들이 줄어든 대미 수출물량을 동남아로 돌리면서 낙안배 물량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당초 추석전까지 다섯 콘테이터를 수출하기로 했으나 네 콘테이너로 줄인 것이다. 김인수 이사는 “수출업체간 경쟁이 심해지면 배 가격인하가 불가피해지고, 결국 피해는 농민이 입게 된다”며 정부나 시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는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통합조직이나 수출 전문 생산단지를 중심으로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배 생산자들의 근심을 누그러뜨릴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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