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제3차 세계대전이라고도 이야기하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는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전염성이 매우 강한 이 작은 바이러스 때문에 우리가 그동안 당연히 받아들여 왔던 평범한 일상이 멈추었다. 마스크 및 휴지, 식료품, 병상 등을 시작으로 에너지, 식량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인간의 삶에서 크고 작은 전쟁을 치르게 만들었다. 우울하고 답답한 마음이 가득한 지금의 상황에서도 나름 안도감과 뿌듯함이 느껴지는 뉴스도 있다. 바로 전 세계가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는 우리 방역의 우수성, 특히 우리나라 기업에서 만든 진단키트에 대한 평가가 그것이다. 주요 외신들은 한국과 같은 광범위한 검사, 추적, 격리와 국민들의 적극적 협조를 기반으로 하는 방역만이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심지어 전통적인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유럽 각국들도 본받아야 한다고 연일 전하고 있다. 우리의 광범위한 검사 능력과 질병 대처방식은 최고 수준의 진단의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이 과학기술들은 우리나라가 오랜 시간에 걸친 투자와 노력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고 나면, 우
일본인이 받드는 신앙 중 놓칠 수 없는 것이 ‘시치후쿠신고-’(七福信仰, 이하 ‘칠복신앙’)이다. 많은 일본인은 새해 정월 전날 베개 밑에 칠복신을 태운 보물선[다카라부네(宝船)]을 그린 그림을 넣어둔다. 그러면 그 해 첫 길몽을 꿀 수 있다는 것이다. 정월의 연중행사에 10일 에비스(戎)나 20일 에비스 등이 있는데, 니시노미야(西宮, 효고현) 등 전국 각지의 에비스(惠比須) 신사나 절에서는 남녀노소 수많은 사람이 참배한다. 상가뿐만 아니라 여느 민가에서도 칠복신에 유래하는 보물선 그림 장식을 챙기는 습속이 여기저기서 벌어진다. 칠복신은 누구인가? 그들은 어디서 왔는가? 먼저 짚어둘 것은 그들은 토착신이 아니라 이양신(異樣神)이라는 점이다. 이 칠복신 하나하나 짚어보면 이 세상의 복이란 복은 모두 집합시킨 종합 복주머니를 연상케 한다. 상업번영과 오곡풍년의 신 에비스, 재복 식복의 신 다이코쿠텐(大黑天), 장수의 신 쥬-로쿠진(寿老人), 복덕증진의 신 비샤몬텐(毘沙門天), 장수와 복의 신 후쿠로쿠쥬-(福祿寿), 음악, 재복, 지혜의 여신 벤자이텐(弁財天), 부귀번영의 신 보테이(布袋)가 그들이다. 이 신들에 흐르는 특성으로 이양성이 두드러진다. 칠복신앙에
싱가포르 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대응해 ‘왓츠앱’을 통해 관련 속보 서비스를 진행중이다. 왓츠앱은 한국의 카카오톡과 거의 흡사한 서비스로 거대한 카톡 단톡방과 다를바 없다. 한 번 가입이 되면 뉴스를 일부러 찾아보지 않아도 현재 싱가포르의 바이러스 감염 관련 속보를 매일 수차례나 스마트폰으로 전달되니 시민 입장에서 무척이나 편리한 서비스다. 그런데, 싱가포르가 보여주는 통계는 다른 나라와 확연하게 다르다. 한국의 경우, 지역별 감염과, 해외유입과 국내 발생 정도가 가장 유의미한 분류가 된다. 필자의 왓츠앱으로 전달된 4월 26일자 ‘확진자 통계’ 메시지를 통해 싱가포르 사회가 안고 있는 고민과 문제점을 살펴보자. ***4월 26일*** 신규 확진자: 931 해외 입국자: 2 커뮤니티 내 확진자: 18 (싱가포리언/PR: 13, 워크패스:5) 워크퍼밋 소유자: 25 (도미토리 밖 거주자) 워크퍼밋 소유자: 886 (도미토리 거주자) --------------------------------- 현재까지 총 확진자: 13,624 명 인구 600만의 작은 도시에 신규 확진자가 하루 900명이 넘는다면 누구라도 무척이나 심각한 단계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미얀마 양곤에 살고 있는 필자는 약 2주간의 꽤나 엄격한 도심 폐쇄(lockdown) 상황을 겪었다. 시내의 모든 식당이 영업을 멈추고 거의 유일한 식량공급원이던 슈퍼마켓까지 문을 닫으니 별 수 없이 집안에 꼼짝없이 갇혀있을 수밖에 없었다. 미얀마의 락다운(도시폐쇄)이 여느 대도시의 그것과 유별나게 다른 점이라면 사회기반시설의 불안정으로 상당히 빈번한 단전과 인터넷 끊김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갑자기 너무 많은 사람이 집에서 전력을 소모해서 그런 것이었을까. 예고 없이 전력이 끊긴 양곤의 어두운 밤을 견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전력이 끊기면 인터넷도, 냉장고도, 컴퓨터와 에어컨도 모두가 멈춘다. 밖에 나돌아 다닐 수도 없는 환경에서, 한번 끊기면 보통 5시간을 넘기는 단전상황을 겪어보니 더이상 시내에 살아야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양곤 외곽으로의 이사를 결정했다. 1. 양곤에 도착한 윈난(雲南)성 출신 사업가 유(劉)씨 성을 지닌 중국인 사업가의 집에서 하숙을 하게 된 계기는 이렇다. 필자는 2012년에 처음 미얀마 양곤을 취재한 경험이 있었는데, 당시 모 대표님의 제안으로 중국과의 교역으로 한창 활기를 띄던 북쪽의 만달레이에 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수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각국의 이동 통제와 생산 차질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전대미문의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 세계경제가 뿌리째 흔들리는 심각한 영향...아세안 예외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은 국가 및 도시봉쇄, 경제활동 중지, 사회적 거리두기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경제가 뿌리째 흔들리는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경제적 영향은 생산 차질에 따른 공급 측면의 충격과 각국이 봉쇄조치(lockdown)를 시행함에 따라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이루어지지 않은 수요 측면의 충격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결국 대규모의 해고 등 고용 측면에 집중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최근 IMF 보고서는 2020년 세계경제가 –3%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의 성장률은 2020년 –0.6%의 성장을 전망했다. ILO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일자리의 80%인 27억 명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다. 가장 충격이 심한 산업으로는 서비스업종, 제조업(자동차산업, 섬유, 신발
라오스에 하얀 눈이 내렸습니다. 아닙니다. 만개한 커피꽃들은 마치 함박눈이 내려 쌓이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라오스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입니까? 비엔티안 빠뚜싸이, 소계림이라 칭하는 방비엥의 짚라인, 세계문화유산 루앙프라방, 라오스붐을 만들어낸 한국의 오락프로그램 ‘꽃보다 청춘?’ 그렇다면 라오스 팍세는? 남부에 있는 팍세는 고대 크메르 제국과 참파삭 왕국의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팍세는 어머니의 강 ‘메콩’(매는 어머니, 콩은 강)과 콩세돈(세돈강)이 만나는 강이 도시를 감싸고 있는 도시입니다. 라오스 남부는 팍세를 중심으로 고대 크메르 제국과 참파삭 왕국 등 과거 왕조들의 흔적들이 고이 남아있는 사원 ‘왓푸’(푸사원/미니 앙코르와트)가 있고, 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각종 폭포와 4000개의 섬 시판돈이 있습니다. 남부에는 여기에다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프랑스 작가 탈레랑이 “악마와 같이 검고, 지옥과 같이 뜨겁고, 천사와 같이 순수하고, 키스처럼 달콤하다”라고 불렀던 바로 ‘커피’입니다. ■ 라오스는 세계 커피 신흥 강국...볼라벤 고원은 ‘커피 애호가들의 낙원’ 라오스 남부 해발 1350m에 위치한 볼라벤 고원은 커
[김정기의 일본이야기24] 일본인은 누구인가 7: 일본인의 신앙:이세신앙(伊勢信仰) 에도(江戶) 시대가 끝나고 메이지 천황이 등극하기 바로 전 해 이른바 ‘에에자나이카(ええざやないか)’ 소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에에자나이카’ 소동이란 에도막부가 무너지기 ‘전야’ 1867년 여름 돌연 전국 각지에서 분출된 민중 아노미 현상이다. 전국 농촌 도회의 민중은 하늘에서 ‘천조황태신궁(天照皇太神宮)’ 또는 ‘태신궁(太神宮)’라고 적힌 신의 부적[神札]을 비롯해 유명 신사나 절에서 부적이 내려와, 이것이 세상을 뒤엎는 신탁(神託)을 내린 것이라고. 여기서 놓칠 수 없는 것은 밑바탕에 깔려있는 이세신앙(伊勢信仰)이다. 이 말 같지 않은 구호 소동의 결과 한 연구자가 말하듯 천황가의 조상신 아마테라스오미카미(天照大御神)의 신덕으로 대번에 세상을 바꾼다는 신정(神政)에의 여망이 광범하게 사회 밑바탕에 깔리게 되었다. 광란의 민중은 “에에자나이카”[좋지 않습네?]로 끝나는 비속하고 허접스런 문구를 외쳐대면서 맨발로 지주나 호상의 집으로 마구 들어가 술과 밥을 내놓으라고. 소작인이 지주 집에 들어가 술과 밥을 내오라고 하면서 “좋지 않습네?” 하는 식이다. 즉 신분을 기반으
정호재 新加坡 통신⑨ 싱가포르 차기 지도자 '헹 스위 킷' <1> 싱가포르의 정치 체제는 작은 나라임에도 상당히 복잡한 탓에 좁은 지면에 다 서술하기 어렵지만 일부 정치학자들은 그 핵심을 ‘협력적 권위주의(Consultative Authoritarianism)’라는 조금은 모순적인 용어로 설명하기도 한다. 권위주의는 우리도 익히 잘 알고 있는 독재자가 지배하는 형식인데, 이 앞에 붙는 ‘컨설티브’는 아주 사소한 사안이라도 세밀하게 대중에게 설명하고 소통하는 방식의 지배방식을 뜻한다. 나라의 국부격인 리콴유(李顯龍)로부터 시작해 (고촉통(吳作棟) 총리를 거쳐) 아들 리센룽(李顯龍)으로 이어지는 엘리트 정치체제의 장점을 요약한 표현으로, 이 나라의 지도자는 정통성은 물론이고 실력까지 겸비해야 함을 뜻한다. 1. “협력적, 상담 방식의 권위주의(Consultative Authoritarianism)” 실제로 싱가포르에서 살아본 사람은 지도자 리센룽 총리의 아주 세밀한 국정연설을 1년에도 수차례 정기적으로 TV 화면을 통해 접한 기억을 갖고 있다. 그 방식이 여느 민주주의 체제와는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보통 민주국가의 지도자는 매스미디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