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이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조이면서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보험사에 돈을 빌린 사람이 3개월 만에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가계와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는 연체율도 상승하면서 팍팍한 소득 여건과 유동성 위기에 가계들의 연체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지난 11월 22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2024년 9월 말 보험회사 대출채권 현황’을 보면 9월 말 보험회사 대출채권 잔액은 266조 9,000억 원으로 2분기 말 대비 5,000억원 늘었다. 3개월만에 보험사 대출이 크게 늘어난 건 가계에서 비롯됐다. 기업대출이 132조 4,000억 원으로 2분기보다 3,000억원 줄어든 사이 가계대출은 134조 4,000억 원으로 2분기 대비 8,000억 원 급증했다. 가계대출을 종류별로 보면 보험계약대출이 70조 7,000억 원으로 5,000억 원 증가했고, 주택담보대출도 51조 6,000억 원으로 4,000억 원 증가했다. 기업대출 중에서 대기업 대출은 8,000억원 늘어난 45조 원, 중소기업 대출은 1조 1,000억 원 줄어든 87조 4,000억 원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8월 말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9조 원대로 급등하
가계대출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지만, 3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한 다중 채무의 비중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8월 15일 한국은행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상 약 100만 명 패널의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22년 1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자 중 22.4%가 다중 채무자로 나타났다. 2021년 말 22.1%보다 비중이 0.3%p 늘어난 것으로 집계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1분기 가계부채 DB 표본 데이터로 전체 가계대출 차주 수를 추정하는 작업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2021년 말 기준 전체 차주 수인 1,989만 4,000명에 이 비중 22.4%를 적용하면 약 445만 6,000명이 다중 채무자인 셈이다. 대출자(차주) 수가 아니라 대출 잔액 기준 다중 채무의 비중은 31.9%가 집계됐다. 금융권별 다중 채무자 비중을 보면 저축은행의 경우 2022년 1분기 말 대출잔액 기준으로 76.8%, 차주 수 기준으로 69.0%가 다중 채무 상태였다. 모두 2021년 연말 대출잔액 기준 75.9%보다 0.9%p 늘어났고, 차주수 기준 67.5%보다 1.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