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외건설은 1965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55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그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누적 수주액은 2019년 말을 기준으로 약 8300억달러(약 1007조 6200억 원)를 기록했다. 중동 지역이 약 4300억달러(약 522조 200억 원)로 단연 1위다. 아세안은 중동의 40%에 조금 못 미치는 1660억 달러(약 201조 5240억 원)다. 최근 들어 아세안 지역은 크게 약진하고 있다. 줄곧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던 중동 지역이 불안정한 유가 등의 원인으로 주춤하는 사이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 아세안, 신남방정책 등에 힘입어 2018년부터 중동 추월 아세안 지역이 높은 경제성장 및 풍부한 인프라 수요와 신남방정책 등에 힘입어 2018년부터 중동을 추월했다. 2018년 아세안 지역에서의의 수주 실적은 119억 달러(14조 4466억 원)로 중동 지역의 92억 달러(약 11조 1688억 원)를 넘어섰고, 2019년에도 역시 아세안 지역 80억달러(약 9조 7120억 원), 중동 지역 47억 달러(5조 7058억 원)로 아세안 지역이 우위를 유지하였다. 또한, 2019년 전체 해외 수주액, 중동 지역 수주액이 10년 전과 비교할 때 각각
2001년 4월 20일 일본의 옛 도읍 나카오카 경(長奧京) 발굴 현장에서 한 매의 나무 표찰[木札]이 발견되었다. 세로 2.7cm, 가로 1.3cm, 두께 2밀리의 이 표찰에는 ‘소민쇼라이자손자(蘇民将来子孫者)’라는 문자가 쓰여 있었다. 그것은 비백(飛白) 체[글자의 획에 희끗희끗한 흰 자국이 나도록 쓴 묵서(墨書)의 서체의 한 가지-글쓴이]로 쓰여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소민쇼라이의 자손입니다”라고 쓰인 표찰은 뒤에서 살피듯이 당시 일본의 서민들이 역병막이[疫病除け] 부적[お守り]으로 효험이 있다고 믿는 민중 신앙의 표식에 다름 아니다. 이것이 일본 각지에서 발견된 같은 부적 중 천년 이상이나 된, 가장 오랜 것이라 한다(川村湊, 2007, 6). 일본의 신사나 절간에서는 지금도 ‘소민쇼라이’ 부적을 배포하는 곳이 적지 않다. 이 부적을 현관 입구에 걸어두는 풍습이 지금도 일본 각지 마을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소민쇼라이의 자손’이라고 쓰인 부적이 왜 역병을 막아 준다는 것인가? 이런 민간신앙은 어떻게 생겨난 것인가? 여기에는 행역신(行疫神)인 고즈텐노오(牛頭天王, 이하 ‘우두천왕’)의 이야기가 관련된다. 다시 말하면 우두천왕 이야기에
최초 확진 환자 발생 이후 두 달 넘게 지속된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습니다. 3월 중순부터 완치자 수가 신규 확진자 수를 역전한 흐름이 보름 이상 계속되면서 희망을 키웠지만, 며칠 간 두 자리대로 떨어진 하루 확진자 수가 다시 100명을 돌파하는 등 아직 마음을 놓기에는 이른 분위기입니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촌 대부분 지역의 사정은 더욱 긴박합니다. 특히 확진자와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이란과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미국 등은 사실상 정상적인 국가 기능이 마비됐을 정도입니다.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코로나19가 심각성을 더하기는 인도네시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2월말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청정 국가’ 자부심을 드러냈지만, 3월 2일 첫 확진자가 확인된 이래 감염 사례가 급증해 왔기 때문입니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3월 30일 기준 인도네시아에는 총 1414명의 확진자와 122명의 사망자가 보고됐습니다. 대통령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거듭 당부할 만큼 위기감이 커지며 밀집 예배와 대규모 인구 이동이 수반되는 4월 하순 라마단(Ramadan) 금식기간 및 5
말레이시아 정계의 '거인' 마하티르가 지난달 26일 퇴진했다. 이 때만해도 안와르에게 성공적으로 권력을 이양하는 문제가 초점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드라마 같은 반전이 일어났다. 국왕은 29일 마하티르도 아니고 안와르도 아닌 무히딘 야신(72)을 신임 총리을 임명했다. 마하티르 재신임을 위한 '신의 한수'인 사임 카드가 거센 역풍에 직면했고, 되레 그를 권력의 뒤안길로 물러나게 촉매제가 되었다. 마하티르도 큰 충격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정국에 대해 관전자들마저 딱 부러지게 전망하기 어렵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정상적인 야신의 임명절차를 미뤄지고 있다. 아세안익스프레스가 어떤 역사 대하드라마보다 더 재밌는 '말레이시아의 2020 정치위기 들여다보기'를 시리즈로 준비해보았다. <편집자주> 1. 싱가포르가 말레이연방에서 빠진 이유는? 싱가포르가 한때 말레이 연방이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건 동남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오늘날 싱가포르의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는 1965년 싱가포르 독립 이전에는 말레이연방의 총리를 꿈꾸기도 했을 정도였다. 싱가포르가 말레이 연방에서 분리된 원인은 바로 이 복잡한 민족갈등 때문이다. 전체민족
말레이시아 정계의 '거인 '인 마하티르가 지난달 26일 퇴진했다. 이 때만해도 안와르에게 성공적으로 권력을 이양하는 문제가 초점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드라마 같은 반전이 일어났다. 국왕은 29일 마하티르도 아니고 안와르도 아닌 무히딘 야신(72)을 신임 총리을 임명했다. 마하티르 재신임을 위한 '신의 한수'인 사임 카드가 거센 역풍에 직면했고, 되레 그를 권력의 뒤안길로 물러나게 촉매제가 되었다. 마하티르도 큰 충격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정국에 대해 관전자들마저 딱 부러지게 전망하기 어렵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정상적인 야신의 임명절차를 미뤄지고 있다. 아세안익스프레스가 어떤 역사 대하드라마보다 더 재밌는 '말레이시아의 2020 정치위기 들여다보기'를 시리즈로 준비해보았다. <편집자주> 1. 말레이시아의 양심...30년 전 약속된 '차기지도자' 1947년생인 안와르 이브라힘(73). 현재 포트딕슨 국회의원이자 말레이시아 인민정의당(PKR) 당수이며 지난 2월 말까지 연립내각 희망연대(파카탄 하라판·PH)의 리더 역할을 맡은 인물이다. 2018년 5월의 선거승리는 정치범으로 감옥에 맞아야 했으며, 승리한 직후에 열린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
2019년 11월 25~26일간 있었던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한국과 아세안의 대외 관계에서 보면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고 할 수 있다. 아세안의 각국 정상들이 모여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하고, 신남방정책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들과 협력을 논의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동남아 10개국이 참여하는 지역공동체인 아세안과 대외관계로 연결된 국가 및 협력 플랫폼을 조명해보자고 한다. ■ 아세안의 대외 관계...무역-투자 증진, 사회문화, 지역 안보 확대 1970년대 확대 외교장관회의(Post-Ministerial Conferences)을 계기로 아세안 외교장관들과 외부 당사자들이 만남으로써 아세안의 대외관계 확장이 시작되었다. 아세안의 대외 관계는 아세안의 기술 및 경제 지원을 목적으로 시작되었으나, 오늘날에는 대화 상대국과의 무역 및 투자 증진, 사회문화, 지역 안보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었다. 아세안은 완전 대화 상대국(Full Dialogue Partner), 부분 대화 상대국(Sectoral Dialogue Partnership), 비국가 대화 파트너(Non-Country Dialogue Partner), 개
말레이시아 정계의 '태풍의 핵' 마하티르가 지난달 26일 퇴진했다. 이 때만해도 안와르에게 성공적으로 권력을 이양하는 문제가 초점이었다. 하지만 94세 노정객 마하티르는 욕심을 거두지 않았다. 퇴진은 안와르 이양을 거부하고 다시 집권을 위한 '꼼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여기서 드라마 같은 반전이 일어났다. 국왕은 29일 마하티르도 아니고 안와르도 아닌 무히딘 야신(72)을 신임 총리을 임명했다. 마하티르 재신임을 위한 '신의 한수'인 사임 카드가 거센 역풍에 직면했고, 되레 그를 권력의 뒤안길로 물러나게 촉매제가 되었다. 마하티르도 큰 충격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정국에 대해 관전자들마저 딱 부러지게 전망하기 어렵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정상적인 야신의 임명절차를 미뤄지고 있다. 아세안익스프레스가 어떤 역사 대하드라마보다 더 재밌는 '말레이시아의 2020 정치위기 들여다보기'를 시리즈로 준비해보았다. <편집자주> 1. 외국인이 이해하기 힘든 말레이 정치 만일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인 위협이 되지 않았다면, 아마도 지금쯤 동남아시아의 이목은 마땅히 말레이시아의 복잡한 정국과 마하티르의 퇴진에 초점이 모아졌을 것이다. 그만큼 중요한 사
지난 번 이야기에서 짚은, 조선의 원혼이 일본에 건너가 “원령문화로 꽃 피웠다”는 서술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 중심에는 원령이 문학-예술의 모티브로 들어서 있다는 것이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원령을 모티브로 삼은 예능으로서 일본의 전통연극 노-(能)를 살펴보기로 하자. 무릇 노-란 무엇인가? 노-는 일본의 전통예능의 하나로 쿄-겐(狂言:, 가부키 연극)과 함께 남북조 시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계속 실연되는 세계에서도 가장 오랜 연극생명과 전통을 가지고 있다. 독자의 양식을 갖는 노-무대에, 노-가면을 쓰며, 제아미(世阿弥)가 ‘가무이도(歌舞二道)’라고 지적하듯이 춤으로 높여지고, 추상화한 연기와 노래[謠(우타이)]와 반주음[囃子(하야시)]에 의한 음악 요소의 융합된 연극이다. 메이지 이후 ‘노가쿠(能樂)’라고 부르는 편이 일반화되었지만 ‘사루가쿠(猿樂)’ 또는 ‘사루가쿠노 노-’로 불러지며 제아미는 사루가쿠(申樂)이라는 글자로 이에 등치시키고 있다. ‘노-(能)’란 가무를 딸리고 연극적 전개를 갖는 예능의 의미이며 덴가쿠(田樂)의 노-, 엔넨(延年)의 노도 행해지고 있는데, 사루가쿠의 노-와 같은 발달을 이룩하지 못했다. ‘요쿄쿠(謠曲)’는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