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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보다 배고픔 더 힘들어” 코이카, 필리핀 도시빈민 돕는다

필리핀 현지 NGO-한국 NGO 연대 마스크-긴급식량 배부, 현지 봉제센터서 마스크 제작

 

한국 개발협력 대표기관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 이미경)가 시민사회와 협력을 통해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지역 봉쇄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필리핀 도시빈민 지원에 나선다.

 

5일 기준 필리핀 코로나 확진자는 4만여 명으로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 수도 100여 명에 달한다. 필리핀 정부는 수도 메트로 마닐라의 ‘일반 사회적 격리' 조치도 15일까지 연장하기로 했으며, 현재 필리핀은 동남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군으로 분류된다.

 

날로 커지는 코로나 확산세와 이에 따른 지역 봉쇄 조치로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하루 벌어 끼니를 이어 가는 도시빈민들이다.

 

그들은 이동이 제한되어 일용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무급 휴직, 일자리 상실로 마스크나 약은 물론 먹거리도 살 수 없을 정도로 생계 곤란을 겪고 있다. 필리핀 정부에 따르면, 코로나 19로 마닐라 지역에만 65만 가정이 빈곤층으로 전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코이카 필리핀 사무소는 한국 비정부기구(NGO)인 캠프아시아, 필리핀 현지 NGO 조토와 필리핀 도시빈민의 코로나19 대응 지원을 위한 약정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약정에 따라 3사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7개 빈민거주 지역에 성인용·아동용 면 마스크 총 11만 장을 배부함과 동시에 해당 지역 4천5백 가구에 쌀, 생선, 우유 등 긴급식량을 지원한다.

 

한편 코이카의 이번 마스크 지원은 현지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개도국 코로나19 대응 우수 사례로 꼽힌다. 배포된 마스크를 납품한 곳은 필리핀 현지의 여성주도형 사회적 기업 ‘익팅(Igting)' 봉제센터*인데, 코이카가 시민사회협력 프로그램(필리핀 불라칸주 도시빈민 여성 일자리 창출사업) 일환으로 2018년 설립 지원한 곳이다.

 

익팅 봉제센터는 설립 이후 교복, 가방, 티셔츠 등을 주로 제작 및 판매했으나,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지난 4월부터 생산 품목을 면 마스크로 전환했다.

 

특히 익팅 봉제센터는 이번에 지원된 마스크를 한국에서 직수입한 소재로 제작했다. 마스크 외피는 한국산 면으로, 내피는 테트론(폴리에스테르계 섬유)을 사용하여 기능성을 높였다. 또한 세탁 후 재사용이 가능해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안성맞춤이다.

 

송민현 코이카 필리핀 사무소장은 “마스크와 구호 식량은 일회성 지원이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지만, 그마저도 없으면 취약계층이 생명을 유지할 최소 수단마저 없는 것”이라면서 “지원 규모는 수혜자 1명당 천 원꼴로 적은 액수이지만, NGO와의 협력을 통한 신속한 지원으로 취약계층이 다시 일어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철용 캠프아시아 대표는 “이번 도시빈민 지원 활동은 개도국 현지 기업을 살린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면서 “코로나로 인한 지역 봉쇄로 익팅 봉제센터의 일감이 끊겼었는데, 코이카가 코로나 대응 마스크 생산을 지원해 줌으로써 센터 유지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로위나 오살(Rowena Osal) 익팅 봉제센터 팀장은 “육아와 병행하면서 10년간 봉제센터에서 일해 왔고, 올해 자녀가 경찰이 됐다. 코이카의 지원이 아니었으면 이룰 수 없는 꿈이었다”면서 “이제 내가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마스크를 제작하려니 감회가 새롭다. 우리의 지원이 취약계층의 생명을 지키는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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