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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유명희 최종 2명 후보...첫 한국인 'WTO 사무총장’ 될까

나이지리아 후보와 최종 진출 ‘모두 여성’...결선 결과는 11월초 나올 듯

 

WTO 25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사무총장’ 탄생, 그리고 첫 한국인 수장 나올까?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에 도전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차관급)이 결선에 진출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WTO 사무국은 8일 오전(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본부에서 회의를 열어 최종 2명의 후보를 발표했다.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건 유 본부장이 나이지리아 출신 후보와의 경쟁을 뚫고 WTO 사상 첫 한국인 수장이 될 수 있는지 여부다.

 

5명의 후보가 겨룬 2차 라운드에서 결선 후보가 2명으로 압축됐고, 상대는 나이지리아 출신의 응고지 오콘조 이웰라 후보다.

 

응고지 오콘조 이웰라 후보는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뒤, 나이지리아 재무장관과 외무장관직을 역임한 세계은행(25년 근무) 전무로 국제적 인지도가 높다.

 

사무총장이 유럽, 타이, 브라질, 뉴질랜드에서 나왔던 탓에, 아프리카 수장을 뽑아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아프리카는 세계무역기구 164개 회원국 중 약 3분의 1에 이르는 54개국이 소속돼 있기도 하다.

 

이에 비해 유 본부장은 25년 경력의 통상전문가로 주요 무역 협상을 두루 거쳐, WTO 본연의 역할에 가까운 실무 경험이 높은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폭넓은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춘 ‘현직 통상장관’이라는 점을 선거운동 기간 내내 부각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정견 발표에서 유 본부장은 WTO의 약화된 위상과 다자무역체제를 복원하겠단 비전을 강조했다.

 

최종 라운드의 변수는 개도국 지지를 받는 아프리카 후보와 마지막 승부를 겨룬다는 점, 또한 미중 무역 갈등 속 다음달 미국 대선이 꼽힌다.

 

여성 후보 두 명이 최종 라운드에 진출하며 WTO는 25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사무총장을 맞게 됐다. 또 유 본부장이 선출될 경우 WTO 첫 한국인 수장이 된다.

 

최종라운드는 개인 역량뿐만이 아니라 강대국의 입김과 국제정치 논리가 작용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35개국에 친서를 보내고 5개국(뉴질랜드-호주-러시아-독일-브라질) 정상과의 통화에서 유 본부장 지지를 호소했다.

 

한국은 WTO 사무총장 선출에 1995년 김철수 전 상공부 장관, 2013년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유 본부장이 사무총장으로 선출되면 한국인 첫 WTO 수장이 될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에서도 일본과 중국을 제치고 한국이 WTO 사무총장을 먼저 배출하게 된다.

 

WTO는 8일 비공식 회의에서 유 본부장의 결선 진출과 함께 향후 일정을 공식화했다.

 

최종 라운드인 결선은 164개 회원국이 한 명의 후보에 대해서만 ‘선호도’를 제시할 수 있다. 다음달 6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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