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의 일이다. 싱가포르에서 저가항공을 타고 미얀마 양곤으로 향하고 있는데, 옆좌석의 젊은 외국인 아가씨가 내 푸른색 여권을 보고 먼저 인사를 건네온 것이다. "혹시 한국 분이세요? 저 지금 케이팝(K-POP)을 듣고 있었어요. 한국 사람을 비행기에서 만날 것이라곤 생각도 못해봤어요." 무료한 비행기에서 친근한 인상의 낯선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은 기쁜 일이다. 한참을 그녀와 대화를 나누며 샨족 출신의 미얀마인 그녀가 싱가포르에서 한 소규모 대학 2학년에 재학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창 대학입시를 준비할 고등학생이 나홀로 싱가포르에까지 가서 공부할 일은 없을 테니 대학생인 것은 알겠는데, 그녀의 앳된 얼굴이 나이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혹시 나이를 여쭤봐도 되나요?" "물론이에요. 저는 올해로 17살이에요. 내년이면 폴리테크닉(3년제)에서 간호학 학사학위를 취득할 예정이에요." 1. 왜 미얀마의 정규교육은 10년에 불과할까? 미얀마는 여느 동남아시아 국가들처럼 무척이나 젊은 국가다. 2018년 기준으로 평균 나이가 28세에 불과할 정도다. 노동인구도 3000만 명이나 되기 때문에 언제나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들로 넘쳐난다. 이런 구
김정기 교수의 일본인은 누구인가9: 일본인의 신앙: 소노 신(園神)과 카라 신(韓神) 영국 외교관이자 일본어에 능통했던 아스턴(W. J. Aston)은 일본이 막부를 청산하고 근대로 들어오는 길목에서 1905년 <신도>(Shinto: The Way of the Gods)라는, 주목할 만한 저서를 출간했다. 그는 이 책에서 신도를 세계의 대종교 가운데서 ‘가장 뒤쳐진 종교’라고 낙인찍고는 그 논거를 여러 가지 들고 있다. 신도의 다신론에는 최고신이 없다는 점, 우상이나 도덕률이 상대적으로 없다는 점, 령(靈)의 개념을 인격화하는 것이 약하는 점, 그것을 파악하는 것에 방황하고 있다는 점, 내세의 상태를 실제 인식하고 있지 않다는 점, 일반 대중에 열렬한 신앙이 없다는 점을 두루 내세웠다. 글쓴이가 아스턴의 신도관에 주목한 것은 일본의 신도에는 ‘한신(韓神)’이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그가 일찍이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에다 마사아키(上田正昭) 교수는 아스턴이 수렴한 신도 관에는 그 시점에서 한계와 오해가 있다 면서도 다음과 같이 짚었다. 아스턴의 신도관에는 이런 오인을 내포하고 있음에도 1905년이라는 시점에서의 신도에 대한 고찰로서는 괄목할만한
미얀마의 정치체제는 한국과 비슷한 대통령제를 택하고 있지만 여러 민족이 공존하는 연방제 성격도 일부 갖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미국이나 중국과 흡사하다고 볼 수도 있다. 또한 대통령을 국민이 아닌 의회에서 간접 선출하기 때문에 의원내각제라고 해도 무방한 게 현실이다. 종합적으로 여러 나라의 정치 시스템을 적절하게 섞어놓은 절충형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미얀마의 정치권력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게 집중되어 있다. 2015년 선거에서 대승한 집권여당 NLD(민주주의 민족동맹)의 지도자인 수치 여사는 외교부-대통령실-교육부 및 에너지부 장관을 겸직하며 ‘스테이트 카운슬러’ (국가고문)이란 직책으로 사실상 내각과 행정부를 장악하고 실질적인 국가 지도자로 활약 중이다. 1. 미얀마 민주세력의 고민 수치 여사의 권력이 얼마나 확고한 지는 2016년 이후 미얀마의 대통령이 어떻게 결정됐는지만 살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NLD의 첫 대통령은 띤 쩌(74)로 아웅산 수치의 비서를 지냈던 측근 출신이었다. 2년 뒤 교체된 현재의 윈 민 대통령(71)은 직전 하원의장이었다. 오랜 기간 수치 여사와 정치를 함께 한 동지이자 충실한 지지자로 알려졌다. 물론 이 두 대통령을 결정한
혹자는 제3차 세계대전이라고도 이야기하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는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전염성이 매우 강한 이 작은 바이러스 때문에 우리가 그동안 당연히 받아들여 왔던 평범한 일상이 멈추었다. 마스크 및 휴지, 식료품, 병상 등을 시작으로 에너지, 식량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인간의 삶에서 크고 작은 전쟁을 치르게 만들었다. 우울하고 답답한 마음이 가득한 지금의 상황에서도 나름 안도감과 뿌듯함이 느껴지는 뉴스도 있다. 바로 전 세계가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는 우리 방역의 우수성, 특히 우리나라 기업에서 만든 진단키트에 대한 평가가 그것이다. 주요 외신들은 한국과 같은 광범위한 검사, 추적, 격리와 국민들의 적극적 협조를 기반으로 하는 방역만이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심지어 전통적인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유럽 각국들도 본받아야 한다고 연일 전하고 있다. 우리의 광범위한 검사 능력과 질병 대처방식은 최고 수준의 진단의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이 과학기술들은 우리나라가 오랜 시간에 걸친 투자와 노력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고 나면, 우
일본인이 받드는 신앙 중 놓칠 수 없는 것이 ‘시치후쿠신고-’(七福信仰, 이하 ‘칠복신앙’)이다. 많은 일본인은 새해 정월 전날 베개 밑에 칠복신을 태운 보물선[다카라부네(宝船)]을 그린 그림을 넣어둔다. 그러면 그 해 첫 길몽을 꿀 수 있다는 것이다. 정월의 연중행사에 10일 에비스(戎)나 20일 에비스 등이 있는데, 니시노미야(西宮, 효고현) 등 전국 각지의 에비스(惠比須) 신사나 절에서는 남녀노소 수많은 사람이 참배한다. 상가뿐만 아니라 여느 민가에서도 칠복신에 유래하는 보물선 그림 장식을 챙기는 습속이 여기저기서 벌어진다. 칠복신은 누구인가? 그들은 어디서 왔는가? 먼저 짚어둘 것은 그들은 토착신이 아니라 이양신(異樣神)이라는 점이다. 이 칠복신 하나하나 짚어보면 이 세상의 복이란 복은 모두 집합시킨 종합 복주머니를 연상케 한다. 상업번영과 오곡풍년의 신 에비스, 재복 식복의 신 다이코쿠텐(大黑天), 장수의 신 쥬-로쿠진(寿老人), 복덕증진의 신 비샤몬텐(毘沙門天), 장수와 복의 신 후쿠로쿠쥬-(福祿寿), 음악, 재복, 지혜의 여신 벤자이텐(弁財天), 부귀번영의 신 보테이(布袋)가 그들이다. 이 신들에 흐르는 특성으로 이양성이 두드러진다. 칠복신앙에
싱가포르 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대응해 ‘왓츠앱’을 통해 관련 속보 서비스를 진행중이다. 왓츠앱은 한국의 카카오톡과 거의 흡사한 서비스로 거대한 카톡 단톡방과 다를바 없다. 한 번 가입이 되면 뉴스를 일부러 찾아보지 않아도 현재 싱가포르의 바이러스 감염 관련 속보를 매일 수차례나 스마트폰으로 전달되니 시민 입장에서 무척이나 편리한 서비스다. 그런데, 싱가포르가 보여주는 통계는 다른 나라와 확연하게 다르다. 한국의 경우, 지역별 감염과, 해외유입과 국내 발생 정도가 가장 유의미한 분류가 된다. 필자의 왓츠앱으로 전달된 4월 26일자 ‘확진자 통계’ 메시지를 통해 싱가포르 사회가 안고 있는 고민과 문제점을 살펴보자. ***4월 26일*** 신규 확진자: 931 해외 입국자: 2 커뮤니티 내 확진자: 18 (싱가포리언/PR: 13, 워크패스:5) 워크퍼밋 소유자: 25 (도미토리 밖 거주자) 워크퍼밋 소유자: 886 (도미토리 거주자) --------------------------------- 현재까지 총 확진자: 13,624 명 인구 600만의 작은 도시에 신규 확진자가 하루 900명이 넘는다면 누구라도 무척이나 심각한 단계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미얀마 양곤에 살고 있는 필자는 약 2주간의 꽤나 엄격한 도심 폐쇄(lockdown) 상황을 겪었다. 시내의 모든 식당이 영업을 멈추고 거의 유일한 식량공급원이던 슈퍼마켓까지 문을 닫으니 별 수 없이 집안에 꼼짝없이 갇혀있을 수밖에 없었다. 미얀마의 락다운(도시폐쇄)이 여느 대도시의 그것과 유별나게 다른 점이라면 사회기반시설의 불안정으로 상당히 빈번한 단전과 인터넷 끊김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갑자기 너무 많은 사람이 집에서 전력을 소모해서 그런 것이었을까. 예고 없이 전력이 끊긴 양곤의 어두운 밤을 견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전력이 끊기면 인터넷도, 냉장고도, 컴퓨터와 에어컨도 모두가 멈춘다. 밖에 나돌아 다닐 수도 없는 환경에서, 한번 끊기면 보통 5시간을 넘기는 단전상황을 겪어보니 더이상 시내에 살아야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양곤 외곽으로의 이사를 결정했다. 1. 양곤에 도착한 윈난(雲南)성 출신 사업가 유(劉)씨 성을 지닌 중국인 사업가의 집에서 하숙을 하게 된 계기는 이렇다. 필자는 2012년에 처음 미얀마 양곤을 취재한 경험이 있었는데, 당시 모 대표님의 제안으로 중국과의 교역으로 한창 활기를 띄던 북쪽의 만달레이에 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수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각국의 이동 통제와 생산 차질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전대미문의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 세계경제가 뿌리째 흔들리는 심각한 영향...아세안 예외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은 국가 및 도시봉쇄, 경제활동 중지, 사회적 거리두기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경제가 뿌리째 흔들리는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경제적 영향은 생산 차질에 따른 공급 측면의 충격과 각국이 봉쇄조치(lockdown)를 시행함에 따라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이루어지지 않은 수요 측면의 충격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결국 대규모의 해고 등 고용 측면에 집중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최근 IMF 보고서는 2020년 세계경제가 –3%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의 성장률은 2020년 –0.6%의 성장을 전망했다. ILO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일자리의 80%인 27억 명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다. 가장 충격이 심한 산업으로는 서비스업종, 제조업(자동차산업, 섬유, 신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