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인의 아세안 ABC 18] 쿠바 미사일 위기와 이란 전쟁
1962년 10월, 세계는 핵전쟁의 문턱에 섰다. 미국 정찰기가 쿠바에서 소련의 핵미사일 기지를 발견하면서 시작된 쿠바 미사일 위기(Cuban Missile Crisis)는 인류 역사상 3차 세계대전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던 사건으로 기록된다. 당시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공습이나 침공 대신 해상봉쇄(qurantine)라는 절제된 군사 조치를 선택했다. 그리고 13일간의 긴 협상 끝에 소련 지도자 후루시쵸프와 절충에 도달했다. 소련은 쿠바의 핵미사일을 철수했고, 미국은 쿠바를 침공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동시에 미국은 비공개로 터키에 배치된 핵미사일을 철수하기로 했다. 겉으로는 미국의 승리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강대국 간 체면을 지키는 절충이었다. 지금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을 보면 이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미국의 군사 행동 이후 긴장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이란에서는 강경 지도부가 등장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며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세계 증시는 불안정해졌고 에너지와 물류뿐 아니라 반도체 공급망까지 영향권에 들어가고 있다. 미국은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