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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4연속 금리 동결에, 한국은행도 동결 가능성 커져

물가 흐름 양호해도 인플레이션 재발 가능성 있어
고용시장도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8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4차례 연속 연 4.25∼4.50%로 동결하면서 당분간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실제 미국 경제를 둔화시키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는 아직 없지만, 관세가 초래할 인플레이션과 그 파급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6월 19일 한국은행이 분석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분석 보고서 등에 따르면, 연준이 지난 1·3·5월에 이어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한 핵심 배경은 최근 미국의 경기 및 물가 상황 때문이다.

 

연준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3개월 동안 물가 흐름은 비교적 양호했지만, 앞으로 몇 달 안에 의미 있는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가 비중 있게 언급한 위험 요소는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고율 관세 정책이다. 파월 의장은 “일부 품목에선 이미 관세의 영향이 관찰되고 있으며, 향후 그 영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관세 부담의 일부 또는 전부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계획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고 했다. 다만 관세의 영향 범위나 지속 기간이 매우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썬 관세 발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되기 전이라 성급히 금리를 내리면 되레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 등 일각에서 ‘경기 둔화’ 우려를 앞세운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해서도 파월 의장은 선을 그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경제 지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지금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우리는 경제 상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연준은 경제전망에서 2025년 성장률을 3월의 1.7%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물가상승률은 2.7%에서 3.0%로, 실업률은 4.4%에서 4.5%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물가상승률 3.0%는 인플레이션 정점이었던 2022년 6월(9.1%)에 비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지만,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웃도는 수준이다. 실업률 역시 연준이 ‘완전고용’ 기준으로 삼는 4% 안팎에 근접해 있는 만큼, 연준은 고용시장도 아직은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이번 연준 결정은 한국은행의 향후 통화정책 결정에도 일정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다만 한국은행의 다음 금융통화위원회 회의(7월10일)는 연준의 이번 통화정책 결정보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마감일(7월 8일), 최근 이스라엘-이란 간 긴장 격화에 따른 유가 상승, 서울 부동산 값 급등세 등 변수에 더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로 0.25%포인트 내렸다.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당시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총재를 제외한 6명의 위원 중 4명이 향후 3개월 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고, 나머지 2명은 한-미 금리 차, 관세 정책, 부동산 시장 흐름 등 변수에 주목하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2.0%포인트로, 사상 최대 수준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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