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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한 마트서 ‘알라’ 양말 판매.. 사회 전체가 “들썩”

KK슈퍼마트는 전국 매장에 사과문 게재, 국왕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엄중한 조치 ” 촉구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편의점 ‘KK슈퍼마트’ 한 매장에서 판매된 양말에 말레이시아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양말에는 ‘알라(Allah)’ 단어가 새겨져 있었다. 판매된 양말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게재되면서 무슬림 커뮤니티의 분노를 샀고 불매운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21일 현재 KK슈퍼마트 페이스북에는 댓글 달기가 제한된 상태다.

 

16일 KK슈퍼마트는 이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해당 양말의 판매를 즉각 중지했다. 전국 매장을 조사한 결과 3개 매장에서 ‘알라’ 양말을 취급했다고 밝혔다.

 

KK슈퍼마트는 18일부터 전국 881개 매장 대형 화면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KK 슈퍼마트는 '알라' 단어가 새겨진 미라노삭(Miranosock) 브랜드 양말에 대해 무슬림 커뮤니티에 사과합니다. 회사는 공급업체인 신지앙 창(Xin Jian Chang Sdn Bhd)의 공급을 중지하는 등 즉각적이고 단호한 조치를 취했으며, 법적 조치도 취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모든 제품은 더 이상 말레이시아 전역의 KK슈퍼마트 매장에서 구입할 수 없습니다. 다종교, 다민족 공동체의 조화가 우리의 목표입니다. 발생한 문제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양말을 공급한 업체인 신지앙 창은 해당 양말이 “실수”였다며 “’알라’가 새겨진 양말은 14켤레가 아닌 5켤레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알라' 양말은 중국 저장성에 본사를 둔 회사에서 납품 받은 18800켤레 중에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KK마트는 재발을 피하기 위해 취한 조처를 이슬람 개발부(Jakim)에 설명했다.

 

하키마 유소프(Hakima Yusof) 이슬람 개발부 이사는 “KK마트에 엄중한 경고를 내렸고, 제조업체, 공급 및 수입업체 등 모든 당사자에게 인종, 종교와 관련된 문제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경고했다.”고 말했다.

 

이브라힘 술탄 이스칸다르(Ibrahim Sultan Iskandar) 국왕도 인종, 종교와 관련한 실수는 용납할 수 없으며, 실수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브라힘 국왕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건이 의도적이든 아니든, 양말이 수입됐든 국내 공장에서 생산됐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당국이 조사하고 법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며, “'알라'는 모든 무슬림이 경외하는 단어다. 게다가 지금은 라마단 성월 기간이다. 분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건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슬람교는 말레이시아의 국교이며, 말레이-무슬림은 말레이시아 전체 인구 3,400만 명 중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국왕은 이슬람의 공식 수장을 맡고 있다.

 

한편 안와르 이브라힘(Datuk Seri Anwar Ibrahim) 총리는 논란이 되고 있는 양말 문제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국가가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총리는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이를 대규모 재난으로 계속 논의해서는 안 된다. 확고한 조치를 취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국왕

말레이시아는 입헌군주국이다. 국왕의 정식명칭은 양 디페르투안 아공(Yang di-Pertuan Agong)이며 줄여서 '아공'이라고 부른다.

말레이시아의 9개 주에서 이슬람 수장이자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술탄들이 5년마다 군주의회를 열어 임기 5년의 양 디페르투안 아공과 부국왕을 선출한다. 국왕과 부국왕은 술탄들 가운데 정해진 순번에 의거해 연장자 순으로 선출되는 것이 관행이다. 엄격한 비밀선거를 통해 선출이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사실상 차기 국왕은 예상 가능하다.

국왕은 연방정부 최고의 수반으로 행정, 입법, 사법 권력의 원천이자 군 통수권자, 연방특별구 및 술탄이 없는 4개 주의 이슬람 최고자도자다. 군림하지만 통치는 하지 않고, 임기동안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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