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향후 1년 동안 10조 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한다.
2024년 들어 주가가 33%가량 하락하며 주가가 주당 4만 원에 내려가자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삼성전자가 10조 원에 가까운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것은 2017년 1월 이후 7년여 만이다.
지난 11월 15일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주주 가치 제고 등을 위해 1년 동안 10조 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의결했다.
이 중 3조 원은 11월 18일부터 2025년 2월 17일까지 3개월 내 장내 매수 방식으로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보통주 5,014만 4,628주, 우선주 691만 2,036주가 대상이다.
나머지 7조 원 어치의 매입 시기 및 활용 방안 등에 대해서는 추가로 이사회를 열고 결정하기로 했다.
7조 원어치 자사주의 전체 또는 일부에 대한 추가적인 소각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로 주주 가치 제고 정책을 깜짝 발표한 것은 주가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다.
지난 10월 기대를 밑돈 실적과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지연으로 전영현 DS(반도체) 부문 부회장이 ‘사과문’을 낸 이후에도 ‘트럼프 스톰’에 따른 반도체 공급망 타격 리스크가 불거지며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이에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8월 초 8만 원대를 기록한 이후 4개월 간 꾸준히 하락 중이다.
지난 11월 14일에 주가가 49,900원을 기록하며 2020년 6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4만 전자’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3% 이상이 상승했다.
지난 2015년 10월에 역대 최대인 11조 3,000억 원, 2017년 연초에 9조 3,000억 원을 들여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단행했다.
2017년 당시 공시 이후 9개월 동안 주가가 약 50% 급등했고, 11월 14일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를 밑돌면서 ‘과매도’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PBR이 1보다 낮다면 보유자산보다 시가총액이 낮다는 의미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장기적으로 회복되려면 반도체 부문 초격차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