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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방탄소년단 빌보드 1위와 '입대 연기' 논란

9월 초 입대 연기 병역법 발의와 함께 병역 면제 청와대 청원글 올라와

 

 

K-POP과 한류가 글로벌한 인기를 얻게 되면서 외국 팬들에게 이해의 영역을 벗어난 문제가 있다. 바로 내로라하는 '한류스타'의 군 입대로 인한 공백기, 일명 '군백기'이다.

 

■ 방탄소년단, 한국 최초 '빌보드 핫 100' 싱글 차트 1위 ...'진' 입대 문제 주목

 

외국 팬들에게 그들의 좋아하는 스타가 몇년 간 사라지는 경험은 굉장히 충격적이다. 그렇기에 군 입대 시기는 아티스트와 소속사 그리고 팬들에게 모두 굉장히 예민한 문제다.

 

특히, 방탄소년단(BTS)과 같이 전세계의 사랑을 받는 아티스트라면 몸값이 점점 올라가고 있는 지금, 그리고 가장 활발하게 무대에 서야 할 때인 지금, 입대는 가장 피하고 싶은 일 중 하나일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한국 최초 '빌보드 핫 100'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한국 가요사뿐만이 아니라 미국 중심인 글로벌 대중음악사를 다시 쓰는 쾌거를 거뒀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맏형인 진(본명 김석진)은 1992년 12월생이라서 현행법상 만 28세가 되는 12월에는 입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기가 좋지 않다"며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많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방탄소년단 서울 콘서트 경제효과가 1조 원에 육박한다"는 편주현 고려대 경영대학교 팀의 보고서가 나오는 상황에서 방탄소년단의 병역 문제는 그들 개인의 문제가 아닌 '한류의 가치를 어떻게 해석하고 평가하느냐'의 토론장이 되고 있다.

 

■ 전용기 의원 '대중문화예술인' 병역연기 개정안 발의 '시선집중'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방탄소년단처럼 국위 선양을 한 '대중문화예술인'에게도 병역 연기가 가능하게 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병역법 60조에 따르면 ‘고등학교 이상의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 연수기관에서 정해진 과정을 이수 중에 있는 사람, 그리고 국위 선양을 위한 체육 분야 우수자에 한하여 최장 만 28세 전까지 입영 연기를 허가’하고 있다. 즉 체육 분야가 아닌 여타 분야 우수자에 대한 해당 사항은 없다.

 

전 의원의 병역법 개정안은 여기에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 또는 e스포츠 분야 우수자로서 문체부 장관이 국위 선양에 현저한 공이 있다고 추천한 사람’을 만 30세 전까지 입영 연기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문체부 장관의 추천 조건으론 '문화예술 분야에서 3년 이상 일하고 국가 위상을 높인 공로가 인정돼 정부의 훈·포상을 받은 사람'을 검토 중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1호 대상자는 e스포츠 분야에서 다수의 해외 대회서 입상하며 국위를 선양한 글로벌 슈퍼스타 '페이커'(이상혁) 선수나 K-POP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방탄소년단이 가장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대중문화예술'와 'e스포츠' 분야는 체육분야 우수자가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거나 1위를 하는 것처럼 확실하게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가 마련되지 않았다. '국가 위상을 높인 공로'의 측정 방법도 가시적인 지표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혼란이 예상된다.

 

 

■ "방탄소년단이 병역특례를 받아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 청원 등장

 

 최근 "방탄소년단이 병역특례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받았다.  청원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가서 지금은 볼 수 없지만 2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문재인 대통령님 BTS에게 병역면제의 길을 열어주세요’라는 내용이 관심을 끌었다.

 

청원인은 방송 작가이자 싱어송라이터인 구자형 작가다. 그는 2018년 'BTS-어서와 방탄은 처음이지', 2019년 'BTS 작은 것들 위한 시'에 이어 지난 5월 '완결판'격인 평전 'BTS 7'을 펴낸 바 있다.

 

구 작가는 “빌보드 200 앨범 1위와 빌보드 핫 100 1위 등 숱한 신기록으로 오래전부터 ‘신기록소년단’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BTS에게 병역특례를 주어 그들이 지금까지 해왔고 앞으로도 자신들의 피땀눈물의 고통으로 세계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가장 앞장서서 열어나가고 더 많은 애국의 길, 더 국위선양의 길을 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들에게 병역면제의 길을 열어줄 것을 건의했다.

 

믈론 군 입대 면제와 입대 시기 연기와 같은 논의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2002년 유승준(본명 스티브 유)가 전국민의 사랑을 외면하고 병역 기피를 한 이후 연예인의 병역 특례에 대한 감시의 눈길이 엄중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군대라는 문제는 예민한 문제다. 방탄소년단 팬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차라리 군 입대를 하는 것이 논란이 없을 것"이라며 주장을 표하기도 했다. 물론 진도 해외 인터뷰에서 "입영은 한국 남자로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방탄소년단의 군 입대를 둘러싼 논쟁은 '한류'를 바라보는 이 시대의 가치판단이다. 병역이라는 문제와 한류 발전이라는 '두 토끼'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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