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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여행 6] 남늠강서 기와집 띄우고 ‘안동역’ 들으며 ‘선상식사’

탕원 지역 선상식당서 시간 잊고 맛있는 식사...바다없는 라오스서 소금마을 발견

 

 

강 위로 집 한 채가 스르르 흘러갔다. 선상의 점심 식사는 생선과 쏨담, 찰밥, 쌀국수 등 라오스 전통현지식이었다.

 

식사하는 동안 앞에 설치된 노래방 뮤직비디오에서는 진성의 ‘안동역’이 흥을 돋웠다. 태진아의 ‘옥경이’와 박상철의 ‘황진이’도 함께 흘러나왔다. 쭈뼛쭈뼛하던 이들이 식탁에서 하나둘씩 일어나 노래를 불러제꼈다.

 

상류에서 유턴해 다시 돌아오는 옆 배에서도 한국인들이 소위 ‘관광버스춤’을 추는 아저씨와 아주머니들이 몸을 흔들었다.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근교의 탕원 지역 남늠강 유원지의 풍경이다. 영락없이 삼겹 지붕의 라오스식 기와집이 강물을 떠다녔다. 음악처럼 흘러다녔다.

 

음식이나 배의 모습이 홀딱 반할 정도로 맛있거나 아름답지는 않았다. 하지만 강물은 유유히 흘러갔다. 그 흘러가는 강물을 보면서 오랜만에 나를 잊었다. 아침마다 일어나자마자 부리나케 회사를 향해 나서는 매어 있는 그 고단한 일상마저 잠깐 잊었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과연 언제일까? 어떤 이는 많은 순간들이 있지만 어쩌면 지금 살고 있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처음 순간이고 마지막인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릎이 성할 때, 더 늙기 전에 한 곳이라도 더 여행하고 싶어 ‘백세까지 백나라 여행’이라는 큰 뜻을 세우기도 했다. 이뤄지는 것이라면 꿈은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나도 라오스 비엔티안 인근 남늠강까지 날아와 배를 채우고 진성의 ‘안동역’을 들을 때 순간 행복해졌다. 스마트폰도 안터지고, 혹은 절대 받지 않으며 즐기는 것, 그것이 여행의 묘미다.

 

■ 라오스는 원래 바다였구나...내륙 안에서 발견한 신기한 ‘소금마을’ 콕사앗

 

바다가 없는 라오스에서는 소금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1970년에 지하수를 파다가 발견된 라오스 소금마을 콕사앗에서 그 비밀을 찾았다. 비엔티안과 방비엥 두 곳에서 땅 속 190미터 아래 소금 암반층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라오스는 원래 바다였구나!

 

 

소금마을에서는 소금을 만드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이라는 남미 나라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과의 차원이 다른 작은 규모지만 내륙 안 ‘소금마을’은 신기했다.

 

라오스는 채광 기술이 부족해 암연층을 캐내는 것도 힘들어 지하수로 소금을 만든다. 물을 부어 장작불로 4시간 끓여 수증기 낸 후 소금 결정을 정제한다. 건기에는 자연 건조로 소금을 만든다. 한 가구에서 24시간에 3~5가마씩 긁어내는 원시방법으로 작업한다.

 

 

불볕더위 속 나무 땔감으로 지하수를 끓이는 모습을 보니 보는 사람도 후덥지끈하다.

 

안내를 하는 이는 “2015년 한국의 EBS ‘극한직업’에서 이 마을을 소개했다. 끓이다 유황 등 독소로 피부병과 폐병으로 하나둘 죽어가는 현장도 소개했다. 주제는 안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금을 캐서 끓이고 채취하는 모습은 힘든 노동이다. 이를 조명한 방송이었지만 내륙국가에서 소금을 발견한 것 자체가 관심을 받아 한국인들의 관광코스에 들어갔다. 소금의 발견은 ‘신의 축복’이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렇게 소금을 생산해도 라오스의 수요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겨우 20% 정도를 대고 나머지 80%는 주변국에서 수입한다고 한다.

 

라오스 날씨는 습기가 없어 그늘에 들어가면 쉬 더위를 잊는다.  하지만 햇빛 속으로 들어가면 땅도 끓고 몸도 끓는다. 썹씨 35도 불볕더위에서 찾은 소금마을에서 영원히 썩지 않은 '추억'을 한웅큼 손에 담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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