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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경 교수 “동남아서는 그랩-고젝과 손잡아야 살아남는다”

고영경 선웨이대학교 교수 ‘인도네시아 고젝 그리고 그랩’ 온라인 강의 조명 주목

 

그랩(Grab)과 고젝(Gojek)은 아세안 그러니까 동남아시아에서 내로라하는 유니콘 기업 ‘슈퍼앱’이다.

 

차량 호출(ride-hailing)에서 출발해 많은 유저를 보유했고, 이제는 플랫폼을 보유하면서 각 분야로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동남아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두 서비스는 택시 대안으로 등장해 동남아 유이한 10B 이상 기업가치 스타트업이 되었다.

 

아세안 시장의 역동성을 이해하고 미래 트렌드를 소개한 ‘미래 성장 시장 아세안’을 펴낸 고영경 선웨이대학교 교수가 5월 19일 강의한 ‘인도네시아 고젝 그리고 그랩’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온라인 강의와 페이스북으로 그가 강조한 것은 “동남아서는 그랩-고젝과 손잡아야 살아남는다”는 것. 고 교수가 조명한 유니콘 기업 그랩과 고젝에 대해 아세안익스프레스가 지상 중계해본다.

 

■ 전화기 10대로 시작한 인도네시아 오토바이 중심 호출서비스

 

‘고젝’ 인도네시아 고젝(Gojek)은 오토바이 중심의 호출서비스 앱이다. 나디엠 마카림이 오토바이 기사와 이용자를 연결한 아이디어로 출발했다.

 

2010년 전화기 10대 출발했다. 앱이 개발된 것은 2015년이다. 예전부터 인도네시아에는 오젝이라고 ‘오토바이택시’ 같은 게 있었다. 동네 어느 지점에 가면 오토바이가 모여 있고, 목적지를 이야기하고 가격을 흥정해 타고 간다.

 

휴대폰이 생겨난 후에는 아는 오젝한테 전화해서 불러서 타고 가기도 하였다. 차가 워낙 막히고, 그리고 택시보다 저렴했기 때문에 오토바이가 교통수단으로 유용하다. 근데 이게 1대1 거래이다 보니 효율성 편리성 안전성 등등에 문제가 있었다.

 

 

나디엠 마카림이 2010년에 이 오토바이 기사와 이용자들을 연결하는 회사를 차린다. 고젝의 시초다. 2010년이니까 앱 기반 서비스 이런 건 당연히 생각못한 시절이다.

 

사무실에 전화기를 12대를 놓고, 중계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냥 그렇게 가다가 2012년에 저 바다 건너 말레이시아에서 마이택시(MyTeki, 그랩의 모태)가 나타났다. 앱 기반으로 카카오택시랑 비슷했다. 마이택시로 택시업이었다가 투자유치 이후 라이드 헤일링 서비스 그랩카로 변신했다.

 

고젝은 2015년에서야 앱이 만들어진다. 이건 고젝의 문제도 있겠지만,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보급률이나 데이터 이용요금 등과도 관계가 있다. 그랩이 차량 기반으로 시작했다면 고젝은 계속 오토바이 중심이었다. 교통 사정도 있고 소득 수준의 차이다.

 

■ 고젝, 음식배달-미용메이크업-공과금납부 등 슈퍼앱...그랩 인도네시아 상륙 ‘초긴장’

 

그랩은 말레이시아를 기반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출발이 차량 호출 서비스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에는 모토바이크-헤일링(오토바이 호출, motobike-hailing)이 허용되지 않는다.

 

고젝은 철저히 인도네시아 기반이다. 인도네시아는 2억 7000만 명 인구에 섬이 1만7000개가 넘는 나라다. 자기 나라서 잘하기도 바쁜데 뭐 ‘딴나라’를 쳐다볼 이유가 없었다.

 

 

반면에 마이택시는 2013년 태국과 싱가포르에, 2014년 인도네시아 등지로 해외진출을 가열차게 하면서 그랩 택시가 되고 그랩카로 진화해나갔다.

 

고젝은 인도네시아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한다. 물론 이제 차량 호출(car-hailing)도 시작했다. 고젝이 앱 기반의 차량호출 서비스 출발은 늦었지만 고페이를 비롯해 음식배달, 미용메이크업, 공과금납부 등 지금 슈퍼앱이라고 넣는 여러가지 서비스를 일찍이 다 끌어들였다.

 

최고의 인기는 마사지사 예약이다. 그들을 부르면 오토바이 타고 집으로 온다. 인도네시아 생활 필수앱이 된 거다. 나중에 고라이프(Golife)로 별도로 만들어졌다. 실제 서비스 종류가 너무 많아서 일일이 나열하기도 벅차다.

 

두 기업은 인도네시아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중이다. 과거 그랩과의 인터뷰에서 들은 바에 따르면 오토바이 요금이 차량보다 싸서 거래대금에서 놓고 보면 그랩이 우위를 차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 고젝과 그랩, 하버드 MBA 동기 앤소니 탄-후이링 탄이 창업 이젠 ‘라이벌 관계’

 

알려진 대로 고젝 창업자 나디엠 마카림과 그랩 창업자 앤소니 탄-후이링 탄은 하버드 MBA 동기다. 하지만 지금은 데먼데먼하는 사이라고 한다. 서로 치열한 시장의 ‘라이벌’임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기업의 경쟁과 발전에는 대규모 펀딩이 큰 역할을 했다. 그랩은 2014년부터 글로벌 펀딩을 받기 시작한다. 처음엔 큰 금액이 아니었지만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기점으로 깜짝 놀랄만한 금액들이 연이어 쏟아져 들어온다.

 

 

고젝은 그보다는 늦었고, 구글과 텐센트의 투자가 기폭제가 되었다. 그랩은 2018년 우버 동남아 사업권을 인수하며 동남아 최종승리자가 되었다.

 

우버가 나가고 그랩이 동남아 시장 전체를 좌우하게 되면서 고젝이 해외 진출을 시작한다. 지금은 베트남 태국에서 고비엣(Go-Viet), GET이라는 브랜드로 만날 수 있다.

 

그랩과 고젝은 차량 호출에서 출발해 많은 유저를 보유하고 있고, 플랫폼을 이루었다. 슈퍼앱이라는 똑같은 목표를 두고 있다. 최근 두 기업 모두 슈퍼앱이 된 후 파이낸셜 부분을 강화하고 있다.

 

두 회사는 페이-대출-보험-투자로 이어지는 파이낸스 부분을 강화하려는 전략도 유사하다. 우버=> 중국 텐센트(슈퍼앱)=>동남아 플랫폼+핀테크 공룡.

 

두 스타트업은 동남아 교통체증이라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려는데서 시작했다. 이후 디지털 솔루션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고, 혁신의 상징이 되었다. 펀딩도 많이 받았고, 성장기회를 잘 포착했다. 과감했고 신속했다.

 

이 같은 혁신의 아이콘 그랩과 고젝의 성공은 동남아의 스타트업 붐과 활발한 투자유치의 기폭제가 되었다.

 

■ 코로나19 여파, IPO 쉽지 않은 상황...고젝과 그랩 합병 소문도

 

고영경 교수는 평소 동남아에서는 그랩이나 고젝과 함께 하거나, 그들이 하지 않는 걸 해야 살아남는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다른 게임이 되어야 한다. 투자금이 쏟아져 들어와서 시장 확대는 이루었는데, 혁신적 모델은 어디로 간 건가고 지적했다.

 

유저 많고 데이타터 많다고 그냥 돈이 벌리는 게 아니다. 고젝은 지난해부터 일부 인원을 내보냈다. 고라이프의 서비스 수를 줄인 대신 고비디오와 금투자 플랫폼을 추가했다.

 

그랩은 고젝이 하던 이런저런 서비스들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 올려놓고 있고, 채팅 베타버전도 내놨다. 금투자수단 말고는 그다지 눈길을 끄는 게 없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라이드헤일링 시장 수요 대폭 감소했다. 또한 코로나 여파가 아니라도 이래서는 그랩의 IPO(기업공개)로 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파이낸스 부분 분리가 계속 제기되는 이유다.

 

한쪽에서는 고젝과 그랩의 합병소문이 새어나오기도 한다. 지난해 나디엠 마카림은 조코위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교육부 장관이 되었다.

 

 

그랩과 고젝은 블랙홀처럼 동남아의 인재들, 몸값 높은 사람들을 몽땅 쓸어갔다. 물론 밥값을 하는 탁월한 인재들이 좋은 아이디어가 준비하고 있을 테니 기다려 보는 중이기는 한다.

 

하지만 이 두 유니콘 기업도 한국의 경우처럼 카카오페이지(카카오), 네이버쇼핑(네이버)과 웹툰(카카오-네이버) 같은 비장의 무기가 필요하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의 상승은 그냥 얻어진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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