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한국국제학교 설립 승인’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를 비롯한 베트남 북부 거주 교민들과 한·베가족협회(회장 장우연)가 ‘제2의 한국국제학교 설립 승인’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베트남 북부에는 대기업부터 소규모 프랜차이즈까지 수많은 한국 기업들이 진출하면서 주재원들이 급증했다.
2023년 재외동포청 발표 기준 베트남 내 한국교포는 17만8,122명이다. 이 가운데 하노이 등 베트남 북부에는 7만 6,200명이 거주한다. 주재원의 자녀들 또한 크게 증가했다.
베트남 한-베가족협회 자료에 따르면 한-베가정은 약 7000여 가구다. 이 중 3000 가구 이상이 하노이 등 북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하노이 한국국제학교의 교육 여건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과 교육부가 핑퐁 게임하는 사이 교민들은 자녀 교육문제로 고통이 크다. 이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 ‘하노이 한국국제학교’가 주재원 자녀 입학 가능 유일한 국제학교
재외 한국국제학교는 ‘재외국민의 교육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서 재외국민에게 초·중등 교육과정에 따른 학교교육을 실시하기 위하여 외국에 설립 및 운영되는 교육기관을 말한다.
하노이에서 주재원 자녀들이 입학할 수 있는 한국국제학교는 하노이 한국국제학교(이하 KISH)가 유일하다. 2006년 개교한 KISH는 학생 수용 능력을 이미 크게 초과했다. 2024년 기준 KISH 학생수는 정원의 2.5배인 2000여 명 이상이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상당수가 제때 입학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과밀학급으로 인해 교육의 질 또한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더 이상 학교를 확충할 공간도 없는 실정이다. 지금은 단순한 공간 부족을 넘어 미래 인재 양성에도 어려움이 되고 있다.
■ 베트남 대표 민간기업 빈그룹, 흥옌성에 ‘제2의 한국국제학교’ 설립 추진
이러한 상황에서 베트남을 대표하는 민간기업 빈그룹(Vingroup)이 주도하여 하노이에 인접한 흥옌성에 ‘제2의 한국국제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빈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빈홈스(Vinhomes)는 흥옌성에 오션시티(Ocean City)라는 신도시를 건설했다. 여기에는 코리아타운(K-타운)도 함께 조성되어 있다.
2024년 5월 정식 오픈한 K-타운 내에 빈홈스는 약 3헥타르의 부지에 새 한국국제학교(가칭 KISO)를 설립하여 하노이 등 베트남 북부 주재 한국인 자녀들이 최고의 시설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빈그룹의 자회사인 빈스쿨이 운영하는 곳이 영국계 명문 사립학교 브라이튼 칼리지다. 빈그룹은 오션시티에 이런 세계적 명문 한국국제학교를 만들고 싶어한다.
■ 교민 대상 설문 “한국국제학교 추가 신설 필요 64%”
지난해 한베가족협회가 베트남 거주 한국교민 대상 ‘베트남 한인 교육 환경 및 신규 국제학교 설립에 관한 의견 조사’했다.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자의 64%가 한국국제학교 추가 신설이 “필요하다”(매우 필요하다 41%, 대체로 필요하다 23%)라고 답변했다. 조사 대상자의 55%는 “새 학교가 설립되면 자녀 교육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제2 한국국제학교 설립추진단은 빈홈스와 협조하여 지난해 11월 ‘재외한국학교 설립 승인 신청서’를 주베트남한국대사관(이하 대사관)에 제출했다. 그러나 국내외 여러 복잡하고 정치적인 상황이 발생하면서 재외한국학교 설립 승인 절차가 지연되었다.
설립승인 신청서를 제출한지 거의 1년여만에 올해 11월 17일에 교육부의 실사단이 베트남을 방문했다. 교육부 실사단은 오션시티 학교 신설 부지를 확인했다. 설립추진위, 한인회, 한베협회, 코참, 하노이한국학교 등 다양한 기관을 방문하여 여러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후 법규와 규정에 따라 학교 설립 승인 절차가 진행되겠지만 현지 관계자들은 학교 설립에 대한 기대와 희망에 부풀어 있다.
■ “하노이 한국국제학교 학생 수용능력 과밀화...교육 불평등 시급 해소해야”
한국 국민은 나이나 성별, 거주 지역, 경제적 지위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균등한 교육의 기회를 누릴 권리가 있다. 또한 정부는 한국 국민들이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 여건 격차를 최소화하는 시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
베트남 내 제2의 한국국제학교인 KISO 설립은 ▲KISH의 과밀화 문제 해결, ▲한·베 가정의 교육 불평등 해소, ▲지속가능한 지역 교육 생태계 구축, ▲한·베 양국을 잇는 미래 인재 양성이라는 시대적 필요에 대한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강력한 해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북부 거주 교민들과 학생들은 한목소리로 “‘헌법’과 ‘교육기본법’ 등이 정한 교육의 기본권을 보장해 줄 것을 우리 정부에 정중하게 요청”했다. 하노이 북부 제2의 한국국제학교 설립 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해 줄 것을 간절하게 요청했다.
고삼석 동국대 석좌교수는 "하노이 한국국제학교의 학생 수용능력이 이미 한계를 넘은 상태에서 정부가 이를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는 이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베가족협회와 하노이 등 베트남 북부교민들은 ‘베트남 제2의 한국국제학교’ 설립을 시급하게 승인하기를 바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