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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6] 응웬 타이 하이의 베트남 단편소설 ‘생쥐 띠의 실종’

청소년소설 '생쥐 띠의 실종(Tí chuột mất tích)'...코이부(Khôi Vũ)으로 성인 소설 창작

 

아세안익스프레스가 계묘년(癸卯年) 신년을 맞아 베트남 소설 <열세 번째 나루(Mười ba bến nước)> <여행자의 전설> <이웃(HÀNG XÓM)> <천지가 진동할 얘기(Chuyện Động Trời)> <옛사람들(Những người muôn năm cũ)>에 이어 <생쥐 띠의 실종(Tí chuột mất tích)>을 6번째로 싣는다. 응웬 타이 하이(Nguyễn Thái Hải)는 다수의 청소년 소설을 발표했다. <편집자주>

 

 

생쥐 띠의 실종(Tí chuột mất tích)

 

‘아이스크림 타잉’은 착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타잉의 별명이었다. 학교가 끝나면 타잉은 집안 살림에 보태기 위해서 아이스크림 통을 메고 장사를 하러 다녔다. 타잉은 다른 아이들처럼 아이스크림을 파는 일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다. 부끄러워하기보다는 오히려 자랑스러워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가 쉬는 시간에 바로 자기 학교에 와서 아이스크림을 파는 것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일 때문에 아이스크림 타잉은 같은 학년의 오후반 학생들과 사귀게 되었다. 그들은 빙, 산, 카잉과 생쥐 띠였다. 그들 다섯은 아주 친하게 지냈지만, 또한 자주 다투었다. 네 명의 아들 중에서 아이스크림 타잉이 가장 따르는 애는 빙이었다. 그는 공부를 잘할 뿐만 아니라 총명한데다가 처세가 뛰어났다. 단지 맘에 안 드는 것은 그가 언제나 대장 노릇을 하는 것으로, 이 아이한테 명령하고 나서는 바로 다른 아이에게 명령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빙이 대장 노릇을 하는 것이 맞았다. 산, 그는 자칭 산호라고 불렀는데, 이것은 친구들이 그를 바다에 사는 산호라고 부르고자 하는 것 때문만이 아니라, 산의 입이 벌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그의 입은 항상 웃는 것처럼 보였다. 산호는 아이스크림 타잉과 자주 장난을 치고 또 늘 충돌했다. 기회만 되면 이 둘은 새로운 문제로 다투었다. 카잉은 여자였다. 화가 나면 참거나 가슴 속에 묻어두었다. 결국 생쥐 띠만이 타잉의 마음을 가장 많이 차지했다. 이 아이는 그들 중에서 몸이 가장 작았고 성격도 유약했으며 행동도 느렸지만, 친구들에게는 아주 정이 깊었다. 아이스크림 타잉이 그를 좋아하게 된 것은 그러한 이유였다.

 

그날 아이스크림 타잉은 오후 수업이 있었다. 아침 다섯 시 반이었지만 그는 오전 장사를 위해 아이스크림 통을 메고 있었다. 얼마를 걷다가 타잉은 커피를 사오던 생쥐 띠를 만났다. 생쥐 띠는 앞니 두 개가 빠진 입으로 미소 지으며 인사를 했다.

 

“오늘 너 두리안 아이스크림 가져와라, 이따가 내가 사줄게!”

 

“너 오늘 부자 됐냐? 생쥐 띠!”

 

“당근이지. 우리 아버지가 휴가 와서 20동을 줬다.”

 

“알았어. 내가 두리안 아이스크림 가져갈게.”

 

둘은 헤어졌다. 아이스크림 타잉은 마음속에서 기쁨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생쥐 띠를 만나는 날은 아이스크림이 통째로 다 팔린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 작은 녀석을 만나면 첫 손님으로는 그만이었다.

 

생쥐 띠는 길을 걸으면서 그 향기로운 두리안 아이스크림을 생각했다. 실제로 아이스크림 타잉과 같은 친구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어떤 종류든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을 말만 하면 바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 가지 불편한 것은 가난하여서 친구라도 사서 먹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타잉 역시 항상 돈을 받았다. 조금만 부자였다면 틀림없이 그냥 주었을 것이다. 다시 생각하니 자신이 바보 같았다. 부자였다면 누가 아이스크림을 팔러 다니겠는가!

 

*

***

 

아이스크림 타잉이 학교에 도착하였을 때는 바로 쉬는 시간이었다. 그는 2학년 B반 쪽을 바라보면서 빙, 산호, 카잉, 생쥐 띠의 그림자를 찾았다. 빙, 산호와 카잉이 나왔다. 아이스크림 타잉은 손에 든 종을 세게 흔들었다. 그 세 아이는 그가 있는 곳을 알아보고는 곧바로 달려왔다.

 

“생쥐 띠 어디 있니?”

 

빙이 대답했다.

 

“오늘 학교에 안 왔는데.”

 

“어! 왜지? 오늘 새벽에 커피를 사가던 생쥐를 만났었는데. 그리고 내 아이스크림을 산다고 약속도 했는데…”

 

“병 걸린 것 아닌가!”

 

“병은 무슨 병, 내가 보기에 코끼리처럼 건강했단 말이다.”

 

캉이 거들었다.

 

“아니면 집에 무슨 일이 있지 않을까?”

 

산호가 말했다.

 

“예를 들어 제사라든지.”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계속이었다.

 

“그렇게 기도해라. 그러면 잠시 후에 그 녀석이 우리를 제삿밥 먹으러 오라고 초대할 것이다.”

 

빙이 산호를 나무랐다.

 

“너는 먹는 것만 밝히니!”

 

산호가 아이스크림 타잉을 가리키며 말했다.

 

“만약 나처럼 먹는 것 밝히는 놈이 없다면 아이스크림 타잉이 누구에게 아이스크림을 판단 말이냐?”

 

아이스크림 타잉이 산호와 늘 다툰다고 말들을 했다. 그렇지만 아이스크림 타잉은 다투지 않을 수 없었다.

 

“누가 너한테 사달라고나 했니? 왜 다른 사람을 끌고 들어가?”

 

산호가 말했다.

 

“나한테 마지막 남은 아이스크림이라고 사달라고 했던 놈이 누군데?”

 

“그날은 다 팔려서 한 번 해본 말이었거든…”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느끼고 빙이 끼어들려고 하는데, 정문 쪽에서 오토바이 소리가 들렸다. 빙이 바라보았고, 빙은 오토바이에 앉아 있는 생쥐 띠의 아버지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산호가 말했다.

 

“저것 봐! 너희들 보았지? 생쥐 띠 아빠가 우리를 찾으러 왔잖아.”

 

카잉이 말했다.

 

“맘대로 상상하지 마! 게 아빠가 결석 허가를 받으러 왔으면 어쩔 건데?”

 

빙이 말했다.

 

“너희들 잘 봐라! 왜 그 아이 아빠 얼굴색이 걱정거리라도 만난 듯 새파랗지?”

 

아이스크림 타잉이 말했다.

 

“어! 그래. 게 아빠가 정신없이 교장실로 들어가는데…”

 

빙이 명령을 내렸다.

 

“야! 우리 그쪽으로 가 보자!”

 

그리고 손을 들어 신호를 보냈다. 산호와 카잉, 아이스크림 타잉이 먼저 달려갔고, 빙도 뒤따라가 갔다. 갑자기 한 학생이 아이스크림을 사겠다고 부르는 바람에 아이스크림 타잉은 멈추어서 아이스크림을 팔아야 했다. 아이스크림을 팔고 그는 서둘러 교장실 쪽으로 갔다. 많은 학생이 그곳을 둘러싸고 있었다. 교장 선생님과 다른 선생님 그리고 생쥐 띠 아버지가 현관에 있었다. 아, 틀림없이 어떤 중요한 일이 생긴 것이다.

 

아이스크림 타잉이 무리 속에서 빙과 산호, 카잉을 찾았을 때, 생쥐 띠의 아버지가 돌아가겠다는 인사를 하고 있었다. 교장 선생님과 선생님들이 뒤따르며 전송을 하고는 교무실에 다시 모여서 수군거렸다. 타잉은 속이 타서 친구들에게 물었다.

 

“야! 무슨 일이냐?”

 

빙이 평정을 잃은 말투로 대답했다.

 

“생쥐 띠가 이른 아침부터 지금까지 보이지 않는데…….”

 

산호도 더는 농담하지 않았다.

 

“걔 아버지가 학교에 와서 그 친구가 학교에 왔는지를 물었데.”

 

카잉이 보탰다.

 

“사람들은 걔가 유괴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어.”

 

생쥐 띠가 유괴되었다고! 생쥐 띠가 실종되었다고! 생쥐 띠가 길을 잃었다니! 이렇게 심각한 일이 생길 줄은 전혀 생각 못했었는데! 빙, 산호, 카잉과 아이스크림 타잉은 어쩔 줄 몰라서 서로 바라보고만 있었다. 수업 종이 다시 울렸다. 아이스크림 타잉이 빙에게 물었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지?”

 

빙은 아주 빠르게 결정했다.

 

“오늘 밤 우리 모두 운동장에 모여서 상의하자. 알았지?”

 

모두는 만족했다. 그리고 그들 넷은 헤어졌다. 빙과 산호, 카잉은 교실로 들어갔고, 아이스크림 타잉은 통을 어깨에 메고, 손으로 종을 흔들며 교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이스크림을 사겠다고 부르는 사람이 있었지만, 생쥐 띠의 실종사건을 생각하다가 두 번째로 부르는 소리를 듣고서야 아이스크림 타잉은 놀라서 그쪽으로 달려갔다.

 

*

***

 

그날 밤, 빙이 약속 장소에 먼저 나타났고, 이어서 카잉과 산호가 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스크림 타잉이 왔다. 타잉이 불평했다.

 

“우리 아버지 퇴근이 너무 늦었고, 엄마가 밥을 늦게 해서 투덜대다가 결국은 아버지와 엄마가 한바탕 싸웠고 밥이 더 늦어졌다. 너희들 나 오래 기다렸지?”

 

빙이 말했다.

 

“그래, 아주 오래됐다. 그렇지만 됐어. 생쥐 띠의 문제나 상의하자.”

 

아이스크림 타잉이 말했다.

 

“아직도 새로운 소식은 없지? 즉 생쥐 띠가 아직도 집에 오지 않았단 말이지?”

 

빙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리고 아직도 생쥐 띠가 집을 나갔는지 아니면 유괴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초저녁에 내가 걔 집에 갔었는데, 게 엄마 말이 게 아버지가 파출소에 신고하러 갔다고 하더라.”

 

산호가 말을 이었다.

 

“너희들에게 기쁜 소식을 알려줄게. 우리 아빠가 경찰서장으로부터 이 사건을 조사하도록 위임받았다.”

 

카잉이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쥐 띠의 실종사건 조사에서 산호 아빠를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 분명하구나.”

 

아이스크림 타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말이 맞다. 카잉!”

 

그러나 빙이 바로 고개를 저었다.

 

“쉽게 생각하지 마! 나는 산호 아빠가 우리들의 도움을 쉽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믿지 않거든. 너희들 잊었니? 어른들은 아직도 애들을 우습게 본다. 어른들은 우리와 함께 일한 적이 없어.”

 

산호가 제 아빠를 변호했다.

 

“그렇지만 우리 아빠는 달라!”

 

빙이 말했다.

 

“내 생각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두고 보면 알 거야. 지금 너희들은 생쥐 띠가 집을 나갔는지 아니면 유괴되었는지에 대해서 의견을 말해봐.”

 

산호와 카잉 그리고 아이스크림 타잉은 열을 내며 자기 생각을 말했다. 산호는 생쥐 띠가 겁이 많은 애라고 했고, 카잉은 생쥐 띠가 부모에게 아주 효도하는 애라고 말했다. 타잉은 생쥐 띠가 그의 두리안 아이스크림을 사겠다고 했는데, 결코 그 말을 잊을 애가 아니라고 말했다. 결국 빙은 그러한 평가에 근거해서 생쥐 띠가 결코 집을 나갈 애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이제 생쥐 띠가 유괴되었다는 문제만 남아 있었다. 그렇지만 누가 생쥐 띠를 유괴했지? 어린애를 매매하는 조직인가? 여자 유괴범? 생쥐 띠를 유괴해서 무엇하지? 돈을 요구한다? 아이스크림 타잉이 고개를 저었다.

 

“생쥐 띠네 집은 무지하게 가난한데, 무슨 돈이 있다고 돈을 요구하지?”

 

한참이나 의견을 주고받았지만,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빙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한 가지를 말했다. 내일부터 그들 넷은 생쥐 띠와 관련된 소식들을 모으고, 확인하여 운이 좋다면 그의 행적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들은 그 제안에 동의하였다. 그리고 빙은 산호에게 명령했다. 집에 가서 그의 아빠에게 조사과정에서 그들이 도와도 되냐고 물어보라고 했다. 산호가 알았다고 하고, 그들은 헤어져 집으로 가서 숙제했다.

 

*

***

 

빙이 추측했던 대로 산호의 아버지 테씨는 산호의 제안을 한마디로 거절했다. 산호가 슬쩍 말을 꺼내자마자 그는 ‘네 놈들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다고? 배불리 먹여주니까 엉뚱한 짓을 하고 다녀!’라고 혼을 냈다고, 산호가 세 친구에게 알려왔다. 그때까지도 사람들은 생쥐 띠의 행적과 관련해서는 오직 하나의 흔적만 찾아냈다. 그것은 그가 아버지의 커피를 사서 집으로 돌아오던 골목의 인적이 드문 길가의 나무 아래에 놓아둔 커피잔이었다. 그렇다면 생쥐 띠는 그곳에서 실종된 것이다. 아니면 커피잔을 버리고 도망간 것인가. 이런 추측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아니면 유괴되면서 커피잔을 떨어뜨린 것인가. 이 추측에 동의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어른들의 조사는 그쯤에서 멈추었다. 아이들도 똑같이 그쯤에서 막혀버렸다. 생쥐 띠의 행적은 여전히 완전한 비밀이었다. 그의 엄마와 동생들은 울어서 눈이 퉁퉁 불었다. 그의 아버지는 휴가를 연장하고 자식을 찾으러 다녔다. 일이 벌어지고 삼 일째가 되자 빙과 산호, 카잉과 아이스크림 타잉은 이 조사에 흥미를 잃기 시작했다. 그들은 무기력함을 느꼈고, 모두는 속으로 정보원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다.

 

그날 오후는 일요일 오후였다. 집에만 있으려니 너무 심심해서 빙은 산호와 아이스크림 타잉을 불러서 카잉 집에 놀러 가자고 했다. 카잉네는 집을 짓고 있었고, 옥상에 시멘트를 부어놓은 상태였다. 그래서 그들이 올라가서 바람을 쐴 수 있었다. 엄마와 동생들만 집에 있었기 때문에 그의 아빠가 있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카잉의 아버지 응옥코이씨는 애들을 싫어하기로 유명했다. 카잉이 친구들을 데리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처음으로 시멘트가 깔린 옥상에 올라갔기 때문에 빙과 산호 그리고 아이스크림 타잉 모두는 너무나 즐거웠다. 빙이 탄성을 질렀다.

 

“아! 여기에 서 보니 시원한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겠어!”

 

산호가 거들었다.

 

“너희 집 완공되면 매주 일요일 오후에 우리 이곳에 올라오도록 해야 한다. 알았지?”

 

아이스크림 타잉은 먼 곳을 바라보았다.

 

“야, 저 먼 곳을 보니 고만고만한 지붕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산호가 바로 찔러댔다.

 

“야, 통 속에 있는 가지런한 아이스크림 막대와 똑같지?”

 

아이스크림 타잉이 씩씩거리며 말했다.

 

“야 인마, 너 나 놀리니?”

 

“누가 너를 놀린다고!”

 

곧 싸움이 날 것 같아 빙이 끼어들었다.

 

“너희들은 싸우는 것만 잘하는 것 같다. 내 손이 가리키는 쪽을 봐라. 너희들 무엇인지 보이니?”

 

“어딘데?”

 

“저 멀리 보이는 높은 집 말이야, 봤지?”

 

“봤다. 파란색 칠한 집이지?”

 

“그래, 너희들 그 집 난간에 걸린 간판 보이지?”

 

“봤다! 왜?”

 

“그런데 너희들 간판에 무엇이라고 쓰여 있는지 아니?”

 

산호와 아이스크림 타이 그리고 카잉은 눈을 찡그리며 간판의 큰 글자를 바라보았지만, 너무 멀어서 희미했다. 산호가 말했다.

 

“군웅 같은데 맞니?”

 

카잉이 고개를 저었다.

 

“내가 보기에는 ……. 군릉 같은데!”

 

그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아이스크림 타잉이 빙에게 물었다.

 

“그런데 어째서 너 우리에게 그 간판을 묻는 거지?”

 

빙이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그 두 글자를 읽을 수 없어서. 너희들은 그 글자를 읽을 수 있나 보려고 그랬어. 요즘 들어서 내 눈이 나빠졌는지 자연스럽지 않거든. 그리고 멀리 볼 수가 없어…….”

 

산호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래, 너 근시가 됐다고? 아이고, 네가 안경 쓰면 틀림없이 볼 만할 거야!”

 

모두 산호를 따라 웃었다. 그때 아래에서 응옥코이씨 소리가 들렸다. 빙이 친구들 옆구리를 찌르면서 말했다.

 

“야, 가자!”

 

아이스크림 타잉이 아쉬워하며 말했다.

 

“이제 막 올라왔는데 벌써 가야 하니? 카잉, 우리 간다! 너는 여기서 파란색 칠을 한 집의 간판이 군웅인지 군릉인지 잘 보고 우리에게 알려줘라, 알았지?”

 

그들은 깔깔거리며 웃었다. 바로 그때 응옥코이씨가 계단 앞에 나타났다. 네 아이는 입을 꾹 다물었다. 세 아이가 손을 모아 공손히 인사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응옥코이씨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계속 옥상으로 올라왔다. 빙과 산호, 아이스크림 타잉은 살금살금 내려갔다. 아이스크림 타잉이 산호에게 속삭였다.

 

“카잉 아빠 정말 무섭다. 그렇지?”

 

*

***

 

월요일 오전, 아이스크림 타잉은 쉬는 시간에 빙, 산호, 카잉을 만났다. 카잉이 그들에게 말했다.

 

“내가 파란 집 간판의 두 글자를 확실하게 알았어.”

 

산호가 서둘러 물었다.

 

“뭔데? 내 추측이 맞지? 군웅이지?”

 

카잉이 입을 삐죽였다. 그러자 빙이 말했다.

 

“그러면 군릉이냐?”

 

카잉이 웃음을 터뜨렸다.

 

“진흥!”

 

“쉽네! 그런데 아무도 그것을 생각 못했지. 그런데 너 그것을 어떻게 알았어? 너 옥상에서 계속 읽었어?”

 

“아니? 우리 엄마에게 물어봤지. 엄마가 그러는데 그 집은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수리하고 판매하는 곳이란다. 우리 엄마가 그곳 주인을 잘 안대. 며칠 동안 그 진흥상점은 문을 닫고 가족이 달랏으로 휴가를 갔다고 하더라. 바로 우리 엄마가 그 집의 열쇠를 가지고 있으며, 집을 봐준다고 하더라.”

 

아이스크림 타잉이 입을 삐죽였다.

 

“달랏으로 놀러 가다니 행복하겠다!”

 

빙이 아이스크림 타잉의 바람을 잘랐다.

 

“됐어, 그 얘기는 잊어버리자. 생쥐 띠 얘기나 하자. 누구 새로운 소식을 아는 사람 있니?”

 

산호가 말했다.

 

“우리 아빠가 너무 비밀스럽게 일을 해서, 어떤 소식도 듣지 못했어.”

 

카잉이 슬픈 얼굴로 말했다.

 

“불쌍한 생쥐 띠, 지금 어디에 있을까!”

 

그들 넷은 침묵을 지켰다. 아이스크림 타잉은 자기 일인 아이스크림 파는 일도 잊었다. 그를 깊이 생각하고 있을 때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그들은 헤어졌다. 아이스크림 타잉은 국도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의 발이 진흥상점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타잉이 혼자 중얼거렸다.

 

“오늘 아이스크림 타잉은 시간이 많다. 이쪽으로 한 번 가 볼 필요도 있어. 그곳까지 갔다가 다시 반대 방향으로 해서 집에 가면 될 거야. 그리고 물건 다 팔면 좋겠지. 이 기회에 그 상점도 잠시 둘러보고…….”

 

얼마를 가다가 아이스크림 타잉은 100여 미터 앞에 있는 간판을 보았다. 아이스크림을 사겠다고 부르는 사람이 있었다. 타잉은 한꺼번에 3개를 팔았다. 그가 막 아이스크림 통 뚜껑을 덮으면서 앞으로 가려다가 진흥상점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는 가게의 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한 남자가 나왔다. 이상하지 않은가? 아이스크림 타잉은 생각했다. 카잉이 말하길 진흥상점의 주인이 달랏으로 휴가를 갔다고 했었다. 그러면 저 남자가 진흥상점의 주인? 그가 막 달랏에서 돌아왔다?

 

그 남자는 셔터를 당겨 문을 잠갔다. 아이스크림 타잉은 궁금증이 더해졌다. 그 남자가 집을 떠나고 있었다. 옆집을 지나며 앞에 서 있던 옆집 주인에게 인사를 하고는 곧바로 걸어갔다. 아이스크림 타잉이 서 있는 쪽으로 지나가고 있을 때, 타잉이 말했다.

 

“아이스크림 사세요!”

 

그 남자가 손을 저었다.

 

“안 사!”

 

그리고 그 남자는 삼륜차 정류장으로 걸어가서 차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에 그 남자는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라이터는 열쇠고리와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아이스크림 타잉은 깜짝 놀랐다. 그 남자의 열쇠고리는 구리로 만든 다람쥐 모양으로, 타잉이 생쥐 띠에게 선물했던 구리로 만든 다람쥐 열쇠고리와 완전히 똑같았기 때문이다.

 

타잉은 갑자기 떨기 시작했다. 아, 이 중요한 사실! 지금 어쩌지? 삼륜차가 멈추었다. 그 남자가 차에 올랐다. 아이스크림 타잉은 어쩔 줄 몰랐다. 저 구리로 된 다람쥐 열쇠고리가 생쥐 띠의 것이 맞을까? 저 남자 아니면 진흥상점 주인이 생쥐 띠의 실종사건과 관련이 있을 거야! 운전사가 차를 굴리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 타잉은 기계처럼 순식간에 행동을 옮겼다. 그가 차를 불러 세웠다.

 

“아저씨! 저 좀 태워주세요!”

 

운전사가 핀잔을 주었다.

 

“왜 저 손님과 함께 타지 않았니?”

 

그 남자가 타잉을 바라보았다. 타잉은 그의 의심을 피하려고 일부러 다른 쪽을 바라보는 척했다. 얼마를 가다가 그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타잉도 따라 내리려고 했지만 의심받을까 봐 차가 좀 더 간 다음에 내려달라고 소리쳤다. 삼륜차 운전사는 다시 한번 그 애를 혼낼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타잉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지금 의심스러운 그 남자를 주시하는 일에 정신이 팔린 상태였었다. 아이스크림을 사겠다는 사람이 타잉을 불렀지만, 타잉은 못 들은 척했다. 타잉은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타잉은 그 남자가 서너 살 되는 어린애가 혼자서 놀고 있는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 타잉이 다가갔다. 갑자기 타잉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집 안 의자에 걸어 놓은 앞주머니에 금색 새를 수놓은 생쥐 띠의 회색 셔츠를 본 것이다.

 

*

***

 

타잉이 우연히 발견한 사실을 빙과 산호, 카잉에게 즉시 알렸다. 그들 넷은 상의를 한 후, 산호 집으로 가서 산호 아빠에게 말하기로 했다. 경찰 테씨는 즉시 카잉 집으로 가서 응옥코이 부인에게 진흥상점의 주인이 열쇠를 맡긴 일에 관해서 물었다. 응옥코이 부인은 그 얘기를 아는 것에 대해 놀랐고, 아직도 그녀의 주머니에 열쇠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경찰 테씨는 그 부인에게 비밀을 지키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고, 오늘 아침에 진흥상점의 친척이라고 하는 사람이 집을 둘러보기 위해 달랏에서 왔다는 낯선 사람을 진흥상점의 이웃 사람이 경찰서에 신고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정보를 수집한 그는 타잉 집으로 가서 타잉을 경찰서로 동행하도록 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빙과 아이들에게 당부했다.

 

“너희 오늘 밤에 집에 있어라. 나머지는 내가 할 테니.”

 

아이들은 예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들은 다시 모여서 집에만 있을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생쥐 띠가 붙잡혀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밤이 되어, 빙은 카잉 집에 놀러 간다고 허락을 받았고, 카잉은 산호 집에 놀러 간다고 했다. 그리고 산호는 빙 집에 놀러 간다고 허락을 받았다.

 

그들은 학교 운동장에서 만났다. 셋이 다 모이자 그들은 곧바로 생쥐 띠가 감금되어있다고 의심되는 그 집으로 삼륜차를 타고 갔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모든 일이 다 끝난 뒤였다. 경찰이 그 집을 포위하고 있었고, 골목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세 아이는 힘들게 비집고 들어서야 겨우 사람들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아이들은 아이스크림 타잉 옆에 서 있는 생쥐 띠를 보았다. 빙과 카잉, 산호는 공무를 수행하던 사람들과 구경꾼들이 보고 있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생쥐 띠에게 달려갔다.

 

“생쥐 띠, 우리다!”

 

“너 저자들에게 맞았니?”

 

“며칠 동안 저들이 너에게 먹을 것을 주었니?”

 

“잘 때 모기장이 없었니? 왜 이렇게 팔다리가 모기에 많이 물렸어? 생쥐 띠!”

 

생쥐 띠는 친구들 앞에서 너무 기뻐 눈물을 흘렸다. 그때 생쥐 띠를 감금했던 집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경찰서로 데려가려고 했다. 경찰 테씨가 생쥐 띠가 서 있던 곳으로 다가왔다. 그곳에 아이들이 다 모여 있는 것으로 보고는, 눈을 찡그리며 말했다.

 

“어! 네놈들 감히 내 말 안 듣고 여기까지 왔어! 됐다. 이 사건 처리하고 나면 네놈들 혼날 줄 알아!”

 

그렇게 겁은 주었지만, 그는 웃고 있었다. 다섯 명의 아이가 함께 서 있으니 생쥐 띠가 가장 여의었고, 아이스크림 타잉은 기쁜 표정이며, 빙과 카잉은 굳어있고, 산호는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어찌 되었든 아버지로부터 10대 이하의 회초리는 피하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경찰이 말했다.

 

“너희들 다섯, 지프차에 타라! 집에 데려다줄게. 어서, 서둘러!”

 

*

***

 

생쥐 띠가 집으로 돌아왔다. 그 불량배들이 모든 것을 진술했다. 그들의 진술에 따르면, 진흥상점의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에 친척을 가장해서 열쇠로 문을 열어 도둑질하기로 했다고 한다. 생쥐 띠가 커피를 사오던 날, 그들이 골목에서 범행을 모의하고 있었다고 한다. 생쥐 띠가 우연히 듣게 되었고, 그들은 비밀이 탄로날까 두려워서 생쥐 띠를 붙잡아 두고 있다가 일이 끝난 후 처리하기로 했었다고 한다. 아이스크림 타잉이 진흥상점에서 나오던 그를 만난 때가 다음날 도둑질하기 위해 미리 정찰을 나왔던 때였다고 한다. 그러나 예기치 못하게 그날 밤 그들이 붙잡힌 것이다.

 

하루는 타잉이 경찰로 불려가서 상장과 상금을 받았다. 달랏에서 돌아온 진흥상점이 주인은 서둘러 타잉의 집을 찾아와 고맙다고 인사했고, 타잉에게 아주 예쁜 라디오를 선물했다. 생쥐 띠는 조그만 시계를 선물 받았고, 나머지 빙과 산호, 카잉은 만년필을 선물받았다. 학생들은 특히 아이스크림 타잉의 용감함에 탄복하면서 이 무용담을 입에서 입으로 전하고 있었다. 이 일은 타잉이 아주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했다. 그러나 안 좋은 일도 벌어졌다. 그것은 아이들이 타잉만 얘기하고 산호의 아빠인 경찰 테씨의 공에 대해서는 잊어버려, 산호를 화나게 만든 것이다. 어느날 그 다섯이 길에서 만났는데, 산호가 바로 말했다.

 

“생쥐 띠 실종사건에서 우리 아빠 공이 가장 먼저다!”

 

아이스크림 타잉이 바로 대들었다.

 

“내가 신고하지 않았다면 네 아빠는 한참 후에야 불량배들을 잡을 수 있었을 걸!”

 

빙도 끼어들었다.

 

“맘대로 상상하지 마! 내가 진흥상점 간판의 글자를 읽어보라고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네가 그 집에 관심을 두고 찾아가서 고발할 수 있었겠니?”

 

카잉도 가세했다.

 

“흥! 내가 너희들 옥상에 안 데리고 갔으면 어떻게 너희들이 진흥상점의 간판을 볼 수 있었겠니?”

 

그리고 그들은 계속해서 돌고 도는, 결론이 나지 않는 다툼을 하고 있었다. 오직 생쥐 띠만이 이 일과 아무 관련이 없었다. 그는 서서 미소 지으며, 유괴되었을 때를 회상하고 있었다.

 

번역 배양수/부산외대 교수

 

 

■ 응웬 타이 하이(Nguyễn Thái Hải)는?

 

1950년 생으로 북부 타이빙 성 출신이다. 1956년 남부 비엔호아로 이주해서 살고 있다. 1973년 사이공대학 약학과를 졸업했다.

 

응웬타이하이는 청소년 소설에 사용하는 필명이다. 1968년부터 1975년까지 그는 남부에서 응웬타이하이로 동화를 썼다. 본명은 코이부(Khôi Vũ)이다. 1981년부터 본명으로 단편 소설과 소설을 쓸 때 사용한다.

 

그는 16살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소설 ‘200년의 저주’로 1990년 베트남작가협회상을 수상하는 등 두 번(1990년과 2020년) 문인회상을 받았다.

 

첫 번째 단편 소설이 신문에 실린 이래로 56년 동안 67권의 책을 쓰는 동안 출판한 작품의 절반 이상을 어린이들에게 바쳤다. 어린이를 위해 쓰여진 작품은 27권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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