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대선에서 결선투표 없이 1차 투표로만으로도 대통령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미디어에 따르면 지지율 1위 후보인 쁘라보워 수비안또(Prabowo Subianto, 73, 현 국방부 장관)의 지지율이 50%를 넘기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6일 인도네시아 여론조사기관 PWS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호 2번 쁘라보워 수비안또 그린드라당 후보(Gerindra, Gerakan Indonesia Raya, 위대한 인도네시아 행동당)의 지지율은 52.3%에 달했다.
기호 1번 아니스 바스웨단(Anies Baswedan, 56) 나스뎀당(Nasdem) 후보는 21.3%로 2위였고, 기호 3번 간자르 쁘라노워(Ganjar Pranowo, 56) 투쟁민주당(PDI-P, Partai Demokrasi Indonesia-Perjuangan) 후보는 19.7%로 3위였다.
만약 2월 14일 실시되는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같은 결과가 나오면 결선투표 없이 1차 투표에서 차기 대통령이 결정된다.
이 같은 쁘라보워 상승세에는 10년간 집권했으며 레임덕 없이 여전히 지지율 70%대인 조코 위도도(Joko Widodo, 63) 대통령의 ‘적과의 동침’ 지지 덕분으로 해석된다.
조코위 대통령은 여전히 투쟁민주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상대당 후보인 쁘라보워를 자신의 후계자로 낙점했다. 쁘라보워는 러닝메이트로 현직 대통령 조코위 장남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Gibran Rakabuming, 37)를 택했다.
인도네시아는 대선에서 결선 투표제를 시행한다. 1차 투표에서 3명의 후보 중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1, 2위 후보만 놓고 오는 6월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이번 대선이 주목하는 또다른 포인트는 수카르노(Sukarno)-수하르토(Suharto)-유도도요(Yudhoyono) 가문에 이은 새 ‘정치왕조’를 꿈꾸는 조코위 대통령의 행보다.
현재 권력을 가진 인도네시아의 정치 가문을 살펴보면 수카르노 초대 대통령의 장녀 메가와티(Megawati Sukarnoputri) 투쟁민주당 대표의 정치가문, 쿠데타로 독재를 한 수하르토의 사위인 쁘라보워 정치가문, 군부 출신인 유도요노 전 대통령 정치가문이 있다.
여기에다 최근 부상한 조코위 대통령 정치가문을 꼽을 수 있다. 조코위 정치가문은 10년간 집권을 하고 있는 조코위의 국정지지율이 여전히 70%를 넘는 상황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헌법재판소를 통해 대선 후보 연령하한선을 무너뜨려 37세인 장남 기브란 라까브밍 라까 수라까르따(솔로) 시장의 쁘라보워 부통령 러닝메이트 출마를 가능케 했다.
조코위 대통령과 메가와티 투쟁민주당 대표 사이에 아슬아슬한 긴장 관계와 조코위가 스스로 최대 업적으로 여기는 수도 이전에 대한 관련 쁘라보워의 계승 의지가 맞아들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또한 예전엔 장관들이나 지자체장들이 사퇴해야만 대선에 출마할 수 있었던 관례를 새 대통령령으로 무력화시키고 쁘라보워와 기브란이 각각 국방장관과 수라까르따 시장 현직을 유지한 채 대선에 나설 수 있도록 유리한 환경을 깔아주었다.
조코위 대통령의 막내 아들인 까에상 빵아렙은 입당하자마자 PSI(인도네시아연대당) 당대표로 당권을 잡고 공개적으로 쁘라보워-기브란 후보팀을 지지했다. 2월 14일, 인도네시아에 '수하르토 가문'과 손잡고 '조코위 왕조'가 탄생할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