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인도네시아 대선 앞으로 6개월...‘50대 간자르냐 70대 프라보워냐’

2024년 2월 14일 대통령 선거, 인기 최고 조코위 대통령 ‘킹메이커’로 나설까

 

“2024년 2월 인도네시아 대선, 신(神)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인도네시아의 차기 대통령 선거가 6개월로 다가왔다. 2024년 2월 14일이면 2억 8000만 명의 인구대국 4위 인도네시아를 5년동안 이끌어갈 새 지도자가 선출된다. 

 

2014년 이후 조코위(Joko Widodo, 62) 대통령이 9년 동안 인도네시아 정치를 이끌어왔다. 지지율도 여전히 70%대로 고공행진이다. 하지만 이제 대통령궁은 새 주인을 위해 채비에 들어갔다. 

 

조코위 집권 연합은 현재 7개 정당과 함께 한다. 의회 의석의 81%를 장악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헌법상 3연임이 불가하다. 조코위는 출마를 못한다. 그의 임기는 내년 2월 대선을 치르고 이후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10월까지다. 

 

정치미디어 포린 폴리시(foreignpolicy)는 지난 5월 기획에서 “인도네시아 선거에는 정책이 거의 없다. 과두정치 집단과 당의 보스들이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일종의 확장된 인기 콘테스트”라고 벤 블렌드(Ben Bland) 채텀 하우스(Chatham House) 아시아 태평양 프로그램 책임자의 말을 인용했다.

 

이 기획의 주요 포인트는 간자르 프라노워(Ganjar Pranowo, 54)와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72), 아니스 바스웨단(Anies Baswedan, 54) 등 세 명의 후보에게 맞춰졌다.

 

벤 블렌드는 간자르 프라노워 자바 주지사에 대해서는 ‘불완전하지만 민주적인 정치 브랜드의 연속성’, 프라보워 수비안토 현 국방부 장관은 ‘독재자 수하르토(Suharto)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반응적 권위주의’, 아니스 바스웨단은 ‘성장하는 종교적 급진주의를 포용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해 주목을 받았다.

 

아세안익스프레스가 현지 미디어 ‘포린 폴리시’ 기획(조셉 라흐만(Joseph Rachman) 프리랜서 기자)을 중심으로 ‘한인포스트’-‘데일리인도네시아’ 뉴스를 참고해  ‘인도네시아 대선 기상도’를 예측해봤다.

 

■ ‘경찰관의 아들’ 간다르 자바 주지사...조코위의 PDIP 후보 민주화 이후 세대

 

50대인 간자르 프라노워 중부 자바(Central Java) 주지사는 후보 선출 전에는 지지율에서 줄곧 선두를 달려왔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앞두고 이스라엘 선수단을 거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이후 지지율이 빠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유치권이 박탈되면서 후폭풍을 맞았다.

 

 

지난 4월 22일 인도네시아 투쟁민주당(PDIP, Indonesian Democratic Party of Struggle) 후보로 지명된 간자르는 서민 출신인 조코위와 비교된다. 빈민가에서 자란 조코위는 성공적인 사업가, 시장을 거쳐 대통령에 올랐다. 

 

경찰관의 아들인 그는 가자마다대학교(UGM) 법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98년 인도네시아 민주화 이후 공직에 오른 정치인 세대의 부상의 아이콘이다. 소탈하고 개혁적이며 효율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간다르는 1990년대에 수하르토의 통치에 반대하는 반독재 운동에 참여하여 결국 PDIP가 될 야당에 합류했다. 간자르는 2004년에 국회에 입성하여 정계에 진출했다.

 

그가 대선 선두주자로 부상한 것은 ‘소셜 미디어’에 정통한 능력과 조코위의 암묵적인 지원 덕분이다. 전통적으로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후계자를 노골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 조코위가 PDIP의 당 대표가 아니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 72세의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프라보워 수비안토, 독재자 수하르토 전 사위

 

간자르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70대의 인도네시아 현 국방장관인 그린드라(Gerindra, 대인도네시아운동당)당 프라보워 수비안토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노년 정치 세대를 대표한다.

 

 

전직 군 중장이자 한때 독재자의 후계자로 여겨졌다. 그는 32년 철권통치를 한 수하르토의 전 사위다. 명문가 출신으로 수하르토 대통령의 딸과 결혼했지만 이혼했다. 그는 인도네시아가 동티모르를 점령하는 동안 학살에 연루되었고, 군 복무 기간 동안 인도네시아 민주화 운동가들의 실종에 연루된 혐의를 받았다.

 

프라보워는 망명을 하기도 했지만 2014년과 2019년 대선에 출마했다. 단호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으로 보수세력의 인기가 높다. 2019년 대선에서 보수 무슬림의 적극 지지를 받았다.

 

2019년 투표 후 조코위 대통령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는 프라보워의 거부는 자카르타에서 폭력적인 시위를 촉발시켰다. 조코위는 역발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프라보워에게 국방장관직을 제안했다. 공직에 복귀한 후 프라보워는 소위 서구식 민주주의 체제 하의 인도네시아와 대통령 및 지방자치단체장 직접 선거의 문제점과 현재 정치 체제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 아니스 바스웨단 전 자카르타 주지사, 급진 이슬람 운동과 관련 우려

 

세 번째 주요 후보는 지난해 10월 초 나스뎀(Nasdem)당 대통령 후보로 발표된 아니스 바스웨단이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급진 이슬람 운동과 관련이 있는 50대의 자카르타 전 주지사다. 급진 이슬람 운동과의 연관성은 인구의 13%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의 소수 종교와 많은 온건파 무슬림 사이에 우려를 자아냈다. 

 

 

아니스는 1969년에 서부자바주 꾸닝안에서 태어났다. 조부가 독립운동가 압두라흐만 바스웨단으로 수카르노 초대 대통령 시절 공보부 차관을 맡았다. 아니스는 노던 일리노이대학교 정치학박사로 정치에 뛰어들기에 앞서 자카르타에 있는 빠라마디나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1기 조코위 정부에서는 교육문화부 장관직을 수행했고, 2017년 자카르타 주지사에 당선됐다. 주지사 선거에서 그는 학자로서의 온건파의 명성을 버렸다. 당시 자카르타 주지사였던 중국계 기독교도였던 바수키 푸르나마(Basuki Purnama)를 신성모독죄로 고발한 강경파 이슬람 세력과 동맹을 맺었다. 아혹(Ahok)이라고도 알려진 바수키는 결국 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이 같은 종교적, 민족적 쇼비니즘(호전적 애국주의)의 등장은 많은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아니스는 이후 종교 간 관용의 몸짓으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종교적 소수자들을 완전히 소외시키는 것을 경계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아니스는 ‘반 아혹’ 운동의 중심이었던 강경파 이슬람수호전선의 지도자와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인도네시아 최대 이슬람 정당이 그의 대선 출마의 핵심 후원자로 떠올랐다. 아니스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혼외정사에 대한 명목상 금지와 같은 논란 법안의 통과에 기여한 보수세력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 70%대 인기 조코위 대통령의 명과 암, 간다르의 U-20 월드컵 ‘후폭풍’

 

재선에 성공해 임기 9년째를 맞은 조코위 대통령은 올해 초 지지율이 76%에 달할 정도로 여전히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3연임 금지에 걸려 이번 대선 대통령 출마는 원천적으로 불가하다.

 

또한 2014년 조코위 대선 승리로 떠오른 인도네시아 정치개혁 희망도 수면 아래로 점점 가라앉고 있다. "그의 당선 자체가 인도네시아의 옛 정치 방식과의 결별할 수 있다"는 열망이 옅어져버린 것이다. 

 

조코위는 수도이전 등 자신의 ‘경제개발’ 의제를 추구하기 위해 잇달아 거래를 시작했다. 혼외 성관계를 금지하는 법은 인도네시아의 국가 반부패 위원회를 약화시키고 노동 및 환경 보호를 약화시키는 다른 법과 함께 그의 감시하에 통과되었다.

 

이 거래로 개혁은 크게 후퇴했다. 벤 블렌드는 “2014년, 특히 ​​2019년에는 정말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선거 이후 인도네시아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는 대규모 연합과 거래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선에서 간다르가 당선될 경우 조코위의 많은 거래를 유산으로 물려받는다. 현재 PDIP는 정당연합에 가입하지 않고 대선 후보를 지명할 수 있을 만큼 큰 유일한 정당이다.

 

조코위와 마찬가지로 간다르의 부상은 초대 대통령인 수카르노의 맏딸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Megawati Sukarnoputri) 총재의 정치적인 구애가 큰 역할을 했다. 메가와티는 5대 대통령이자 최초 여성대통령으로 1999년 이후 집권당 PDIP 총재로 인도네시아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지도자로 여전히 당을 장악하고 있다.

 

간다르는 중요한 시기에 지지율 하락이라는 ‘후폭풍’에 직면했다. 그는 U-20 월드컵의 이스라엘 축구국가대표팀 참가를 반대했다. 이 논란으로 FIFA는 마지막 순간에 개최국에서 인도네시아를 제외시켜버렸다.

 

축구에 열광하는 인도네시아에서 이 반대로 인해 간자르의 인기는 큰 타격을 받았다. 이 논란 이전에 프라보워는 간다르에 이어 지지율 2위를 기록했지만, 개최지 탈락의 원인으로 간다르가 지목되며 지지율이 역전했다.

 

■ 조코위의 간다르와 프라보워 후보 중재 실패할 시 프라보워-아니스와의 과거 동맹 ‘이익’

 

포리 폴리시는 지난 5월 기획에서 간자르가 조코위와 프라보워의 동맹을 물려받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조코위의 정치 경력의 초기 핵심 지지자였던 프라보워는 그의 정치적 적이 되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충돌했다.

 

선거 이후 두 사람은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로 강한 관계를 구축했다. 이제 조코위가 간다르와 프라보워의 중매인 역할을 할 것인지도 관심 대상이다.

 

인도네시아 총선거관리위원회는 10월 19일에서 11월 25일 사이에 공식적으로 입후보 등록을 시작한다. 등록을 개시하기 전에 반전이 나올 수 있는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물론 가장 큰 변수는 지지율이다.

 

 

현지 미디어 한인포스트 7월 3일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여론조사회사 LSJ(Lembaga Survei Jakarta)는 2024년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프라보워 후보가 간자르와 아니스 후보를 앞섰다. (6월 20~29일 인도네시아 34개 주 무작위 표본 추출, 1200명 참여)

 

이 조사에서는 프라보워 후보가 40.3% 지지율을 얻었고, 간자르 후보가 32.6%, 아니스 후보가 20.7%로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프라보워 상승세는 프라보워에게 마지막으로 주사위를 굴리고 싶은 유혹을 줄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선거법에 따르면 대선 후보는 완전한 승리를 위해 일반 투표의 5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프라보워는 현재 결선 투표에 진출할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

 

간다르 대 프라보워 대결이 성사될 경우 프라보워는 아니스와의 ‘과거동맹’을 살려내 유리한 국면을 만들 수 있다. 프라보워가 없을 경우 간자르와 아니스는 결선 투표를 한다. 물론 개혁주의자들에게 공포를 줄 수 있는 ‘아니스-프라보워’ 결선 투표가 나오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 또다른 변수, 52%인 40세 미만의 청년1억600만명 “3후보 지지율 거의 비슷”

 

포린 폴리시 8월 6일자는 “총선거관리위원회(KPU)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 2억 4000만 명 중 약 52%인 1억 6000만 명이 40세 미만의 청년이다. 등록된 유권자는 밀레니엄 세대다. 추가로 22%는 Z세대 또는 1990년대 후반 이후에 태어난 세대에 속한다”고 전했다.

 

이어 “여론 조사에서 대통령 후보인 인도네시아 투쟁민주당의 간자르와 그린드라당의 프라보워, 그들의 진영, 그리고 야당 대표 아니스를 지지하는 정당 사이에 지지율 차이가 거의 없음이 나타났다”며 청년 세대에 대한 ‘구애’가 선거를 좌우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지 미디어 데일리 인도네시아는 지난 2월 6일자에서 “2012년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 당시 투쟁민주당 소속 조코위는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해 선거운동을 펼쳤다. 이후 많은 후보들의 선거운동에는 K-POP을 활용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한류가 어떻게 활용될지 흥미롭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새해인 2024년 2월 14일 선거일 이전에는 1만7000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 곳곳에 80만여 개의 투표소가 설치된다. 2019년 선거법을 개정한 인도네시아는 예산 절약을 주요 명분으로 내세워 역사상 대선과 총선이 한 번에 실시했다. 당시 투표 가능 유권자 1억 9300만 명 중 80% 가량이 투표에 참여했다.

 

한편 총선에서 ‘의석 점유율 20% 이상 또는 총선 득표율 25% 이상 정당이나 정당연합’만 대통령 후보를 낼 수 있다.

 

 

[인도네시아 대선 관련 일정]

 

2023년 4월 24일 인도네시아 지방자치단체장선거와 국회의원선거(총선)를 위한 후보자 등록

2023년 6월 21일 유권자 명부 확정

2023년 10월 19일 정·부통령후보 등록 시작

2023년 10월 25일 모든 선거의 후보 등록 마감

2023년 11월 28일 모든 선거 운동 공식 시작

2024년 2월 10일 모든 선거 운동 마감

2024년 2월 14일 대선 및 총선 투표일

2024년 2월 14일 개표 시작

2024년 2월 15~3월 20일 개표 집계

대선의 경우 과반을 넘는 후보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 진행

2024년 6월 2일 대선 2차 선거운동 개시

2024년 6월 23일 대선 2차 선거운동 종료

2024년 6월 26일 대선 결선투표

2024년 10월 1일 새 의회 출범

2024년 10월 20일 신임 정·부통령 취임

2024년 10월 27일 주지사, 시장, 군수 등을 선출하는 지방선거 투표일

(출처: 데일리 인도네시아 )

관련기사

포토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