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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가 주한필리핀 대사 “아보카도-FTA로 한국이 더 가까워진다”

2024년 한-필리핀 수교 75주년, 임기 내 ‘전략적 동반자 관계’- FTA 완결 목표

 

 

필리핀은 한국에게 매우 고마운 나라다. 아세안(ASEAN, 동남아연합) 10개국 가운데 한국과 가장 먼저 수교한 나라다. 한국전쟁 시에는 라모스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젊은 병사 7420명이 참전해 고귀한 희생을 바쳤다.

 

한국은 아세안 내 필리핀의 4번째 교역 상대국이다. 한국 교민만 8만 5000명이다. 코로나19 이전 연 약 200만 명의 한국인이 필리핀을 방문해 외국인 관광객 수 중 1위에 올랐다. 모모랜드, 엑소,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뉴진스 등 55개의 K-POP 팬클럽에는 한류팬만 40만 명이다.

 

올해는 한-필리핀 FTA 서명, 2024년은 수교 75주년을 맞는다. 앞으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게 되면 또 한번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19일 필리핀의 하스 아보카도는 한국에 진출한 출시 행사를 했다. 첫 컨테이너에 선적한 이 과일은 공개되자마자 ‘완판’했다. 이전까지 한국에 수입되는 아보카도의 대부분은 미국-멕시코-칠레 등 아메리카 지역산이었다. 지리적으로 더 가까워 신선하고 맛이 났다.

 

아세안익스프레스는 이처럼 더 가까워지고 있는 한국-필리핀 관계를 조명하기 위해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 베가(H.E. Theresa Dizon-De Vega) 주한필리핀 대사를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주한 필리핀대사관에서 만나 봤다.

 

■ “아보카도는 맛이 좋고 영양도 만점..한국-필리핀 농업협력의 ‘상징’”

 

Q.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 베가 주한필리핀 대사님, 지난해 9월 20일 부산외대에서 주한필리핀대사관과 필리핀학(Philippine Studies Program) 증진을 위한 발전기금 협정문을 체결한 소식을 들었다. 이후 항상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자주 뵈었다.

 

필리핀 하스 아보카도가 2023년 10월 19일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열린 필리핀 하스 아보카도 출시 행사를 가졌다. 필리핀 하스 아보카도가 한국에서 출시하는 의미가 각별하다.

 

A. 하스 아보카도가 올해 9월 한국 수입허가를 받았다. 여러 과일 중 맛과 영양에서 이상적이다. 크기 작은 사이즈고 수분이 적어 수출에 적당한 품종이다. 특히 건강에 중점에 둔 한국 수요에 증가가 있어 딱 맞는 과일이다.

 

 

이전까지 한국에 수입되는 아보카도의 대부분은 미국-멕시코-칠레 등 아메리카 지역 생산품이었다. 하스 아보카도는 다바오, 부키드논, 사우스 코타바토에 위치한 돌 필리핀의 과수원과 패킹 하우스에서 공급한다. 이제 필리핀산의 ‘신선한’ 아보카도 맛을 제공하게 되었다.

 

Q. 주한 필리핀 대사관에서는 하스 아보카도는 “필리핀과 한국 간의 강력한 농산물 수출 무역 관계를 상징한다”고 소개했다. 이유는?

 

A. 한국시장 진출은 돌(DOLE)코리아와 돌필리핀이 협력해서 수입을 맡았다. 전국에 약 140개 지점을 보유한 대형마트 체인점 홈플러스를 통해 공개되었다. 주한 필리핀 농무부 마리아 알릴리아 마기랑 농업무관이 협력했다.

 

첫 컨테이너에 선적한 하스 아보카도는 오자마자 ‘완판’되었다. 그만큼 한국인이 좋아하는 과일이기도 하다. 맞다. 이제 한 순간에 아보카도는 바나나와 함께 필리핀과 한국 간의 강력한 농산물 수출 무역 관계를 상징하는 과일이 되었다.

 

Q. 아보카도는 건강에 좋은 과일로도 알려졌다. 필리핀에서도 인기가 높나?

 

A. 아보카도는 재미있는 과일의 표본이다. 식민지 시절으로 거슬러갈 수 있는 농업 교역품 하나다. 최초 멕시코에서 건너온 과일이다. 필리핀에서도 인기를 많은 과일 중 하나다.

 

영양이 풍부한 과일로 부드럽고 크리미한 식감을 자랑한다. 이제 샐러드, 샌드위치 등 다양한 레시피 등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다. 필수 영양소와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한 필리핀 하스 아보카도를 매일 식단에 포함시켜, 심혈관 건강, 체중 조절, 포도당 수치 균형 등을 효과적으로 높이고 있다.

 

■ 바나나, 파인애플, 두리안 등 “필리핀 과일이 맛있다” 홍보 계기

 

Q. 한국인이 좋아하는 바나나, 파인애플, 두리안 등의 필리핀 한국 수입이 많다. 그 상황은 어떻게 되나?

 

A. 한국은 필리핀의 농산물-축산물-수산물 수출의 4번째 교역 상대국이다. 코로나19에도 필리핀 농산물 한국 수출은 9%가 늘었다. 대한 농수산물 및 식품 수출액은 총 무역 규모는 5억 7500만 달러(약 7483억 6250만 원) 중 농산물은 3억 700만 달러(약 3,991억 원)였다.

 

필리핀은 한국 수입 ‘아열대 농산물’의 56%를 차지한다. 바나나는 전체 75%, 파인애플-파파야는 100%, 망고는 35%가 필리핀산이다. 아보카도가 가세해 수출이 늘어날 것 같다.

 

 

Q. 필리핀 바나나가 좋다는 것을 잘 알려졌다. 그럼에도 아직도 충분히 홍보가 부족하다. 더 잘 알 수 있도록 소비자 인식을 바꾸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A. 많은 한국 사람들도 필리핀 과일이 맛있다고 인정한다. 제품 상표에는 원산지 표시가 되어 있다. 이를 더 잘 알리기 위해 한국 소매 유통마트 과일 섹션에 필리핀 국기를 꽂아두거나 ‘필리핀 식품의 날’ 등 행사를 갖고 있다. 농업 엑스포에 적극 참여해 홍보를 하고 있다.

 

Q. 2021년 10월 26일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에 이어 한국-필리핀 FTA가 타결되었다. 아세안 5번째다. FTA가 발효되면 관세가 떨어지고 수입과 수출에 혜택이 받는다. 과일 수입 다양화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A. 내년 목표 한-필리핀 FTA가 발효되면 농업산업 중 특히 필리핀 바나나, 파인애플은 열대 과일의 경쟁력과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이다. 한국-필리핀 무역 역조현상을 바꾸기 위해 더 시장을 개방하기 때문에 농업뿐만 아니라 에너지 자동차 등 수출 다양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부산외국어대와 필리핀학 발전기금 협정, 교환학생-교재 3권 발간 등 성과

 

Q.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필리핀은 인구 1억 1000만 명에 니켈 등 풍부한 천연자원과 더불어 평균 연령이 24세인 매우 젊은 국가다. 국민 대부분이 영어를 구사하고 지적 수준이 높아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국가다.

 

대사님은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지난해 9월 20일 주한필리핀대사관과 필리핀학 증진을 위한 발전기금 협정문을 체결했다. 젊은이들이 많고 동남아학과가 있는 부산외대와의 발전기금을 지원한 이유는?

 

 

A. 제가 부산외대로 가서 발전기금 협정체결 사인을 했다. 부산외대는 주한필리핀대사관으로부터 총 400만 페소(약 9656만 원)를 받게 되었다.

 

현재 필리핀 정부는 총 15개 국가와 협정을 맺어 발전기금을 지원한다. 외교부 프로그램으로 상원의 허가를 받는다. 부산외대 협정이 마지막 협정이다. 발전 기금은 필리핀 관계를 주제로 하는 컨퍼런스 등 필리핀학 연구와 학생 장학금을 주는데 사용된다.

 

올해 10월 부산외대 아세안연구원과 필리핀국립대학교(UP Diliman) 필리핀학과 교수들이 언어 교육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재 3권이 발간되었다. 또한 교수와 학생의 교환, 비디오 강연 등 성과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 현대중공업 호위함 수출-현대 철도사업-삼성 반도체 투자...FTA 발효 ‘업그레이드’

 

Q. 필리핀은 한국의 신성장 파트너이자 아세안의 관문이다. 현대중공업의 호위함 수출, 현대의 남북철도사업 참여, 삼성 반도체 공장 등 많은 기업들이 투자하고 있다. 한국 기업과의 진출과 협력도 소개해달라.

 

A. 현대중공업은 1975년 한국 최초의 전투함인 ‘울산함’ 개발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지스함 5척, 한국형 구축함(KDX-II) 3척, 호위함 12척, 초계함 6척, 잠수함 9척 등 총 102척의 함정을 건조했다.

 

최근 울산 조선소에서 필리핀 해군으로부터 발주받은 3200t급 초계함 1번함 건조에 기공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양국 해군 및 방산 관계자들이 참석해 진수식을 가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SFA 반도체라는 국내 회사를 통해 필리핀 공장으로 테스트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도 남북철도사업에 참여하고,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수력 및 조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 사업과 댐 안전관리, 댐 저수지 운영 등 두 기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 “내년 초 타결 예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양국 관계의 새 ‘기념비’”

 

Q. 필리핀과 한국은 1949년 수교 이래 많이 발전했다.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이어 2년만인 지난 9월 자카르타에서 한-필리핀 FTA 서명식이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과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Marcos Jr.)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열린 서명식에서 공급망, 방산, 원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의 실질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시너지가 될까?

 

A. 한국-필리핀 FTA가 국회 비준을 통과해 발효되면 수출 품목이 확대될 것이다. 한국은 필리핀에 94.8%의 품목을, 필리핀은 한국에 96.5%의 품목을 개방해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거의 ‘관세 0’으로 한국 자동차 수출, 필리핀 생산 자동차 부품이나 열대과일 등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거기에다 신규 분야로 그린기술, 그린 모빌리티, 운송, 디지털, 창조산업, 공중보건, 약품, 바이오, 주요 원자재, 에너지, 전기자동차 등에서 협력 파트너로 주목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필리핀 교역 규모는 175억 달러(한화 약 23조 3,715억 원)였다. 한국의 대(對)필리핀 수출이 123억 달러(한화 약 16조 4,268억 원)를 기록해 한국이 필리핀과의 교역에서 큰 폭의 흑자를 냈다.

 

 

Q. 두 정상은 수교 75주년을 맞는 2024년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내년에는 두 나라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을 포함해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대한 전망은?

 

A. 현재 두 나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협상은 마지막 단계에 진입했다. 2024년 초반 격상으로 예상된다. 말 그대로 두 나라의 관계는 새 ‘기념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 하멜 관련 책 읽으며 한국과 첫 인연, 남보다 먼저 좋아한 한국 드라마 ‘찐팬’

 

Q. 대사님과 한국과의 인연에 대해 소개해달라.

 

A. 저는 한국 파견대사 지명 전부터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또한 1990년대부터 한국 드라마를 좋아한 ‘한류’가 뜨기 전부터 좋아한 ‘찐팬’이다.

 

한국과의 첫 인연은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반 무렵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Hendrik Hamel)’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다. ‘한국 최초 유럽인’이라는 대목에 흥미를 가졌다. 1653년 첫 도착한 제주 표류지가 있고, 강진 하멜기념관도 있고, 관련 ‘바로크 소사이티- 하멜 그리고 조선’ 공연이 있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Q. 한국 대사로 취임하기 전과 실제 임명되어 근무하면서 한국에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독일 대사 이후 두 번째 대사로 한국에 왔다. 취임 전 한국은 근대화와 기술 발전의 모델로 생각했다. 실제 와 보니 이 말이 몸소 실감났다. 예로 모바일로 모든 정보를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을 체험했다.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IT 기술 등 많이 앞서가고 있는 나라다.

 

Q. 19세의 딸이 있다고 들었다. 한국음식이나 K-POP에 대해 관심이 많나? 대사님은 어떤가?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도 알고 싶다.

 

A. 딸은 한국 음식을 많이 좋아한다. K-POP 걸그룹 블랙핑크나 뉴진스를 듣는다. 저는 여전히 한국 드라마를 좋아한다. K-POP에 대해서는 세대를 아우르고 다 좋아하는 편이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뉴진스, 스트레이 키즈도 좋아하고, 발라드 가수 씨엔블루와 폴킴, 버스커버스커도 즐겨 듣는다. 또한 이전 세대인 이문세와 성악가 조수미의 팬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제일 좋아하는 곳은 제주와 부산 그리고 전주와 서울 북촌이다.

 

 

■ 임기 내 꼭 하고 싶은 일은 ‘ 전략적 동반자 관계’ 타결과 FTA

 

Q. 한국과 필리핀 관계가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9월 자카르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정상회담도 이뤄졌다. 최근 고위직들이 한국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A. 맞다. 페르디난드 마틴 고메즈 로무알데즈(Ferdinand Martin Gomez Romualdez) 필리핀 하원의장과 부의장, 알렉산더 게스문도(Alexander Gahon Gesmundo) 대법원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또한 후안 미겔 주비리(Juan Miguel Zubiri) 상원의장도 한국 방문을 예정되어 있다.

 

필리핀은 내년 한국에서 한국-필리핀 정상회담을 갖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엔리케 마날로(Enrique Manalo) 외교장관도 방문할 수 있을 것 같다.

 

Q. 대사님이 임기 중 꼭 해내고 싶은 일은 뭔가?

 

A. 두 가지다. 하나는 내년 ‘한국-필리핀 수교 75년’을 맞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으로 격상되었으면 좋겠다. 다른 한 가지는 FTA 한국 국회 비준이다. 모두 내년 안에 이뤄졌으면 좋겠다.

 

인터뷰 후기: 마리아 테레사 비. 디존-데 베가 대사는 외교부에서 가장 훌륭한 외교관으로 선정되어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시카투나 훈장을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외교관이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고 양국 FTA 체결-경제협력-아보카도 진출 등을 꼭 강조해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연간 130만명의 한국인 필리핀 관광이 줄었다. 올해는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어 130만~140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꼭 필리핀을 방문해달라”고 다시 강조했다.

 

 

[마리아 테레사 비. 디존-데 베가 대사 프로필]

 

생년월일: 1968년 11월 10일

배우자 : 에두아르도 호세 에이. 데 베가 대사(필외교부 차관직무대행; 21년7월~)

 

학력/연구

1989년, 영문과 학사(우등)-UP(필리핀대학) 딜리만

1991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퀸즈 대학 영어 및 문화 연구 석사

1999년, 아테네요 드 마닐라 법학대학, 마카티 市, 법학박사

2005년, 홍콩대학 중국 비지니스법 대학원 우수 졸업

2008년, 홍콩대학 아시아연구센터 연구원

2000년, 필리핀 변호사협회 회원 가입

 

필리핀외교부 경력

1995-96: 해양 정책 차관실 수석보좌관

1999-2002 주멕시코 필리핀대사관 3등서기관(부영사), 이후 2등서기관(영사)

2002-2005 주홍콩필리핀대사관 영사& 직무대행대사 겸임

2008-2011: 주런던필리핀대사관 공사&총영사

2016-2018: 주뉴욕필리핀총영사관 총영사 및 뉴욕 필리핀센터 관리위원회 부의장

2019-2021: 베를린 주재 주독 필리핀대사

2021년 (7월 26일): 주한필리핀대사관 대사

 

수상

시카투나 훈장, 다킬랑 카수고 금상(Sikatuna, Dakilang Kasugo –gold distinction), 라칸둘라 훈장(Order of Lakandula), 피누노(Pinuno) 등급(관료), 가와드 마비니(Gawad Mabini), 다킬랑 카수고(Dakilang Kasugo) 등급(지휘관), 스페인 정부 수여 시민 공로 훈장(Isabela La Catol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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