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아세안의 중-장기 협력 로드맵을 검토하는 ‘한–아세안포럼(ASEAN–Korea Forum)’이 12월 5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아드미랄 호텔에서 열린다.
‘한국의 대(對)아세안 신(新)비전: CSP (Contributor, Springboard, Partner)’를 주제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양측의 협력 구조를 한 단계 확장하기 위한 정책 대화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정부는 2029년 한–아세안 관계 수립 40주년을 앞두고 특별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아세안과의 협력을 ‘포괄적 전략 동반자(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는 아세안이 특정 국가와 맺는 최고 수준의 협력 단계다. 정치·안보·경제·사회문화 전반을 포괄하는 장기적 파트너십을 의미한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CSP 비전은 올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이후, 정책 실무 차원에서 이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는 과제로 평가되어 왔다.
이에 학계와 공공기관, 싱크탱크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비전 실행 전략을 종합적으로 논의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번 마닐라 포럼은 이러한 요구를 반영한 첫 단계의 논의라는 점에서 정치안보-경제-사회문화 분야 모두의 관심을 받고 있다.
CSP는 C(Contributor), S(Springboard), P(Partner) 세 개의 축으로 구성된다. C부문에서는 한국과 아세안 간 인적 교류를 1,500만 명 규모로 확대하고 청년층이 역내에서 교육·문화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방안이 다뤄진다.
S부문은 교역 규모를 3,000억 달러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경제 협력, 디지털 산업 연계, 공급망 협력 등 실질적 성장 전략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된다.
P부문에서는 치안·안보 협력, 초국가범죄 대응, 한국 경찰과 아세아나폴(ASEANAPOL)의 공조 체계 구축 등이 주요 의제로 예정돼 있다.
행사는 고려대학교 아세안센터, 필리핀 스트랏베이스 연구소(Stratbase Institute), 필리핀국립대학교 한국학연구소(UP Korea Research Center) 등과 협력하여 지오폴리틱스인사이트(Geopolitics Insight)가 주관한다.
아세안 회원국 대사단, 관련 부처 실무자, 연구자 등이 참여해 사회문화·경제·정치안보 협력을 아우르는 다층적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세션은 △사회문화 협력(C: Contributor for Dreams and Hope) △경제 협력(S: Springboard for Growth and Innovation) △정치·안보 협력(P: Partner for Peace and Stability) 등 세 영역으로 구성된다.
각 세션에서는 분야별 현안과 과제를 토대로 양측의 협력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제언이 중점적으로 제시될 전망이다. 한국과 아세안은 정치안보·경제·사회문화 전반에서 협력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그에 맞는 중·장기적 비전과 실행 계획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재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고려대 아세안센터 소장, 지오폴리틱스인사이트 대표이사)는 “한국 정부가 올해 10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표한 CSP 비전(Contributor, Springboard, Partner)은 아직 구체적 실행 전략이 마련되지 않은 초기 단계다. 이 때문에, 이를 실질적 정책으로 전환하기 위한 지금의 논의는 매우 시의성이 크다. 이번 포럼은 변화하는 역내 정세 속에서 CSP 비전을 정치안보·경제·사회문화 분야별로 구체화하고, 한국의 역할과 기여 방향을 설정하는 첫 공식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