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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대표 “2억 6000만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서 기회잡자”

[신년 인터뷰4]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발행인 '유니콘 4개 스타트업도 주목"

 

인구 6억 5000명의 아세안(ASEAN)의 시장이 몰려오고 있다. 아세안은 해양국인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와 대륙인 인도차이나 쪽 베트남, 태국,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10개국이다.

 

여기에다 아세안을 둘러싸고 있는 13억 명의 인도, 13.8억 명의 중국 등 거대한 인구를 토대로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며 ‘아시아 경제권’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아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로 국민들에게도 ‘아세안’이라는 말이 아로새겼다.

 

아세안익스프레스는 2020년 경자년(庚子年) 쥐띠해의 맞아 인사이트 있는 아세안 전문가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쥐띠해, 그것도 힘이 아주 센 ‘흰쥐의 해’에 뜨겁게 타오르는 아세안 시장을 주목해보자.

 

인도네시아는 2억 6000만명의 세계 4위 인구대국이자 GDP 세계 16위의 경제대국이다. 석유, 가스, 석탄, 팜오일 등의 천연자원이 풍부하다.  

 

인도네시아편에는 대학에서 말레이-인도네시아아어를 전공하고, 30년 전 인도네시아 한 기업에 입사한 이후 이주해, 현지 미디어 ‘데일리인도네시아’를 운영하는 신성철 대표와의 인터뷰를 했다.

 

■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신남방정책 적극 추진할 동력 확보

 

질문1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에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렸고, 거기서 열린 동남아학회 한 세션의 사회를 보았다. 학술대회에서의 사회를 본 소감과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대한 평가를 해주세요.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이 각축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뒤처진 게 현실이다.

 

아세안 시장을 선점한 일본과 물량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을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 아세안 국가들은 일본과 중국의 투자를 환영하면서 두 나라에 편중된 경제협력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 보인다. 또 각축을 벌이고 있는 두 나라 간 아세안에서의 견제와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1월 부산에서 잇따라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지켜보면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한중일을 포함한 아세안의 10개 대화 파트너 중 자국에서 특별정상회의를 세 차례 개최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지난 정상회담에서 아세안과의 관계 강화를 천명한 신남방정책을 공고히 함으로써 앞으로 신남방정책을 적극 추진할 동력을 확보했다. 특히, 신남방 핵심국가로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한 것은 큰 성과다.

 

■ “발리는 가 봤는데 인도네시아는 아직 가본 적이 없다”는 아이러니

 

질문2 신성철 대표는 30년 전 고국을 떠나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30년이 되었지만 한국에서 아세안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몇 개의 예를 들어달라

 

“발리는 가 봤는데 인도네시아는 아직 가본 적이 없다”는 말은 “제주도는 가 봤는데 한국은 아직 가본 적이 없다”는 말과 같다. 이는 일반인의 동남아시아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함을 풍자한 말이다. 일반적으로 동남아시아를 관광지 정도로 알고 있고, 우리와 협력할 동반자로의 관심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한국 유력 방송사들의 동남아시아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부족함을 볼 때,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1월 한국-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타결을 설명하면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아니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영상을 내보냈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홍보영상에 인도 대중음악을 삽입곡으로 넣었다. 인도네시아와 인도를 구분하지 못해 벌어지는 해프닝은 적지 않다.

 

질문3 데일리 인도네시아를 창간해 오랫동안 운영해왔다. 미디어 대표로 가장 인상적인 장면 3가지만 들어달라. 그리고 가장 어려운 일은?

 

“기자는 노숙자보다 높지 않고 대통령보다 낮지 않은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가까운 자리에서 만나면서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음지에서 곤경에 처한 이들을 돕는 선한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다.

 

뉴미디어 시대에 언론매체의 경영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어 쉽지 않지만, 내가 속한 사회에 도움이 되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 교민 3만 명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 집필...해외 투자 1호등 산 역사

 

질문4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를 집필에 참여하는데 책에 대한 소개(책을 만들 계기와 담길 주내용)와 이민사를 간단하게 소개해달라. 이민자 숫자, 한국 기업사, 관광객 등 한국인에게 인도네시아는 어떤 의미인가?

 

인도네시아 한인100년사는 ‘독립운동 망명객’ 장윤원(1883~1947) 선생이 인도네시아에 첫발을 디딘 지 정확히 100년이 되는 내년 9월 책자 출간이 목표다. 인도네시아 한인 역사는 양국의 경제, 정치 환경과 궤를 같이하는 만큼 인도네시아 산업, 특히 제조업 성장에 기여한 한인 기업 진출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사실상 한국 기업들의 해외 시장 개척에 발판을 마련해 준 국가다. 무엇보다 1호가 많다.

 

1968년 ‘한국 해외 투자 1호’ 한국남방개발(KODECO)의 원목 사업과 이듬해 진출한 코린도그룹, 1973년 ‘한국 해외 생산 플랜트 수출 1호’인 대상기업(당시 미원)의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건설, 1981년 ‘한국 최초 해외 유전 개발 사업’ 서마두라 유전 공동 개발이 그렇다.

 

최근 양국 간 포괄적 동반자협정(CEPA) 타결로 양국이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외교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한층 늘어나 현재 현지 교민 수는 현재 3만 명 정도이지만 앞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K-POP, K-드라마, K-영화, K-뷰티, K푸드 한국 브랜드 높여줘

 

질문5 인도네시아 교민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방법을 소개해달라. K-POP, K-드라마, K-영화, K-뷰티, K푸드 등 한국의 이미지는 어떻게 비치고 있는지, 교민들이 인도네시아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친 것들을 소개해달라

 

 

인도네시아 현지 외국인직접투자(FDI) 경영방식이 다른 나라들과 다르게 한국 기업들은 대부분 인도네시아 사람들과 부딪히며 직접 경영하는 것을 선호한다.

 

따라서 한국인의 특유의 친밀감이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때론 서로 반감을 품을 만한 일이 발생하곤 한다. 다행스럽게 K-POP, K-드라마, K-영화, K-뷰티, K푸드 등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다리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브랜드의 가치를 올려줘 경제유발 효과는 적지 않다.

 

질문6 한국 기업이나 민간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할 때 가장 주의해야 것 3가지만 소개해달라.

 

인도네시아는 무슬림이 주류를 이루고 많은 종족과 문화를 갖고 있는 다문화 국가인 만큼 우리와 많이 다르고 다양하다. 또 최근 인도네시아가 경제와 정치 등 여러 분야에 있어서 역동적으로 급변하고 발전하는 만큼 지속적인 현지 연구와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여타 동남아시아 국가와 같이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는 정보기술 단계를 여러 단계 뛰어넘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면, 신용카드라는 결제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핀테크를 통한 무현금 결제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한반도 9배 규모의 넓은 영토를 가지고 있는 자원부국인  인도네시아는 전체 인구의 60%가 40세 미만인, 평균 나이 29세의 젊은 나라다.  중산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거대 소비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인구 구성과 소비시장에 대한 더 철저한 연구를 해야 한다. 

 

■ 발릭빠빤로 수도 이전에서 신도시-스마트시티 등 한국에게 큰 기회 생길 것

 

질문7 인도네시아에서 새해에서 가장 주목받은 분야와 핫 키워드 전망을 부탁한다. 가령 유니콘 기업이나 트렌드, 수도이전 등...

 

인도네시아는 한국보다 디지털 경제 수용이 유연하고 빠르다. 한국 유통업체와 스타트업조차 인도네시아 '디지털 경제' 진행 수준에 감탄할 정도다. ‘

 

 

’타다’ 서비스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에서는 새로운 스타트업이지만 디지털 모델을 시도하기 쉽지 않다. 역발상으로 다양하고 시험적인 디지털 사업 모델을 인도네시아나 싱가포르 같이 규제가 유연한 지역에서 시도해본 뒤 성공한 모델을 한국에 적용하는 역발상도 가능하다. 당장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새로운 디지털 사업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제도가 개선될 것인 만큼 시간을 버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지난 10월 23일 고젝(Go-Jek) 창업자 나딤 마카림을 교육문화부 장관으로 발탁했다. 고젝은 차량 호출은 물론 음식 배달, 핀테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인도네시아의 4개 유니콘 기업 중 하나다.

 

실제 인도네시아는 모바일 경제의 선두주자다. 인터넷 사용 인구 1억 5000만명 중 95%가 모바일을 사용하고 성인 인구의 60%가 스마트폰을 보유한 모바일 강국이다.

 

또한 인터넷 사용자 기준 세계 1위 비율로 e커머스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고젝, 토코피디아(Tokopedia), 트래블로카(Traveloka), 부카라팍(Bukarapak) 등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기업)을 4개나 보유하고 있는 신흥 스타트업 강국이다. 

 

디지털 경제-모바일 경제에 대해 인도네시아 성공한 모델을 한국에 적용하는 역발상도 필요할 것 같다.

 

 

수도 이전은 신도시와 스마트시티 개발 경험이 있는 한국 건설사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사업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스마트시티 참여를 요청하기도 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새 수도를 동부칼리만탄 북부 퍼나잠 파세르(Penajam Paser Utara) 군과 쿠타이 카르타느가라(Kutai Kartanegara)군 일부 지역에 건설하겠다고 지난해 8월 26일 공식 발표해 놀라게 했다. 지난해 12월 23일 새 행정수도 이전 지역에 대한 설계 공모 심사를 마치고 당선작도 선정 발표했다. 

 

자카르타에서 1400km 떨어진 동부칼리만탄으로 이전되는 새 수도는 교통과 통신망, 상하수도 등 인프라, 사무용 빌딩과 아파트 등 활동을 위한 건축 및 운영시스템까지 한국 기업과 업체가 진출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수도 이전 예정지인 깔리만딴섬(보르네오섬)의 발릭빠빤 인근 지역은 원목과 광산 등 자원사업 관련 한국기업들이 이미 40년 이상 사업해온 지역인 만큼 경험을 적극 활동하고 한국의 최신 기술을 접목한다면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당선작 발표 이후 수도이전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예정보다 1년 당겨 내년 중반에 개간작업과 정부 관청을 짓기 시작하고 동시에 발전소, 상하수도와 교통 등 인프라 건설을 시작해 2023년에 완공할 방침이다. 한국은 2억 6000만명의 인도네시아의 수도의 보르네오 섬 이전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

 

■ 우공이산(愚公移山)...쉼 없이 흙을 나르다 보면 언젠가는 큰 산을 옮길 수 있다

 

질문8 개인적으로 인도네시아에서 하고 싶은 일과 경자년 이루고 것은? 좌우명도 소개해달라. 인도네시아의 가장 추천할 관광지와 음식은?

 

우공이산(愚公移山)이 좌우명이다. 어리석어 보일지라도 쉼 없이 흙을 나르다 보면 언젠가는 큰 산을 옮길 수 있다는 가르침을 인생의 나침반으로 삼고 있다.

 

인도네시아 한인100년사 집필에 참여하고 있는데, 목표한 대로 내년 9월에 출간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할 계획이며, 진행하고 있는 학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질문9 인도네시아와의 인연을 맺은 계기는?

 

중학교 시절 같은 반이었던 친구의 권유로 우연하게 시작된 해외 펜팔이 나의 역마살을 단단하게 했다. 당시 말레이시아 학생과 펜팔 친구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문화와 일상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았고, 이러한 인연으로 말레이-인도네시아아어를 대학교에서 전공과목으로 선택했다.

 

학교 졸업 후 인도네시아에 있는 한상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인도네시아에 대한 호기심으로 인도네시아 관련 뉴스미디어 데일리인도네시아를 창간해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앞으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에 대한 공부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중국, 미국, 일본 등 전통적 시장을 넘어서 우리나라와 협력할 수 있는 국가와 시장은 아세안이며, 더 이상 아세안은 대안 시장이 아니라 ‘생존의 필수’라는 말이 있다. 아세안익스프레스가 이러한 시대정신과 미래가치를 품는 뉴스미디어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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