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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자카르타의 한국 절 ‘야야산 해인사 인도네시아’ 아시나요?

김현경 전북대 동남아연구소 객원연구원, 자카르타 현지 탐방 인터뷰

 

인구의 88%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에 한국 절, ‘야야산 해인사 인도네시아’를 아시나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는 유일하게 삼존불을 법당에 모시고 있는 한국 절, ‘야야산 해인사 인도네시아’가 있습니다. 

 

1990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이후 30년만에 지난 2월 22일 30년만에 ‘야야산 해인사 인도네시아’ 법당에서 점안법회를 했습니다. 

 

조계종 산하 불교 단체 해인사 인도네시아는 1990년 신도들이 모여 가정법회로 시작한 공간입니다. 현지에 진출한 교민 불자들이 신심을 다지고 수행과 생활불교 실천을 위해 출발했습니다.

 

3년간 상주하는 스님이 없이 불자들의 공간을 이어오다가 조계종에 스님 파견을 요청했습니다. ‘산은 산이오, 물은 물이로다’라는 화두로 유명한 성철 스님의 직계 제자이자 마침 국제포교 소임을 맡고 있던 원명 스님이 파견되어 1994년 해인사로 명칭을 변경하고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자카르타 남쪽의 파트마와티(Fatmawati) 지역에 위치한 해인사는 4층짜리 건물로, 3층에 법당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원래는 석가모니불만 모시고 있다가, 추가로 중국에서 제작한 목조지장보살상을 모셨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인도네시아 현지 기후로 인해 목조보살상의 유지 및 보수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해인사 불자들은 삼존불(가운데 불상과 좌우 보살)을 모시고자 하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여러 노력의 결과로 올해 2월 22일 한국에서 두 개의 보살상(관음보살, 지장보살)을 자카르타로 가져오고 금강스님을 초청하여 삼존불(가운데 불상과 좌우 보살)을 봉안하는 점안식을 진행하고, 지금의 법당 형태를 완성했습니다.

 

상주하는 스님이 있었던 해인사 인도네시아의 초기에는 부처님오신날 법회에 700명 이상이 참석하는 등 불교신자들의 참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네트워크도 잘 조직되어 있었습니다.

 

현재는 법당에 걸려있는 등이 350개에 이르기는 하지만 매주 일요일에 열리는 법회에 참여하는 신자는 평균 20명으로 신도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른 종교로의 이탈 혹은 노령층이 많아지고 젊은 층의 신도가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신도수가 줄어드는 현상은 지금 한국 불교가 처해 있는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7년 정도 상주하는 스님이 없는 상태로 절을 운영해오고 있기 때문에 ‘부처님오신날’이나 백중과 같은 큰 행사가 있을 때 한국에서 스님을 모셔오는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절에 상주하는 스님의 존재는 한인 불자들의 신행생활과 공동체 생활에 있어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타지에서 종교기관을 맡아 운영하는 것의 어려움에 더해 특히 88%가 이슬람을 믿는 인도네시아의 종교 지형 내에서 비구로서 일상생활을 이어나가고 절을 운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해인사 인도네시아는 2007년 인도네시아 종교부에 사찰을 등록한 뒤 2011년에 지금의 건물을 매입하면서 ‘야야산 해인사 인도네시아’(Yayasan Haeinsa Indonesia)로 공식 등록이 되었습니다. 

 

사원(Vihara, Cetiya)이 아니라 재단(Yayasan)의 형태로 등록이 되어 있는 것은, 종교 사원을 건립하기 위해서 사원이 건립될 커뮤니티에 거주하는 90명의 서명을 필요로 하는 2008년에 개정된 종교 사원 건립 관련 법안과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예를 들어 불교 사원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90명 중에 60명은 같은 종교, 즉 불교신자가 서명해야하고, 30명은 타종교여야 하는 것인데 소수 종교의 경우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기가 쉽지는 않은 일일 것입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해인사 인도네시아는 재가신자들을 중심으로 해서 여법한 법당과 신행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매주 일요일 재가불자가 예불을 집전하여 여느 절과 같이 법회를 진행하고, 매월 관음재일과 초하루 법회를 챙겨나가고, 한국에서 스님이 방문할 때면 정성으로 온 마음을 다해 공양을 대접하고, 신심으로 불법을 지켜나가고 있는 자카르타의 재가불자들의 그 마음과 정성이 담겨있는 아름답고 의미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한편 인도네시아 불교도는 인구 2억 6000만 중 0.8%로 200만 명이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 사원인 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 사원은 유네스코(UNESCO)가 지정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불립니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미얀마의 바간과 함께 세계 3대 불교 유적지입니다. 

 

** 야야산 해인사 인도네시아

Daerah Khusus Ibukota Jakarta, Kota Jakarta Selatan, Kec. Cilandak, Cilandak Bar., Ruko

 

김현경 전북대 동남아연구소 객원연구원 mhdumo@gmail.com

 

 

 

김현경은?

 

전북대 동남아연구소 객원연구원이자 연구보조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전북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 박사과정으로 현재 인도네시아의 불교과 정치에 대한 학위논문을 준비 중이다.

 

**이 내용은 2023년 4월 4일, 4월 20일. 김현경 연구원이 야야산 해인사 인도네시아 신도회장 및 부회장을 직접 인터뷰하고 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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